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1라운드도 벌써 5주차에 접어드는 만큼, 1라운드 플레이오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프로리그 5주차는 많은 것을 결정짓는 시기다. 리그의 호흡이 짧아진만큼, 끝까지 승부의 향방은 알 수 없다지만 5주차에 들어서면 그래도 가능성이 남아있는 팀과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얻기 위해 분전해야 하는 팀으로 나뉘게 된다.

여기서 단언컨대 가장 유리한 팀은 CJ 엔투스다. 앞선 4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순식간에 4승 고지에 오른 CJ 엔투스는 그 어느누구보다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시기인 프로리그 5주차에서 각 팀의 플레이오프 전망은 어떻게 될까?


■ 양호 - CJ 엔투스, SK텔레콤 T1, ST-Yoe



보통 4승 3패를 기록하면 경우에 따라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5승을 기록할 경우 아주 안정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는 뜻이 되는데, 4연승을 기록 중인 CJ 엔투스의 경우 딱 1승만 더 거두면 달성 가능한 상황이기에 플레이오프가 아주 유력하다.

남은 상대가 진에어, KT, SKT라는 난적들 뿐이지만 이 셋을 상대로 1승은 무리없이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CJ 엔투스가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으나 결국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다른 팀들에게 추격당한 선례가 있으므로 방심은 금물이겠다.

SK텔레콤 T1과 ST-Yoe도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주 낙관적인 상황이다. 주전 선수를 내보내고도 역시 T1이라 불리며 전력 유지에 힘썼던 SK텔레콤 T1은 라이벌전을 패배하긴 했지만, 다른 모든 경기를 승리하며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반면 ST-Yoe는 스타테일과 요이 플레시 울브즈의 연합 효과로 인해 최고의 상승세를 누리고 있고, 당분간 이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점은 5주차 들어서 SK텔레콤 T1과 ST-Yoe가 서로 맞붙는 점이다. 여기서 승리하는 팀은 확고한 2위로 도약할 수 있게 되므로 자존심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건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트 시즌의 향방은 이 경기에서 갈리게 될 것이라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 경계 - 진에어 그린윙스, KT 롤스터



반면 진에어와 KT의 경우 현재 2승 2패를 기록, 플레이오프를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태다. 이 두 팀은 앞으로 전승을 거두어야 5승 2패를 기록한다. 이렇게 해도 1위로 결승에 직행할까말까인 상황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1위로 결승에 직행할 방법은 없어 앞으로 더욱 분전을 벌여야 한다.

특히 KT의 경우 초반 2연패를 기록하며 암울한 상황에 빠졌지만, 전통의 라이벌 SKT를 잡고 삼성전자를 잡아내며 2연승에 성공했기에 실낱같은 기회를 잡았다. 특히 팀의 대선배이자 정신적 지주인 이영호가 크게 흔들리고 있으므로 5주차 첫 경기에서 마주치는 프라임 전을 상대로 뭔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프라임 이후에는 CJ, ST-Yoe와 같은 강적들이 포진하고 있고 이들을 상대로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금도 방심할 수 없다.

진에어의 경우 많은 팀들에게 강팀으로 꼽히고 있지만 의외로 성적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KT에게 패배한 것은 그렇다 쳐도 ST-Yoe에게 패배한 것은 충격이 있었다. 그만큼 ST-Yoe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전력이 예상 밖으로 강하다는 점을 증명한 계기가 됐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CJ와 프라임, 삼성이기 때문에 만회할 여지는 있다. 특히 4연승을 달리고 있는 CJ만 잡아낸다면 남은 상대들이 약팀들이기 때문에 부족한 승수를 따라잡을 여지가 충분히 있다. 즉, 진에어는 이번 CJ전에 모든 것을 걸고 임할 것이고 이 결과에 따라 막판 반전의 여지가 열려있다. 하지만 반대로 보자면 하위 팀들의 고춧가루 폭탄에 가장 취약한 팀이 바로 진에어가 될 것이다.


■ 희박 - 삼성 갤럭시 칸, MVP, 프라임



아쉽게도 모든 팀들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없는 법. 지난 4주간의 경쟁에서 삼성과 MVP, 프라임은 눈에 띄는 부진을 보여주며 많은 팬들을 아쉽게 했다. 삼성과 MVP는 나란히 1승 3패를 기록해 플레이오프 커트라인 앞에 섰다. 프로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한 최소 승수는 4승 3패, 이미 3패를 모두 채운 이들에게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재미있는 점은 이 두 팀의 대결이 5주차에 열린다는 것이다. 여기서 승리하는 팀은 2승 3패로 올라서며 반전의 기회를 얻게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팀은 4패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포스트 시즌 진출이 물건너간다. 즉, 진에어가 CJ를 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면, MVP와 삼성은 가능하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아야 할 상황인 것이다.

삼성의 경우 남은 경기가 SK텔레콤 T1과 진에어 그린윙스이기 때문에 MVP를 이기고도 심기일전 해야하는 상황이다. 반면 MVP의 경우 남은 경기가 ST-Yoe와 프라임이기 때문에 삼성보다는 경쟁이 수월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래도 이번 시즌 ST-Yoe의 전력이 심상치 않은 것은 분명하므로 주장 이정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프로리그 5주차가 될 것이다.

한편, 이미 4패를 기록해버린 프라임의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남은 팀들이 KT, 진에어, MVP와의 경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프라임의 선전에 따라 다른 팀들이 웃고 울게 되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프라임에게는 다음 라운드를 위해서라도 매운 고춧가루 맛을 제대로 보여줄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