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취업을 준비하던 두 친구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두 친구 중 한 명만 취업에 성공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 취업에 실패한 친구의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28일 용산e스포츠경기장에서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10일 차에 만나는 진에어 그린윙스와 IM의 상황은 위의 내용과 매우 흡사하다. 예전 같았으면 함께 리그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었을 두 팀. 하지만 지금 양 팀의 상황은 예전보다 너무나도 달라졌다.

진에어 그린윙스와 IM 모두 팀 창단 이후 LoL 프로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매번 상위 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어느새 두 팀은 다른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동정 어린 응원을 받는 팀이 됐다. 그들의 기사에는 항상 '진에어 이번 시즌에는 좀 잘 됐으면 좋겠다', 'IM 흥해라' 같은 댓글들이 뒤따랐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중, 진에어 그린윙스가 먼저 치고 나갔다. 최근 들어 가장 눈부시게 성장한 팀을 고르라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언급되는 팀이 됐다. 그동안 꾸준히 타 게임단 감독들과 선수들이 가장 경계하는 팀으로 진에어 그린윙스를 꼽았던 것을 생각하면, 예견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연습 경기에서 보여줬던 강력한 모습이 드디어 방송 경기 중에 꽃을 피웠다는 평가다. 특히, 팬들 사이에서 개그 캐릭터로 이미지가 굳혀졌던 '갱맘' 이창석이 날아다니고 있다.

그렇다면 IM은 어떠한가? 아쉽게도 IM은 예전의 동지였던 진에어 그린윙스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15 LoL 챔피언스 코리아 시드 선발전에서 보여줬던 극적인 운영도, 그렇게 잘한다는 연습 경기에서의 모습도, 방송 경기 중에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1세대 탑 라이너인 '라일락' 전호진과 떠오르는 미드 라이너 '프로즌' 김태일 등 걸출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IM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 진에어 그린윙스와 IM이 만났다. IM 입장에서는 진에어 그린윙스의 최근 상승세가 부러울 것이다. 하지만 마냥 부러워할 수는 없는 노릇. 최선을 다해 '예전 동지'의 상승세를 직접 꺾으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야 한다.

최근 기세를 보면 진에어 그린윙스의 승리가 예상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본인들이 그러했듯이, IM 역시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항상 기대되는 팀으로 손꼽히고 있다. IM도 언제든지 그들처럼 될 수 있다는 점을 마음 깊이 새겨넣고 최선의 경기력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처음에 언급했던 두 친구의 이야기는 얼마든지 해피 엔딩이 될 수 있다. 먼저 취업한 친구의 눈치가 빠르거나, 아직 취업을 못 한 친구가 그런 것에 딱히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프로게이머 간의 진검승부 안에는, 양쪽 모두 행복한 해피 엔딩이란 없다. 함께 리그 중하위권을 맴돌던 진에어 그린윙스와 IM의 대결에 많은 이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10일 차

1월 28일 오후 6시

진에어 그린윙스 vs 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