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첫날, 강남의 인벤 방송 스튜디오에서는 3번째 시즌을 맞이한 하스스톤 클랜 챔피언십(이하 HCC)의 개막전이 열렸다.

2015년 공식적인 첫 대회이자 '죽음의 조'에 속해 있었던 두 팀의 경기로 꾸며진 개막전에서는 HCC를 두 시즌 연속으로 제패한 디펜딩 챔피언 골든코인 팀이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동전산거 팀을 제압하며 시즌 첫 승을 가져갔다.

신년의 시작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한 골든코인 팀의 'RenieHouR' 이정환, 'Ghost' 박수광, '쿠마' 박태영 선수와 인터뷰를 해보았다.


▲ 챔피언의 강력함을 보여준 골든코인 팀


Q. 시즌2에서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개막전에서 승리를 가져갔다. 2015년 첫 승리 팀이 되었는데 기분이 어떤가?

이정환: 일단 2015년을 역대급 실수로 열어서 액땜한 것 같다. (웃음) A조가 상당히 험난한 조인데, 개막전에서 승리한 것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다. 기쁘다.
박태영: 사실 내가 오늘 한 게 없어서 인터뷰하기 민망하다. 오늘 팀장이 실수했을 때 나와 박수광 선수의 표정이 평생 역사에 남을 것 같다. (웃음)
박수광: 개인적으로 시즌2부터 골든코인 팀으로 오게 되었는데, 내가 엔트리에 포함된 경기에서는 팀이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기분 좋은 징크스로 이어가도록 하겠다.


Q. 2015년 첫 경기이기도 하고, 고블린 대 노움 적용 이후 첫 공식전이기도 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경기를 준비했나?

이정환: 확장팩 이후 게임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개인적으로 전사, 흑마법사, 드루이드, 성기사가 현재 메타에서 다른 직업보다 특출나게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사와 드루이드에 강력한 '필살기'를 하나 준비했고, 흑마법사만 어떻게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왔다. 오늘 경기에서는 흑마법사를 잡았던 것이 중요했던 것 같다.
박수광: 등급전만 봐도 드루이드와 흑마법사가 상당히 강력한 편이다. 그래서 그 두 덱을 집중적으로 준비해왔다.
박태영: 오늘 경기를 위해서 개인적으로 준비한 드루이드 덱이 있었는데, 이 덱이 오늘 선수들이 사용한 덱과 상당히 다르다. 오늘 그 덱을 좀 써보고 싶었는데, 그 덱을 못 보여준 것이 조금 아쉽다. 사실 다른 덱도 다 독특한 형태로 짜오긴 했는데, 다음 경기에서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Q. 이번 시즌부터 5덱 1밴에서 4덱 1밴으로 규정이 바뀌게 되었다. 그 부분도 오늘 경기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가?

이정환: 상당히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이 스타일이 더 나은 것 같다. 덱 운영이 빡빡해 질수록 픽밴의 운영이나 저격 덱의 준비가 더 중요해진다. 오늘도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썼고, 드루이드가 계속 연승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부분이 잘 먹혀든 것 같다.


Q. 이정환 선수는 오늘 MVP를 받기는 했지만, 상당히 아찔한 실수가 있었다. 당시 상황을 조금 설명해본다면?

이정환: 사실 이미 그 실수가 나오기 전 턴에 나도 킬각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고, 그래서 박정현 해설의 말대로 상대의 도발걸린 네루비안 알을 일부러 영웅 능력으로 타격해놨다. 그런데 그 이후에 상대 흑마법사가 영웅 능력을 사용한 것을 놓쳐버렸고, 그 다음 턴에야 영웅 능력을 사용한 것을 깨달았다. 명백한 실수였다.


Q. 오늘 드루이드가 상당히 강세를 보였다. 특히 드루이드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꼽아본다면?

박수광: 일단 밴 카드가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강력한 것 같다. 사실 드루이드가 사냥꾼이나 위니 흑마법사를 상대로는 상당히 어려운 직업이다. 그런데 이 두 덱만 제어할 수 있다면, 최고 수준의 덱이라 생각한다.
박태영: 개인적으로는 현재 드루이드가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예전과 비교해서 덱 컨셉이 거의 변한 것이 없고, 몇몇 하수인만 교체되었을 뿐 마나 커브도 상당히 예전과 닮아있다. 그래서 선수들이 덱을 말리지 않게 손에 쥐는 구성이나 운영을 상당히 잘하는 것 같다.
이정환: 사실 드루이드는 '그냥' 센 것 같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드루이드, 전사, 흑마법사, 성기사가 강력한 것 같은데, 여기에서 전사나 성기사는 극명한 카운터가 있기 때문에 이 두 직업을 중심으로 픽밴이 진행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흑마법사는 전통적으로 상당히 운영이 극단적이기 때문에, 드루이드가 이런 저런 요소를 감안해봤을 때 상당히 강한 것 같다. 첨언하자면,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가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예전 서리바람 설인이나 허수아비 골렘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더 업그레이드해서 차지한 느낌이다.


Q. 오늘 사냥꾼을 계속해서 금지한 것은 드루이드에 힘을 주기 위함이었나? 상대가 드루이드를 금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않았는지?

이정환: 사냥꾼 금지는 드루이드 덱에 힘도 줄 수 있고, 또 내가 오늘 준비한 덱 중에서 '필살기' 덱이 사실 사냥꾼에 상성이 애매하기 때문에 고정으로 금지한 것이 맞다. 그리고 드루이드 금지는 솔직히 생각하기 힘들다. 오늘 가장 까다로웠던 밴은 'Sinah' 정원용 선수의 전사 밴이었다. 상대 덱을 감안해봤을 때, 전사가 금지되면 내가 상당히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박태영: 사실 드루이드가 덱이 엉키기 시작하면 어떤 직업을 상대로도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드루이드 덱을 금지하기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박수광: 상대도 드루이드를 쓰려면 우리의 위니 덱이나 다른 직업을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드루이드를 열어주는 상황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다.


Q. 오늘 등장한 덱이 전반적으로 확장팩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정환 선수의 마법사 덱이 기존과 다소 다른 컨셉이었던 것 같은데, 어떤 덱이었나?

이정환: 그 덱은 지금 해외에서 상당히 유행하고 있는 덱이다. 나온지는 얼마되지 않았는데, Sjow 선수나 TidesofTime, StrifeCro 같은 선수들이 개인 방송에서 계속 테스트를 하고 있다. 괜찮은 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들고 나오게 되었다.


Q. 박수광 선수는 오늘 말리고스를 활용하는 도적 덱이 회심의 카드였을 것 같은데 아쉽게 잘 통하지 않았다. 도적이 최근 약세라고 평가받고 있는데, HCC 시즌1부터 도적을 즐겨 사용했던 박수광 선수의 생각은 어떤가?

박수광: 최고의 덱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하위까지 떨어질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술사 같은 몇몇 덱을 상대로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특정 덱을 저격하는 용도로 상당히 쓸모있는 직업이다.


Q. 박태영 선수는 오늘 친정 팀에 비수를 꽂을 뻔했다. 출전이 다소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박태영: 내가 저 팀을 제일 잘 아니까 오늘 선봉으로 나가면 올킬할 자신이 있었다. 사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것이니 정정당당하게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까다로울 수 있었던 새해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잡았다. 팀과 개인 차원에서 2015년 목표가 있다면?

이정환: 팀 차원의 목표는 2015년 내내 HCC를 제패하는 것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시즌2에서는 종합 MVP를 받지 못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받고 싶다. 마지막으로 국제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이다.
박수광: 팀 차원에서는 HCC를 앞으로 계속해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이고, 개인적으로는 HCC에서 MVP를 받은 적이 없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받아보고 싶다. 그리고 개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박태영: 지금 출전하고 있는 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이고, 당연히 HCC 우승도 목표이다. 사실 오늘 경기는 내전성적이 좋지 않았는데도 팀원 사정상 출전하게 되었는데, 다음 경기에는 내전을 돌파해서 당당히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