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애널리틱스를 주제로 강연한 황찬주 디렉터

게임과 웹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박스앤위스커'의 창업자, 황찬주 디렉터가 29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5’에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강연을 통해 구글 애널리틱스(이하 GA)를 통해 기획자의 입맛에 맞는 색다른 게임 분석을 소개했다.

상용화하는 게임을 만들 경우, 분석 및 QA, 기획팀은 게임에 적합한 내용을 뽑아낼 수 있는 분석 툴을 결정한다. 이러한 툴은 알아서 여러 가지 지표를 쏟아내는데, 그 지표는 DAU나 MOU 등 게임의 매출이나 성적과 관련된 수치다. 최근에는 리텐션(잔존률)이라는 수치도 추가되며 게임의 성적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황찬주 디렉터는 이런 수치도 중요하지만, 이 지표만을 바탕으로 '어떻게 게임을 변경할까' 고민했을 때 이벤트 진행이나 단순히 유저 유입을 위한 패치 등 게임 본연의 재미와는 동떨어진 내용으로 전개됨을 깨달았다. 그는 분석 툴을 이용해 게임 자체에 도움이 되는 지표를 얻어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지금까지 게임 분석 툴에 사용된 세 가지 요소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기존의 통계 툴은 매출과 리텐션 등을 계산하는 기술적인 요소와 수학적인 통계는 뛰어났다. 하지만 특정 분야의 지식(Domain Knowledge). 즉, 게임에 대한 이해도 부분은 굉장히 부족했다.

사실 게임에 대한 지식은 자동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분석 툴보다는 게임을 만든 기획자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그렇기에 그는 기획자 스스로로 섹션을 지정하고 원하는 값을 능동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분석툴인 GA를 추천했다.



▲ 앱이 결과론적인 수치로만 분석되는 이유는 도메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수치를 알아서 계산하기는 하지만 사용자 스스로 원하는 섹션을 선택할 수 있는 GA의 특성상 '무엇을 볼 것인가'를 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원하는 분석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측정 기준과 측정 항목을 설정해야 한다. 황찬주 디렉터는 자신이 직접 기획한 스테이지형 RPG를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해당 게임은 서비스 초반, 들쭉날쭉한 밸런스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유저들의 실제 스테이지 승률과 전투 이탈률, 그리고 스테이지 클리어 시간을 GA에 대입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분석했다. 이를 위해 측정 기준은 배틀을 클리어하느냐, 하지 못하냐 그리고 중간에 이탈하느냐 세 가지로, 측정 항목은 승리와 패배, 이탈이 몇 번이나 발생하는가로 설정했다.

설정한 측정 기준과 항목을 바탕으로 스테이지의 승률과 중도 이탈률 등의 정보가 어느 정도 쌓이게 되면 GA는 이를 자동으로 수치화된다. 또한, 구글의 스프레드시트 연동 기능을 사용하면 GA의 분석 결과를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GA의 분석 결과는 구글 시트와 연동해 탭별로 자동 구분, 원하는 항목만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수치를 도식화하면 일일이 비교할 필요 없이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차트를 URL 형태로 게시하면 팀원과 간단하게 공유할 수도 있다.



▲ 전투 시간이 급상승하고 승률이 떨어지는 스테이지를 GA와 시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패치 후(파란선) 들쑥날쑥한 승률이 비교적 완만하게 감소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GA의 또 다른 장점은 스케쥴러 기능이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시간을 일간, 주간 등으로 직접 설정하면 해당 기간의 분석 결과를 알아서 수치화해 출력한다. 이렇게 출력한 내용을 그래프로 만들어 공유하면 별다른 준비 과정 없이 보고서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황찬주 디렉터는 스케쥴러 기능을 이용하면 불필요한 보고 절차를 간략화해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별도로 자료를 수집하는 시간이 들어가지 않아 운영 중에 발생한 이슈나 사건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GA의 분석 요소를 이용하면 유저들의 성향을 분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결제 페이지에 들어오는 수와 실제 결제 유저의 빈도를 분석하면 구매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판매하는 상품이 매력적이지 않아 구매를 꺼리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GA 연동을 통해 로그를 분석하는 과정에서의 주의점도 전했다. GA는 실시간으로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항목도 있지만, 대부분은 결과를 얻기까지 평균 4시간의 딜레이가 있다. 준 실시간 분석이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무료 버전에서는 월 1,000만 건의 제한이 있어 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전체 통계는 세부적으로 가능하지만, 개별적인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저가 일반적인 행동 외의 로그를 기록하면, 전체 통계에서 이러한 유저의 행동을 반영,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분석을 위한 모수가 적을 때에만 발생한다. 즉, 유저수가 많다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다.


황찬주 디렉터는 강연 말미 "측정 기준과 항목에 따라 측정 포스트 형식으로 URL을 쏘면 똑같이 분석할 수 있다"며 "URL을 이용하면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매핑해 결과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GA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원하는 분석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