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그라나사 대륙에 불어닥친 거대한 업데이트의 바람과 함께 시작한 에피소드2. 그라나사의 새로운 시작을 선언하기라도 하듯 에피소드 변경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와 신규 콘텐츠를 공개했다. 특히 에피스드2의 부제로도 선택된 '가문 점령전'은 대규모의 가문간 밸런스 조정을 거쳤고 이를 통해 획득한 재료들을 활용할 수 있는 제련 시스템을 공개했다.

그라나사 출시 전부터 핵심콘텐츠의 하나로 소개된 RVR 가문 점령전. 프리시즌과 달라진 점은 무엇이고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이뤄진 밸런스 조정은 얼마나 빛을 보았을까?



■ 밸런스 조정의 핵심은 유저수

가문 점령전은 해당 기간 가문별로 '보스전의 발생과 퇴치가 얼마나 많이 이루어졌나'로 승패가 갈린다. 가문끼리 직접 상대하는 시스템이 아니기에 보스 처치를 기반으로 승리를 가리는 구조였다. 즉, 보스를 빠르게 소환하고 처치하는 고렙 유저가 많은 가문이 유리했다. 그 결과 프리시즌에 진행된 점령전은 보스전에 참여한 고렙 유저가 많은 체스터 가문의 승리가 이어졌다.

사실 체스터가 점령전에서 줄곧 승리한 것은 크게 문제 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유저수가 적은 콘라드가 강림 점령전에서 판세에 영향을 미칠 만큼 위력적인 점유율을 못했다는 점이 더 눈여겨볼 부분이었다.

결국,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콘라드로 가문을 변경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유저수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리고 에피소드2와 보스전에 참여한 인원에 따라 가중치를 매긴 새로운 가문 점령전이 시작됐다. 크게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가문간 밸런스를 잡는다는 계산이었다.

▲ 줄곧 점령표 중앙을 차지하던 체스터 가문의 깃발


■ 3위 콘라드, 체스터를 위협하다

지난 두 차례의 가문 점령전이 '베루스:체스터:콘라드=40:35:25'의 비율이었다면 이번에는 체스터와 콘라드의 이(二)파전 양상이 뚜렷했다.

특히 금요일 새벽과 강림전이 시작된 지 15시간이 지난 토요일 오후에는 콘라드가 체스터를 크게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콘라드와 체스터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콘라드 커뮤니티에 유저 간 점령전 독려 글을 남기며 플레이어 참여를 유도한 점이 주요했고, 베루스 유저가 꾸준히 참여해 체스터 유저의 점령 비율을 나줘 가진것도 한몫했다. 실례로 체스터와 콘라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점령 레이스를 벌이기 시작한 것도 베루스 유저가 점령전 승리를 포기하기 시작한 강림전 10시간 진행 후부터다.

강림전이 끝나기 6시간 전부터는 매시간별로 체스터와 콘라드의 순위가 서로 뒤집고 뒤집혔다. 특히 게임상에 표시되는 점령 비율은 체스터와 콘라드 모두 36%. 소수점 단위의 순위 싸움이 이뤄진 것이다. 이를 통해 양 가문은 서로 박진감 넘치는 순위 싸움을 진행했고 마지막 스퍼트에 힘을 쏟은 체스터가 점령전의 승자가 됐다.

▲ 체스터와 콘라드의 경쟁이 치열했다.


■ 진격의 콘라드, 강세는 예견된 일

베루스의 몰락을 뒷전에 둔다면 지난 강림전에서 약소 세력이었던 콘라드의 선전은 고무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유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강림전의 승패가 갈린 것은 아니다. 서두에 언급한 가문별 가중치가 빛을 본 것이다. 즉 적은 유저수에 따른 가중치에 편승해 점령도에 이득을 본 셈이다. 더군다나 앞으로 있을 가문 점령전에서도 이득을 보지 않으리라 말할 순 없다. 현재 가중치 시스템은 전적으로 점령전에 참여한 유저 수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 가중치에 대한 논의는 업데이트 패치 공개 이후 강림전이 열리기 전까지 계속됐다.

만약 이번 점령전에서 가중치가 적어 3위를 한 베루스의 실제 참여 점령전 참여 인원이 콘라드 보다 많았다면 다음번 가중치는 다시 콘라드에게 돌아가게 된다. 단순히 참여 유저수를 바탕으로 하는 점령전 가중치가 계속된다면 가문을 이끌며 보스 소환과 처치를 함께 진행하는 베루스나 체스터의 상위 유저들의 상실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가문간 가중치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정확한 공식 공개도 필요하다. 그래야만 가중치의 변경 방향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도 함께 수렴할 수 있을 것이다.


■ 점령 보상, 가중치 변경을 이야기하다

가중치가 유저들의 입을 오르내리는 가장 큰 이유는 점령에 따른 보상이다. 이번에 공개된 제련 시스템은 가문전에서 승리한 가문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기존 카드를 사용해 새로운 카드를 얻거나 게임에 도움이 되는 버프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강력한 아이템을 제작은 오로지 제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제련 시스템의 독점은 '세 가문의 주요 분쟁지역인 무너진 경기장, 그리고 그곳에 위치한 제련소를 점거하고 제련 기능을 독차지한다'는 콘셉트는 잘 살렸다. 하지만 일정 기간 Ki 소모를 없애는 시스템상으로 OP(Over Power)스러운 성능을 발휘하는 제련 아이템이 있고, 그것에 승리한 가문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가문 간에 밸런스를 깰 여지가 농후하다.

▲ 고렙의 체스터 유저는 영원의 엘릭서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3차례의 프리시즌이 끝나고 진행된 대규모 밸런스 패치, 그리고 첫 점령전. 그 결과가 이제 처음으로 나왔다. 특히 이번 점령전은 유저들의 의견 반영과 밸런스 조정의 의지를 공공연하게 알렸다는데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 실제로 9일에는 가문별 가중치 방식을 이번 주와 다음 주, 2주에 걸쳐 변경하고 제련과 영원의 엘릭서를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수정하겠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