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챔스 스프링 우승을 노린다! CJ 엔투스, 반전을 이뤄내다!

우연이라 생각했다. 최강의 전력을 가진 SKT T1을 상대로 한 승리. 오랜 부진 속에서도 그들 곁을 지켜준 팬들을 위한 작은 행운쯤으로 바라봤다. 승리의 기쁨 뒤에는 ‘이 달콤함이 곧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닐까?’하는 근심이 곧이어 따라왔다. 그만큼 시련의 시간은 길었고, 팬들은 패배에 익숙해져 있었다.

‘설마?’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들은 또 한 번 승리를 거뒀다. 상대는 우승 후보라 꼽혔던 나진 e엠파이어였다. 멋진 2대 1 승리였고, 그들은 이제 예전과 같이 무기력하지 않았다. 1세트를 패배하더라도 이내 마음을 다잡고 다음 세트를 가져왔다. 그렇게 그들은 최강이라 불리는 팀들을 연이어 무너뜨렸다.

'우연'과 '설마'. 다음은 ‘확신’이었다!

2015 롤챔스 스프링의 3주차가 끝났다. 팬들은 확신했다. 그들은 강해졌으며 부활이라는 단어를 꿈꿀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리그오브레전드 커뮤니티는 그들이 써내려가는 짜릿한 드라마에 후끈 달아올랐다. 지금까지 진행된 롤챔스 스프링은 단연 그들을 위한 무대였다. CJ 엔투스! 그들이 이번 주 '베.이.가의 핫클립'의 첫 번째 주인공이다.

▲ 짜릿함을 넘어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CJ 엔투스

KT 롤스터와의 풀리그 3번째 경기. 1세트 시작은 좋지 않았다. KT 롤스터는 초반 이득을 바탕으로 CJ 엔투스를 몰아붙였고, CJ 엔투스는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KT 롤스터는 드래곤 4 스택을 완성했고, 전투마다 포인트를 올렸다. 무난하게 KT 롤스터의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 하지만 CJ 엔투스는 환상적인 한타로 전세를 뒤집어 놓는다. CJ 엔투스 선수들은 과감했고 자신감이 넘쳤다. 이길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움직임이었다.

물론, '썸데이' 김찬호 나르의 슈퍼 플레이가 나오면서 1세트를 패배로 마무리하기는 했지만, 팬들은 CJ 엔투스가 더욱 단단해졌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2세트와 3세트에서 이것이 비단 느낌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CJ 엔투스는 증명한다.

CJ 엔투스의 새로운 에이스, ‘코코’ 신진영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어쩌면 ‘코코’ 신진영의 존재는 CJ 엔투스가 강팀임을 증명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아무리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더라도 골을 넣을 스트라이커가 없으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없듯이, ‘코코’ 신진영은 CJ 엔투스에게 확실한 결정력을 부여했다. ‘코코’ 신진영은 두 세트 연속으로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는다.


▲ 2세트 연속 경기 MVP를 거머쥔 ‘코코’ 신진영
(출처 : 온게임넷)

하지만 CJ 엔투스가 부활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핵심 이유는 잘 짜인 조직력 때문이다. '샤이' 박상면은 든든히 탑을 지키고, ‘스페이스’ 선호산과 ‘매드라이프’ 홍민기의 봇 라인은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한다. 정글러 ‘엠비션’ 강찬용은 미드 라이너의 경험을 살려 노련하게 전장을 흔들면서, '코코' 신진영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경험과 패기의 적절한 조화도 눈에 띈다. 2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엠비션’ 강찬용과 ‘매드라이프’ 홍민기 그리고 ‘샤이’ 박상면은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시야로 경기를 조율한다. ‘코코’ 신진영과 ‘스페이스’ 선호산은 화끈한 공격력으로 CJ 엔투스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CJ 엔투스의 이러한 강함은 KT 롤스터와의 3세트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상대와의 심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노련미와 상대의 허점을 발견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과감성. 아래의 한 장면에서 이 모든 것이 드러났다.

▲ 마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CJ 엔투스의 운영
(출처 : 온게임넷)

의심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승리였고, CJ 엔투스는 3연승을 내달리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숨죽여 살아야 했던 CJ 팬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비록 1월 24일에 펼쳐진 경기에서 GE 타이거즈에 패배하며 4연승에는 실패했지만, CJ 엔투스가 강팀이라는 사실에는 CJ 엔투스 팬들뿐만 아니라 타 구단의 팬들 역시 동의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CJ 엔투스는 그 어느 팀보다 화려한 과거를 가지고 있고, 그 때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승리와 더 많은 감동이 필요하다. GE 타이거즈와 경기에서는 고쳐져야 할 몇 가지 약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과연 CJ 엔투스는 다시 한 번 승리의 행진을 시작할 수 있을까? CJ 엔투스의 내일에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된다.

▲ 2년의 시련이 있었기에, CJ 엔투스 팬들은 지금이 행복하다
(출처 : '차도티'님 게시물 '요즘 시제이 두장요약' / 원본 : 원피스)



■ 더 이상 약팀이 아니다! 진에어 그린윙스, 날아오르기 시작하다!

프로게이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상대를 압도하는 실력일 수도 있고,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스타성일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은 바로 ‘패배에 임하는 자세’다. 프로게이머에게 패배는 승리만큼이나 일상적인 일이다. 따라서 패배로부터 오는 좌절감과 상실감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높은 곳을 꿈꾸는 프로게이머에게 중요해진다.

그동안 진에어 그린윙스는 그렇지 못했다. 패배는 또 다른 패배를 부르는 원인으로 작용했고, 한번 무너진 멘탈은 팀을 끊임없이 흔들었다. 하지만 2015 롤챔스 스프링 3주차가 끝난 지금, 진에어 그린윙스는 높은 곳을 노릴 자격이 있는 팀으로 거듭났다. 삼성 갤럭시와의 첫 번째 승부에서 2대 1 승리를 거둔 진에어 그린윙스는 GE 타이거즈와 2차전에서 1대 2로 역전패당하는 아픔을 겪는다.

아쉬웠던 승부였던 만큼 패배로 인한 타격이 컸을 상황. 하지만 이번 시즌 진에어 그린윙스는 달라졌고 강해졌다.

▲ 높은 비상을 준비하는 진에어 그린윙스

나진 e엠파이어와의 경기. 1시간 이상 이어진 치열한 혈전이었다. 경기 시간 60분에 3대 1의 킬 스코어를 유지할 정도로 양 팀의 눈치싸움은 치열했다. 진에어 그린윙스는 그동안 젊은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분위기에 따라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이지만, 게임을 크게 보는 시야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인내심과 함께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장기전은 진에어 그린윙스에게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닌 듯 보였다.

하지만 진에어 그린윙스는 달라졌다. 그들은 자신의 조합 특성을 제대로 이해했고, 마지막 한타까지 신중했다. 나진 e엠파이어의 공세를 진에어 그린윙스의 강력한 포킹으로 막아냈다. 이러다 할 한타가 펼쳐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진에어 그린윙스는 노련하게 승리의 공식을 찾아냈고, 그것을 통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 자신의 조합 특성을 제대로 이해했던 진에어 그린윙스
(출처 : 온게임넷)

1세트와 달리 2세트에는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한쪽에서 킬 포인트를 획득하면, 다른 쪽에서 오브젝트를 가져가는 식의 물고 물리는 전투가 이어졌다. 하지만 1세트에서 승리한 진에어 그린윙스의 기세가 더 좋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진에어 그린윙스 쪽으로 전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진에어 그린윙스는 나진 e엠파이어의 탑과 봇억제기를 파괴하고 미드로 진격했다.

그리고 펼쳐진 한타. 나진 e엠파이어는 '이걸 나진이'라는 유행어를 만든 저력의 팀. 진에어 그린윙스는 나진 e엠파이어의 신기에 가까운 전투력에 모든 챔피언이 죽어버리는 대참사를 당한다. 하지만 진에어 그린윙스는 침착했다. '체이' 최선호의 애니는 쌍둥이 포탑을 공격하는 시비르와 자르반 4세를 적절히 견제했다. 또한, 부활 이후에도 섣부르게 진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백도어 공격을 예측. 팀 전원이 정글 시야 확보에 힘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결국, '이걸 나진이'는 진에어 그린윙스의 침착함에 앞에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 이걸 나진이~ 진에어~
(출처 : 온게임넷)

CJ 엔투스와 진에어 그린윙스는 분명 다른 색깔을 가진 팀이다. 화려한 과거를 자랑하는 CJ 엔투스는 신구조합을 통해 부활을 꿈꾸고 있고, 진에어 그린윙스는 신생팀에서 강팀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점도 존재한다. 하나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묘한 매력이 있는 팀들이라는 사실이다. 거듭되는 패배 속에서도 그들 곁을 꿋꿋이 지키는 수많은 팬들의 존재가 이를 증명한다.

2015 롤챔스 스프링에서 새로운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의 부진, 그리고 승리보다 패배가 많은 약팀의 굴레. CJ 엔투스와 진에어 그린윙스는 이 모든 것을 던져버리는 반전의 주인공을 꿈꾸고 있다. 프로게이머로서의 자존심을 위해서! 그리고 기쁨보다는 안타까움이 많았던 그들의 팬들을 위해서!

▲ 묘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CJ 엔투스 팬들과 진에어 그린윙스 팬들
(출처 : '나름핑스인'님의 게시물, '경기 후 마주친 CJ팬과 진에어팬')



■ 롤챔스의 뜨거운 열기는 3주차에도 이어졌다! 롤챔스를 수놓았던 기타 명장면들

CJ 엔투스와 진에어 그린윙스의 활약 이외에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한 멋진 명장면들이 롤챔스 스프링 3주차를 수놓았다. 먼저 ‘이지훈’ 이지훈의 카시오페아가 눈에 들어온다. 1월 24일에 펼쳐진 SKT T1과 IM간의 대결에서 ‘이지훈’ 이지훈은 상대 미드 라인 챔피언이 룰루임을 확인한 후, 과감하게 카시오페아를 꺼내 들었다.

현재 솔로 랭크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카시오페아가 프로 경기에서도 먹혀들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 그러나 ‘이지훈’ 이지훈은 카시오페아를 통해 자신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멋진 활약을 펼쳤고, 팬들은 카시오페아라는 신선한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 내 눈을 바라봐?! '이지훈' 이지훈의 멋진 카시오페아 플레이
(출처 : 온게임넷)

GE 타이거즈의 기세가 무섭다. CJ 엔투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GE 타이거즈는 전승 행진을 이어갔고,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특히, 정글러 ‘리’ 이호진의 활약이 눈부셨다. 경기 내내 상대 라인을 날카롭게 찔렀고, 확실한 상황 판단으로 전장을 종행무진 휘저었다.

리그오브레전드에는 ‘미드가 흥하면 경기 초중반이 유리하고 원거리 딜러가 흥하면 경기 후반이 유리하지만, 정글러가 흥하면 경기가 터진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만 본다면, ‘리’ 이호진은 경기를 터트리는 캐리형 정글러의 표본이었다. 과연 ‘리’ 이호진은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리' 이호진을 중심으로 한 GE 타이거즈는 강력했다!
(출처 : 온게임넷)

3주차에도 롤챔스는 뜨거웠다. 선수들과 팀은 더 높은 곳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화려한 개인기와 탄탄한 운영이 연출됐다. 하지만 롤챔스가 재미있는 이유는 비단 선수들의 플레이 때문만은 아니다.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과 함성을 보내는, 진정으로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길 줄 아는 팬들이 있었기에 롤챔스는 더욱 풍부해질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베.이.가의 핫클립’은 SKT T1과 IM 경기 방송 화면에 잡힌 재치 있는 치어풀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 롤을 잘하면 형이고 오빠?!
(SKT T1과 IM 경기에서 등장한 치어풀 / 출처 : 온게임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