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이 벼랑 끝에서 팀을 구해내며 단두대 매치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정훈은 SK텔레콤 프로리그 2015 1라운드 5주차 1경기 MVP와 삼성 갤럭시 칸의 대결 3세트에 출전해 서태희에게 고배를 마셨다. 팀이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패했기 때문에 승부를 마무리 하지 못했다. 더구나 4세트서 백동준이 승리를 거두는 바람에 경기는 에이스결정전으로 향했다. 이정훈의 심적부담이 극에 달할 상황.

하지만 이정훈은 에이스결정전에서 재출전을 선언했다. 상대는 백동준,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였으나 결국 이정훈이 승리를 거두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이 날의 승리로 공식전 6연패 기록까지 함께 털어내면서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살렸다. 다음은 이정훈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연패를 탈출하고 팀 승리를 견인한 소감은?

팀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나를 믿고 나한테 에이스결정전 기회를 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리고, 은혜에 보답한 것 같아서 그 점이 제일 기쁘다.


Q. 첫 번째 경기에서 허무하게 패했는데 패인을 꼽자면?

내가 테테전에 솔직히 자신이 없어서 초반에 유리하게 시작하는 빌드를 여태껏 하려고 했는데 연습 때는 완벽하게 막는 식으로 준비하면 대회에서는 컨트롤 미스나 판단 미스 등 사소한 실수로 초반부터 게임이 굉장히 불리해졌다. 지난 경기에도 그렇게 졌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진 것 같아서 왜 지는 건가 싶어 내 자신에게 실망을 많이 했다.


Q. 3세트를 패한 상황에서 에이스결정전에 출전하기엔 부담감이 심한 상황 아니었나?

지금 황강호 선수나 최용화 선수가 기세도 좋고 잘하는데 그 선수들 중 하나를 에이스결정전에 쓰는 것이 맞겠지만 부담은 엄청나게 됐다. 그래도 경기를 피하는 것은 싫었다. 에이스결정전 출전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3세트를 패배하고서 다른 선수들에게 에이스결정전을 맡길까란 생각도 사실 했다.

하지만 아무리 연패한다 하더라도 경기가 있는데 피하고 싶지는 않았다. 자존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부담감을 이겨내고 감독님께 출전하겠다고 했다.


Q. 에이스결정전에서 백동준과 밀고 밀리는 접전을 펼쳤다. '이겼다'란 생각이 든 것은?

일꾼 피해가 마지막까지 너무 심했다. 어찌저찌 일꾼 수를 복구한 상황에서 백동준 선수가 공격해온 반면, 백동준 선수는 배를 잔뜩 불린 상황이었기에 마지막에 수비 성공한 상황에도 "이거 막고 그 뒤에 더 잘해서 역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까지 이길 줄은 몰랐다.


Q. 최근에 상승세를 타다가 주춤하고 있는데 이유를 꼽자면?

사실 이렇게 말하면 핑계긴 한데 내가 요즘 테테전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있고, 핫식스 컵에서도 약점이 많았다. 대회 준비를 하다보니 기본기 연습이 부족했고, 프로토스전 연습만 주구장창해서 약점인 테테전을 보완하지 못한 것이 이번 프로리그에서 나온 것 같고,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계속 경기 출전하면서 보완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갈 것 같다.


Q. 오늘 승리로 인패 플레이오프 불씨를 살렸다. 남은 경기에 대한 전망은?

우리 팀이 결코 못하는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중요한 순간에서 내가 내 역할을 못해서 지금 안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 나만 잘한다면 우리 팀원들이 전부 잘하기 때문에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고 포스트 시즌 만약에 진출한다면 굉장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팬분들에게 어떻게 보면 희망고문을 한 것 같다. 핫식스 컵으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본격적으로 제2의 전성기를 펼쳤어야 했는데 프로리그 시작부터 경기력 자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팬분들에게 죄송스럽고, 그래도 아직까지 경기 나갈 때마다 연패했어도 항상 응원메세지 보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팬분들을 보고 힘든 상황에서도 힘내서 연습을 열심히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에이스결정전까지 나가서 이겨서 굉장히 기쁘고 감사하다.

그리고 부진한데도 불구하고 믿고 따라와주는 팀원들, 다시는 이런 팀원들 만나지 못할 것 같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연습 도와준 우리 팀 김기용 선수와 고병재 선수에게 정말 고맙고, 감사한다고 전하고 싶고, 후원사 롯데칠성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