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십 스프링 코리아 플레이오프에서 CJ 엔투스와 SKT T1이 맞붙는다. 두 팀의 기세는 어떤 팀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심지어 리그 1위인 GE 타이거즈보다도 기세 면에서는 뛰어나다는 평이 많다.

SKT T1은 2라운드 전승으로 모든 팀을 한 번씩 꺾었기에 거칠 것이 없다. 1라운드의 SKT T1과는 아예 다른 팀이다. 전성기 시절 SKT T1을 보는듯한 경기력으로 리그 2위에 안착했다.

CJ 엔투스 또한 3연승에 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 진에어 그린윙스를 3:0의 완벽한 세트 스코어로 꺾었다. 완벽한 것은 스코어뿐만이 아니다. 그 날 경기 내용으로 CJ 엔투스는 많은 것을 증명했다. 다양한 챔피언을 보여주며, '코코' 신진영은 현 메타에 가장 적응을 잘한 것 같다는 평을 받았다. 정글러로 포지션 변경에 성공한 '앰비션' 강찬용과 약점으로 지목되던 '샤이' 박상면의 좁은 챔프 폭 또한 넓어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두 팀의 승패를 가를 장소는 미드도 탑도 정글도 아닌 봇 라인이다. 양 팀의 봇 라인의 기세 또한 팀의 분위기와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원거리 딜러들인 '뱅' 배준식과 '스페이스' 선호산의 상승세가 남다르다.


■ 이젠 정말 '뱅'할때가 되었어! 3년 묵힌 잠재력 '뱅' 배준식


먼저 '뱅' 배준식은 어린 나이와 다르게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드는 노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나진 실드, 제닉스 블라스트, SKT T1 S에서 현재는 SKT T1까지 거쳐온 팀이 많다는 것은 이 선수의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것의 방증이기도 하다. 3년 전 나진 실드 소속으로 첫 공식 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올림푸스 2013 롤챔스 윈터 시즌 본선에서 원거리 딜러 최초로 MVP를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팀 내 평가 또한 "멘탈은 조금 약하지만, 그것은 승부욕에서 나온 것이고, 실력과 잠재력은 정말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제닉스 블라스트 때도 팀의 에이스를 담당하며 잘하는 원거리 딜러라는 평이 많았다.

이것은 SKT T1 에서도 마찬가지다. 최병훈 감독이 최근 인터뷰에서 "스프링 시즌 2라운드를 시작할 때, 배준식은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1년 전에도 했었다"며 웃음 지었다. 그렇다, 이젠 잠재력을 터트려 줄 때가 되었다. 단점으로 지적되던 지나치게 공격적인 플레이와 중요한 상황에서 나오는 실수들은 어느덧 보이지 않는다.

배준식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딱히 이룬 것이 없다. 이번엔 무언가 이루고 싶다"고 자신의 의지 또한 확고하다. 그냥 잘하는 원거리 딜러가 아닌 스타 플레이어로 거듭날 시간이 왔다. 지난 GE 타이거즈전에서 배준식은 시비르로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적으로 해야 할 땐 수비적으로 공격을 쏟아 부을 수 있는 타이밍에는 공격적으로 하는 최정상급 원거리 딜러의 특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팀을 캐리 했다.

3년간 묵혀 온 잠재력을 이젠 폭발시킬 때가 됐다. 배준식이 뛰어난 선수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냐는 물음에는 '아직'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제는 본인이 최고임을 증명할 때가 됐다.


■ 내가 더 오래 묵었다 아이가! '스페이스' 선호산



다음 선수는 '스페이스' 선호산이다. 이 두 선수는 공통점이 많다. 두 선수 모두 3년 차에 접어드는 노장이다. 대회 커리어 또한 정규 리그에서 우승이나 준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실력에 대한 평가 또한 뛰어난 선수이지만 최고의 선수에는 꼽히지 못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최근 기세가 이전 시즌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1라운드 CJ 엔투스의 전통의 라이벌인 나진 e엠파이어와의 경기에서 대부분의 팀원이 전사한 위기 상황에 마주했다. 이때 선호산 혼자서 트리플 킬과 바론을 저지하는 슈퍼플레이를 보여주며 시비르로 MVP를 받았다. 이 경기를 본 팬들은 "드디어 선호산의 잠재력이 폭발하나 보다"라는 기대를 하게 됐다.

하지만 그다음 경기부터는 나진 e엠파이어전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이전의 '스페이스' 선호산과 다름없는 무난한 플레이로 팬들의 기대는 무산됐다. 그러나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준플레이오프 전에서 보여준 '스페이스' 선호산의 플레이는 '호산 폭발'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모습으로 다시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두 선수는 다른 점 또한 많다. 우승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뱅' 배준식과는 다르게 '스페이스' 선호산은 롤챔스의 2부리그인 NLB 우승 경험 한 번과 준우승 경험 한 번이 있다. 또 소속팀이 여러 번 바뀐 배준식과 달리 선호산은 CJ 엔투스 원클럽 맨이다. 'CJ 엔투스'라는 팀의 소속 경력으로만 따지면 팀 내에서 CJ 엔투스 최고참이다.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이 두 선수는 차이를 보인다.

평소 멘탈이 약해서 스태프 실로 불려가 집중 강화 훈련을 받는 '뱅' 배준식과 다르게, '스페이스' 선호산의 멘탈은 13-14 롤챔스 윈터 시즌 삼성 오존 전의 오프 더 레코드에서 공개됐듯이 많은 선수에게 본보기가 된다. 유난히 약한 멘탈을 지닌 선수들이 분포된 원거리 딜러 포지션에서 보기 드문 인재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장기전에서 멘탈은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CJ 엔투스 팀에게도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다. '스페이스' 선호산 개인에게도 무난한 선수가 아닌 스타 플레이어로 거듭날 중요한 기회다.

뛰어난 잠재력을 가졌지만, 최고가 되지 못한 많은 공통점을 지닌 두 선수 중 누가 진정한 스타 플레이어로 발돋움할지 벌써 기대된다.

여담으로 이 경기에서 숙소가 같은 일산에 있는 두 팀이기에 이기는 선수는 일산 최고의 원딜러가 되고, 한국 최고의 원딜러(이하 한체원)에 도전할 기회가 생긴다. 그리고 한체원에 오른다면 MSI에 진출하여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의 자리를 노릴 수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경기를 본다면 더욱더 재밌게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SKT T1 vs CJ 엔투스 - 오후 6시 (5판 3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