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명승부가 펼쳐졌던 Mid Season Invitational(이하 MSI) 2015. 지역별 리그의 실력이 점차 평준화되면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불과 수개월 전에 IEM 카토비체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TSM은 와일드카드 베식타스와 함께 탈락했고 전승으로 4강에 합류한 SKT T1도 경기 내용 면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은 아니었다.

10일 미국 플로리다 탈라하시에서 MSI 2015 4강 경기가 열린다. 한국의 자존심 SKT T1은 유럽의 맹주 프나틱과, 대륙의 희망 EDG는 국제 대회 다크호스인 대만의 ahq와 각각 대결을 벌인다. 프나틱은 SKT T1을 위기에 몰아넣어 본 경험이 있고 ahq는 한껏 기세가 오른 상태이기에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이번 4강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 SKT T1 vs 프나틱 : 탑과 정글의 뛰어난 연계를 막아라!



프나틱은 SKT T1을 상대로 의외의 선전을 벌였다. 라인전에서 우위는 분명히 SKT T1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국지전과 한타에서 나왔다. '레인오버' 김의진의 세주아니가 궁극기를 매번 절묘하게 사용했고 그 뒤를 이어 '후니' 허승훈의 나르가 진입하며 강력한 연계를 보여준 것이다. 앞 라인에 단단한 두 명이 SKT T1 딜러진의 시선을 붙잡고 뒤에서 프나틱의 딜러진이 안정적으로 피해를 입혔다. SKT T1이 고전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SKT T1이 손쉽게 승리하기 위해서는 두 한국인 선수의 연계를 막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상대 정글러 말리기 전략'이 필요하다. 라인전은 이미 강함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SKT T1은 상대 프나틱의 정글러의 동선을 꼬이게 유도해 변수를 제거하고 이를 통해 상대의 탑, 정글의 성장을 억제, 함께 활약할 기회를 줄여야한다.

탑, 정글의 연계를 막는 효율적인 두 번째 방법은 상대의 탑 타워를 빠른 시간에 파괴하는 것이다. 상대 탑 라이너가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도록 유도해 연계를 막고 그 사이 미드와 봇 라인의 강력함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SKT T1의 두 미드 라이너는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고 있고 '뱅' 배준식과 '울프' 이재완도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기에 전장을 미드와 봇 라인 중심으로 옮겨간다면 의외의 싱거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 EDG vs ahq 승리의 핵심은 봇에 있다!


ahq와 EDG의 핵심은 봇 라인에 있다. EDG의 '데프트' 김혁규 선수의 캐리력은 익히 알려져있다. ahq의 '안'과 '알비스'가 SKT T1전에서 보여준 실력은 '뱅'과 '울프'에 절대 밀리지 않았다. 두 팀 다 SKT T1에게 패배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봇 라인만 들여다본다면 결과는 판이했다. EDG는 SKT T1에게 라인전 단계부터 무너졌지만, ahq는 오히려 SKT T1을 압도했다.

EDG의 봇은 '데프트' 김혁규 중심으로 돌아간다. SKT T1과의 경기에서 '뱅' 배준식이 칼리스타를 가져가자 김혁규는 후반을 보고 트리스타나를 골랐지만, 경기내내 무기력한 모습으로 SKT T1의 봇라인에게 패배했다. EDG의 가장 큰 단점은 아직 자신들보다 강력한 상대를 자주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국 리그 1위로 군림하며 대부분의 경기에서 손쉽게 승리를 가져갔다. 미드가 말리면 봇이 캐리했고, 봇이 말리면 탑이 캐리했다. 모든 라이너 기량이 중국 리그 최정상의 실력이기에 가능한 결과다.

그러나 MSI에서 만난 ahq는 만만치 않다. 탑 'Ziv'는 '마린'을 상대로 승리했고, '웨스트도어'도 '이지훈'에게 밀리지 않았다. '안'과 '알비스'는 '뱅'과 '울프' 조합을 오히려 압도했다. '마운틴'도 '벵기' 보다 훨씬 활발히 움직이며 훨씬 더 많은 유효타를 날렸다. EDG가 자국 리그에서는 상대해보지 못한 형태의 팀이다.

이런 ahq를 상대로 EDG는 '세세한 의사소통의 부재'라는 단점을 가진다. 두 명의 라이너가 함께 경기하는 봇에서는 이 세세한 의사소통의 부재가 정말 큰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면 ahq의 봇 라인은 '안'과 '알비스' 두 명의 호흡이 정말 뛰어나다. 대부분 ahq의 경기에서 봇 라인이 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주목은 미드가 받았지만, ahq의 봇은 항상 라인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알비스'의 로밍과 한타에서 판단력은 정말 뛰어났다. 이는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EDG와의 라인전에서 유효하게 작용할 것이다. 리그의 절대자로 군림한 EDG와 다르게 ahq는 3강 체제의 리그를 정복하고 왔다. TPA와 yoe Flash Wolves는 짜증 나는 라이벌이자 훌륭한 연습 상대였다.

이러한 라이벌이 유무는 SKT T1전에서 크게 드러났다. '데프트' 김혁규가 강력한 라인전 챔피언인 칼리스타를 뺏겼을 때 EDG가 무력하게 무너졌다. EDG는 라인전에서 무너져 본 경험이 적다. 그렇기에 SKT T1에게 라인전에서 졌을 때, 무난한 패배를 한 것이다. 반면 ahq는 라인전부터 SKT T1을 압박했고, 3강 체제의 리그에서 산전수전을 겪었다.

EDG와 ahq의 경기는 '데프트' 김혁규가 라인전이 강력한 챔피언을 가져가느냐 못 가져가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다. 만약 김혁규에게 칼리스타나 우르곳이 주어진다면 ahq는 EDG의 약점을 끌어내지 못하고 힘든 경기를 치르게 될 것이다.


■ 2015 MSI 3일차 경기 일정

5월 10일 일요일 - 새벽 5시

1경기 SKT T1 vs 프나틱
2경기 EDG vs a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