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한국 지사장, 우 -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금일(9일)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언리얼 엔진 개발자 컨퍼런스인 '언리얼 서밋 2015 서울(이하 언리얼 서밋 2015)'이 막을 올렸다.

현장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팀 스위니 에픽 게임즈 대표는 VR 게임의 가능성, 그리고 모바일 플랫폼과의 시너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언리얼 엔진4에 도입될 새로운 기능, 그리고 이를 활용하여 게임을 개발할 예비 개발자들을 격려했다.

기조강연이 마무리된 후 별도의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통역은 박성철 에픽 게임즈 코리아 지사장이 직접 담당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언리얼 엔진4가 갖게 될 입지,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대 중인 작품 등에 대한 팀 스위니 대표의 생각을 지금부터 확인해보자.




올해 초 언리얼 엔진의 무료화를 발표했는데, 그 이후 성과가 어땠는지 궁금하다.

언리얼 엔진4가 대중에게 공개된 것은 15개월 정도 됐고, 2개월 전부터 무료화로 바뀐 것이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무료화되고 난 후 25배 정도 사용자 수가 증가했다. PC, 콘솔, 모바일, 웹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게임 개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줄은 나도 몰랐다.

무료화되고 난 후 입소문의 경로도 바뀌었다. 개발자들이 집에서 개인적으로 사용해본 후, 회사에 추천하는, 오히려 밑에서 위로 추천이 가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에픽 게임즈는 기어스 오브 워나 인피니티 블레이드 등 언리얼 엔진을 극한까지 활용한 작품들을 내놓곤 했는데, 이번에도 준비한 것이 있는지.

언리얼 엔진4 용 언리얼 토너먼트가 공개됐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재미있는 프로젝트라 생각한다. 그냥 게임만 공개한 것이 아니라, 실제 소스코드까지 전부 공유했다. 커뮤니티와 게임을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게임 자체를 언리얼 엔진4의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랄까.

또, 좀비를 주제로 한 포트 나이트라는 작품이 있고, 인피니티 블레이드 개발사로 유명한 체어에서 신작도 준비 중이다. 그 외 현존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는 모바일 게임도 개발 중이다. 지금 많은 것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초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에픽 게임즈의 파트너사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 중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넷게임즈의 프로젝트 HIT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간다. 또, 라이온헤드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페이블 신작도 지켜보고 있다. 페이블 신작은 콘솔 게임 그래픽 수준을 다시 재정립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외 개인적으로 기대 중인 작품이 더 있는데 아직 말할 수는 없다. 넥슨도 여러 프로젝트에서 언리얼 엔진을 활용 중이지만, 이 역시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

▲ 박용현 사단이 개발 중인 '프로젝트 HIT'


언리얼 엔진4의 전체적인 시장 규모에 대해 상세한 설명 부탁한다.

회사 방침인 만큼, 우리 엔진의 실제 사용자 수를 공개할 수는 없다. 다만, 예전에 비해 언리얼 엔진 사용자가 훨씬 많이 늘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 사실, 현업 게임 개발자외에도 집에서 취미로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들이 언리얼 엔진을 채택하는 경우가 예전과 비교해 많이 늘었다.

마켓을 평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엔진 사용자 숫자만 놓고 본다면 당연히 유니티 엔진이 1등일 것이다. 하지만, 게임이 시장에 나와 올린 매출을 놓고 순위를 정한다면, 언리얼 엔진의 비율이 훨씬 높다.


최적화와 UI 편의성에서 타 게임 엔진 대비 언리얼 엔진4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언리얼 엔진4는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을 목표로 개발되었다. 처음 설계부터 그렇게 잡고 들어갔기에 과거 버전에 비하면 확실히 진입 장벽은 낮다. 다만, 기준의 차이는 있다. 엔진을 배우는게 쉬운 것인지,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아우르는 전체 과정이 간편한지로 나누어 본다면, 언리얼 엔진4는 후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언리얼 엔진4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가지리라 예상하나.

콘솔, PC와 같은 상위 플랫폼에서 최고의 그래픽을 보여준 이후, 더 대중화된 기종으로 접근하는 것이 목표였다. 안드로이드 및 iOS에서 테그라 디바이스가 보유한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는 데도 특별히 노력을 기울였다. 어쨌든, 에픽 게임즈의 방식은 그 하드웨어에서 정점을 찍는 그래픽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중국을 비롯한 몇 국가에서는 아직 중간 혹은 중간 이하의 스마트폰이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들 기종에서도 언리얼 엔진의 고퀄리티 그래픽이 나올 수 있도록 최적화를 진행 중이다.

실제 그래픽 드라이버의 품질도 점점 올라가고 있고 하드웨어 회사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 쯤에는 모바일 쪽에서 한차원 높은 신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안정성도 향상되어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나왔던 버그 이슈도 급격히 감소할 것이다. 2016년에 만날 혁신을 기대해달라.

덧붙여 말하자면, 곧 모바일 게임 시장은 양분화를 겪게 될 것이다. 지금은 캐주얼 게임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캐주얼, 그리고 PC 게임 수준의 하드코어 게임이 다수 등장할 것이다. 모든 게임 개발사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다양성을 갖춘 시장이 탄생할 것이고, 이는 에픽 게임즈와 언리얼 엔진에게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


지난 2월 13일, 김형태 디자이너와 협업 하에 '언리얼 트윈스' 캐릭터를 공개한 바 있다.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 건지 설명 부탁한다.

지금 열심히 개발 중이며, 조금 더 작업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언리얼 엔진4 내에서 누구나 이용 가능한 캐릭터로 공개될 것이다. 우리 엔진을 이용해 어떤 게임을 만들던, '이 캐릭터를 넣고 싶다'는 생각만 있으면 사용 가능하다. 가격은 무료이며, 이에 김형태 디자이너도 동의했다.



유니티는 최근에 교육사업에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에픽 게임즈도 그러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여러 대학에 교육용 제품을 제공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로 서양에 협업 사례가 많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언리얼 엔진은 C++ 코드를 무상으로 제공하기에 대학교에서 교육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그외 건축이나 아트 쪽에서도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하고 있고, 특히 건축 쪽의 사례는 다 세기 어려울 정도다.


에픽 메가 게임즈 시절 게임이나 혹은 에픽 게임즈의 클래식 게임을 재출시하거나 리메이크할 계획은 없는지 들어보고 싶다.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지만, 지금 없다고 해서 내일도 없다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앞서 말한 것처럼 언리얼 토너먼트는 완전히 커뮤니티가 이끄는 게임이 됐다.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출시되는 에픽 게임즈의 작품들은 어느 정도 커뮤니티와 함께 만드는 요소가 있을 것이다. 밸브가 좋은 예시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는 유저가 모드나 스킨 제작에 참여하여 게임 자체가 풍성해졌다. 이런 분야에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


[인터뷰] 팀 스위니 대표 "언리얼 엔진4, 무료화 이후 사용자 수 25배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