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SKT T1

마치 코스 요리를 먹는 듯한 운영을 SKT T1이 보여줬다. 애피타이저는 자르반 4세의 시야 장악, 메인 요리는 애니의 화끈한 이니시에이팅, 디저트는 달달한 룰루와 코르키의 화력이었다.



패배했던 1세트와 비슷한 조합을 선택한 CJ 엔투스. 헤카림-카사딘이 순식간에 상대방 진영을 망가뜨리는 조합이다. SKT T1은 카시오페아가 밴 됐기 때문에, 역이니시에이팅에 능한 룰루를 미드 라이너로 선택했다.

2세트의 초반은 드래곤 위주의 한타가 아닌, 정글 지역 시야 장악에서 이어지는 소규모 교전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경기의 전환점은 11분경, CJ 엔투스의 4인 탑 다이브에서 발생했다. '샤이' 박상면의 헤카림이 소규모 교전에서 2킬을 먹었고, CS 또한 꽤 잘 획득했다. CJ 엔투스는 '탑 캐리'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SKT T1은 '마린' 장경환의 마오카이를 내주고, 드래곤 사냥을 시작했다.

이렇게 교환하는 그림이었다면, 양 팀 모두 이득을 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미드 1차 타워를 '이지훈' 이지훈의 룰루가 파괴하고, 봇 라인에서 '스페이스' 선호산이 '울프' 이재완의 애니에 덜미가 잡혔다. 하나를 가져가고, 세 개를 내준 셈이었다.

'스페이스' 선호산을 잡은 기점으로, '울프' 이재완의 애니가 엄청난 이니시에이팅을 매 번 선보였다. 최근 광역 스턴을 가진 베이가 서포터가 많이 보이는 상황에, '광역 스턴 서포터의 최고는 나야!'라고 말하는 듯한 활약이었다.

CJ 엔투스는 '샤이' 박상면의 헤카림이 민병대 마법 부여를 활용한 이니시에이팅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하지만 23분경 한타에서는 헤카림과 본대의 진영이 갈리며 손해만 보는 싸움을 하고 말았다. 헤카림과 카사딘, 리 신의 합이 맞아야 엄청나게 강력한, 속도에 특화된 돌진 조합인데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맞지 않았다.

그렇다고 헤카림과 카사딘이 같은 방향에서 돌진하기엔 룰루의 급성장과 마오카이-자르반 4세의 벽이 꽤 단단했다. 단단한 산이 되어 전진하는 SKT T1. 라인 클리어도 좋지 않은 CJ 엔투스는 매우 답답해졌다.

SKT T1은 '이지훈' 이지훈의 룰루가 30분경 '코코' 신진영보다 100개나 더 많은 CS를 기록했다. 3코어 아이템을 넘어 4코어까지 바라보는 룰루와 겨우 2코어 아이템인, 신발도 마법사의 장화가 아닌 카사딘. 차이가 좀 심했다.

CJ 엔투스는 바론쪽 시야를 먼저 장악하며, 최후의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뱅' 배준식의 코르키와 '울프' 이재완의 스턴에 '코코' 신진영과 '스페이스' 선호산이 무너졌다.

'이지훈' 이지훈의 룰루와 '뱅' 배준식의 코르키의 화력은 이제 누구도 막지 못했다. 이지훈은 7킬 5어시스트를 기록, 노데스 게임을 달성했다. 결국, SKT T1이 CJ 엔투스를 2대 0으로 눌렀다. SKT T1의 최병훈 감독은 웃으며 선수들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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