9년 전.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피시방을 가면, 서든어택이 아닌 다른 FPS를 하곤 했다. 총 쏘는 것보다 컨트롤 키를 더 많이 눌렀어야 했던 게임이었지만, 당시엔 그 게임이 학생들에겐 진리 FPS였다.

그렇게 일 년을 넘게 그 게임만 했다. 이후, 서든어택이 출시했다. 하지만 피시방 컴퓨터로도 감당이 안 되던 하이엔드급 게임이라 쉽게 즐길 수 없었다. 얼마나 그래픽이 화려하던지. 컴퓨터가 버티질 못하더라.

그런 고품질의 그래픽을 자랑하던 서든어택의 장점이 '저사양'이 돼버린 이 시대에. 서든어택 2가 등장했다.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장점으로 들고 왔다. 9년 전에 서든어택이 게임 이름처럼 급습한 그 모양 그대로다. 다른 건, 당시에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FPS가 타 사 게임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의 아버지인 서든어택이 국내 FPS를 꽉 잡고 있다는 것이 차이다.

엄청나게 잘 나가는 아버지의 아들이 대중에 공개되기 전에, 아버지를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사람들의 평가를 받았다. 바로 서든어택 공식 리그인 '서든어택 챔피언스리그'의 해설을 하는 온상민, 울산 클랜의 에이스 이성근, 아프리카 서든어택 인기 BJ 랜딩 서동현, 여성팀 크레이지포유의 미녀 저격수 김경진, 서든걸 우새별이 그들이다. 그야말로 서든어택의 전문가들. 서든어택2의 냉정한 평가를 부탁했다.


▲ 우새별, 온상민, 김경진(왼쪽부터)


Q. 서든어택2의 첫 느낌이 어땠나?

온상민 : '예쁘다!'라는 게 첫 느낌이었다. 나는 오감이 만족스러워야 좋은 FPS라고 생각한다. 마우스를 클릭해서 총알이 날아갈 때의 소리, 상대가 맞았을 때 이펙트, 사운드, 화면의 흔들림. 시각, 청각, 촉각의 삼위일체 같은 거다. 서든어택2는 잘 맞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이성근 : 서든어택1 보다 배는 진화한 그래픽이 인상적이었다. 서든어택1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런 느낌이 들었다.

서동현 : 그래픽이 굉장히 멋있다. 서든어택 1과 다른 게임 같은 느낌을 받았다.

김경진 : 나는 서든어택 외에 다른 게임을 해보지 않았는데, 굉장히 신기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사용하는 맵이 같아서 금방 적응하게 됐다.

우새별 : 화려한 느낌을 많이 받았고, 디테일에 감동했다. 서든어택 1은 야외라도 야외 같은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서든어택2는 정말 밖에 나와 있는 것 같더라. 햇살, 그림자도 굉장히 섬세했고, 어두운 곳에서 백열등이 켜진 곳이 있는데, 먼지가 둥둥 떠다니는 것도 표현했더라. 신기했다.

온상민 : 온라인 FPS에서 만나기 힘든 광원효과다. 나도 그림자를 섬세히 표현한 것을 보고 생각했는데, 더 디테일 해 진다면 e스포츠 플레이에서 그림자를 보면서 심리싸움을 거는 그림도 기대할 수 있겠더라. 알파 버전인데 이 정도 퀄리티를 뽑아낸 걸 보니, CBT, OBT를 거친다면 더 좋은 게임을 기대할 수 있겠다.


Q. 그래픽이 좋은 FPS가 모두 성공한 건 아니다. 너무 그래픽에 후한 점수를 줘 봤자, 흥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온상민 : 그래픽이 좋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던 게임을 보면, 최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를 들어간 부분이 있다. 서든어택 2 같은 경우는 대다수 사람들의 상황에 맞는 최적화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서든어택 1과 엔진이 달라서, 캐릭터가 서든어택 1에 비해 좀 무겁다는 인상을 받았다. 언리얼3 엔진의 특징인 것 같다.

서동현 : 샷감은 좋은 것 같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서든어택1에 비해 크다. 그래픽이 좋은 FPS는 배경과 캐릭터가 잘 구별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서든어택2는 그런 것이 적더라.

이성근 : 나는 AK-47을 사용하는 라이플 유저인데, 라이플 샷감은 서든어택1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서든어택1에 비해 캐릭터를 맞추기가 더 어렵지만, 타격감은 더 확실하다. 서든어택1은 피격감은 뛰어났지만, 타격감은 거의 없었다. 맞추는 쾌감이 있으니까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재미가 있다.

김경진 : 서든어택2의 사운드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 특히 상대방을 제압할 때 소리가 명쾌하다. 내가 직접 총을 쏘는 느낌이다.

▲ 울산클랜 이성근(좌), 서동현(우)


Q. 서든어택 1은 e스포츠로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서든어택2 또한 e스포츠로 성공하려면 어떤 보완점이 필요할 것 같은가?

온상민 : 개인적으로 보완했으면 하는 점을 서든어택 2 개발팀에 전달했다. 그 중 한가지가 옵저버 시스템의 개선이다. 현재 서든어택 1은 방송에 송출되는 화면을 위해 4명이 투입된다. 옵저버 두 명, 게임 PD, 연출 PD다. 게임 피디가 두 화면을 뽑으면, 연출 피디가 하나를 선택해 방송에 노출하는데, FPS 특성 상 대규모 교전이 일어나면 놓치는 부분이 많다. 만약 서든어택2가 옵저버와 게임 PD가 하는 것을 자동화할 수만 있다면, 더 다양한 화면과 디테일한 연출까지 잡을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서든어택2는 앞에 있는 캐릭터는 잘 보이지만, 피아식별 부분에서 약간 난처하다는 의견도 있어 전달했다.


Q. 서든어택 2는 총기의 커스터마이징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서든어택 1은 총기 선택에서 매우 제한적이었다. AK-47과 TRG-21이 가장 인기 있는 총기고, 유저의 90% 이상이 그 총기만 선택한다. 해외 게임인 배틀필드4나 콜오브듀티, 카운터스트라이크는 다양한 총기의 선택이 가능한데, 서든어택 2에선 어떤 총기 시스템을 바라는지?

이성근 : 서든어택 1 같은 경우는 선수들이 AK-47 외에 다른 총기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대미지의 차이 때문이다. 한 방 싸움인 FPS에서 대미지가 높은 총기를 선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실 AK-47보다 더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총도 있지만, 반동이 너무 강하다. AK-47이 대미지도 높고 반동도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는 밸런스 잡힌 총기인 셈이다. 나는 서든어택 외의 FPS를 해도 AK-47만 사용한다. 인식이 그렇게 박혀버렸다. 대미지가 높고 밸런스 있는 총기라고. FPS는 무조건 AK-47이다(웃음).

서동현 : 저격총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우선 초보들은 두 방에 상대를 제압하는 걸 싫어한다. 무조건 저격수는 한 방에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 초보가 있어야 고수가 있듯이, 한 방에 상대를 죽일 수 있는 TRG-21에 익숙해진 유저들이 고수가 되기 때문에 계속 그 총을 고집하는 거다.

온상민 : 지금까지 나와있는 FPS게임 중 카운터 스트라이크만큼 총기의 균형이 잡힌 게임은 없는 것 같다. M4는 M4나름대로 장점이 있고, AK-47도 특유의 장점이 있다. 카운트 스트라이크의 경우, 어떤 선수는 AK-47과 M4보다 조금 더 비싼 총기인 슈타이어 AUG를 잘 쓴다든지, 갈릴, FAMAS를 M4나 AK-47보다 더 잘 다루는 선수가 있을 정도로 총기의 특징을 잘 살린다. 서든어택1은 라이플러=AK-47이란 인식이 되버리니, 조금 더 재밌는 e스포츠를 위해선 총기의 다양화와 특징이 더 살아났으면 한다.


Q. 아직 알파 버전인 서든어택 2지만, 많이 플레이해본 것으로 안다. 서든어택 2가 흥행할 것 같은가?

온상민 : 잘 될 거 같고, 잘돼야 한다. 서든어택 2에 우리 집 대출금 상환이 달려있다(웃음).

이성근 : 그래픽과 타격감이 인상적이었다. 아마 잘되지 않을까.

서동현 : 확실히 서든어택을 9년 동안 하다 보니, 약간 질리는 감이 있긴 하다. 서든어택 2가 서든어택 1과 그래픽만 달라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뭔가 새로운 것이 있어야 한다. 서든어택 1은 제 3보급창고라는 희대의 맵이 나왔고, 클랜전 시스템 때문에 성공했다고 보는데, 서든어택 2가 성공하려면 제 3보급창고같은 서든어택2만의 특별한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