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아레나에서 보냈던 꿈 같던 3일, 도타2의 변방 한국이 세계에 약진을 알렸다.
12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넥슨 아레나에서 도타2 KDL 시즌4 결승 및 파이널위크가 열렸다. 네 번의 시즌을 맞이한 KDL이지만, 이번 시즌은 특별히 파이널 위크 개념이 도입되어 세계 최강의 'Newbee'(이하 뉴비)와 'Vici Gaming'(이하 VG)을 초청해 KDL 시즌4 결승에 진출한 두 팀과 대결을 펼쳤다.
■ 레이브, KDL 무관의 설움 딛고 시즌4 우승 차지… 앞으로 행보 주목
19일날 열렸던 KDL 시즌4 결승에서는 MVP 피닉스가 KDL 3연속 석권을 놓고 레이브와 격돌했다. MVP 피닉스는 시즌4 들어서 성적이 급락, 컨디션 난조를 호소했다. KDL 전체를 통틀어 가장 최악의 시즌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상황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 포커페이스를 잡아내고 시즌4 결승에 진출했다. 사실 말이 좋아 3회 연속 우승 도전이지 승리를 낙관할 수는 없었던 셈.
반면 레이브는 피닉스와 달리 정반대의 쾌조를 보이고 있었다. i-League와 스타래더 등에서 세계 유수의 팀들과 당당히 경쟁하면서 실력을 갈고 닦은 레이브는 결국 동남아 최강자의 자리까지 오르면서 최고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상하게도 KDL에는 인연이 없었던 레이브가 과연 첫 우승을 차지할 지는 두고 볼 일이었다.
결국 결승전은 풀세트 접전으로 치달았고, 천신만고끝에 레이브가 승리를 거두면서 3:2로 우승, KDL 무관의 설움을 털어냈다. 레이브는 TI4를 정점으로 한국 도타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MVP 피닉스의 독주를 저지한 첫 팀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레이브의 우승은 끝이 아닌 시작으로 불리기 충분한 결과였다.
■ 기적 일군 파이널 위크! MVP 피닉스-레이브, 각각 VG-뉴비 꺾어
20일 열린 글로벌 매치에서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일어났다. 파이널위크에 초청된 중국팀이 '뉴비'와 'VG'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만 해도 팬들의 반응은 한국 팀들이 '어떻게 이길까'가 아니라 '어떻게 질까'를 논했었다. '뉴비'와 'VG'는 디 인터내셔널4(이하 TI4) 결승전에서 서로 격돌한 바 있는 명실상부 세계 최강 팀들이기 때문. 여기서 '뉴비'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상금 51억 원의 주인이 됐다.
말하자면, MVP 피닉스와 레이브의 승산을 굳이 따져본다면 한없이 0에 수렴한다고 해도 반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상대들이었다. 레이브가 뉴비와의 1세트 대결에서 일방적인 패배를 기록했을 때만도 당연한 결과로 보였다. 하지만 2세트서 나가 세이렌 키우기로 한 세트를 따내더니 3세트서 얼굴없는 전사와 슬라크를 앞세워 승부를 마무리, TI4의 주인공 뉴비를 잡아내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뒤따라서 MVP 피닉스도 '기적' 대열에 합류했다. 레이브와 마찬가지로 1세트를 압도적으로 내준 피닉스는 2세트서 가시멧돼지-이오 전매특허 조합으로 승리,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3세트에서는 폭발적인 암살 기사의 화력으로 승리를 확정지은 MVP 피닉스가 VG를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1년 전, 도타2 슈퍼매치가 열릴 때만 하더라도 한국의 도타2 실력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었다. 어떤 선수들은 상대 진영의 병영을 보고 '정말 만족한다'는 소감을 밝혔었다. 불과 1년 사이에 한국 도타2 시장은 병영을 보고 만족하던 시절에서 적진의 우물을 보는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이번 20일 파이널위크 경기는 이러한 한국 도타2 시장의 성장을 잘 증명한 계기가 됐다.
■ "안전한 귀국 원합니다" 팬과 선수들 하나가 된 올스타 매치
21일에는 20일에 있었던 승전보를 접한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오랜만에 활기찬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일격을 당한 뉴비와 VG가 심기일전하면서 모든 경기를 2:0으로 승리, 본래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첫 경기로 펼쳐진 레이브와 VG의 대결에서는 1,2세트 모두 빈틈없는 운영을 앞세운 VG가 2승을 거두며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MVP 피닉스도 오늘 경기에서는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에는 뉴비를 상대하게 된 피닉스는 박쥐기수 장인으로 꼽히는 래빗의 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리며 패했고, 2세트서도 뉴비의 빈틈을 전혀 찾지 못한 채 패배를 기록했다. 이로써 파이널위크에 등판한 네 팀 모두 나란히 1승 1패를 거두게 됐다.
하지만 모두 같은 1승일까? TI4 결승에 올랐던 팀들의 1승과 도타2의 작은 변방 한국 팀들이 거둔 1승의 무게가 같을 수는 없다. 글로벌 매치가 끝나고 열린 올스타전에서 VG의 'fy'는 올스타전에 임하는 소감을 "안전한 귀국을 원한다"라고 밝혀 전날 거둔 패배를 상당히 의식하고 있음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
그래도 올스타전에서는 승부의 중압감 없이 선수들이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줘 팬들을 즐겁게 했다. 끊임없이 전투가 벌이는 난장판 속에서도 슈퍼 플레이를 성공시켜 관중의 함성을 받아낸 선수들은 50분간의 유쾌한 플레이 끝에 중국 올스타 팀이 한국 올스타 팀을 마무리 지으며 KDL 시즌4 파이널위크의 모든 행사가 마무리됐다.
팬들은 20일에 있었던 한국 팀들의 승리를 빗대 '도립기념일'이라 칭하며 극적인 승전보에 열광했다. 이렇듯이 3일간의 짧은 기간동안 열렸던 KDL 시즌4 파이널위크는 많은 도타2 팬들에게 깊고 강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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