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을 끝낸 것은 '갓 드로우'로 뽑은 검은 폭탄 한 장이었다. 26일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레진코믹스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2 2일 차 경기에서 'Surrender' 김정수가 'Tranzit' 김건중과 최종 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김정수는 5세트에서 김건중과 '거인 흑마법사' 미러 매치를 벌였다. 김정수는 중반부터 필드를 빼앗기고 수세에 몰렸으나,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일발역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인 검은 폭탄을 드로우하는 데 성공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하는 김정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접전 끝에 8강에 진출한 소감이 어떤가?

큰 고비를 넘겼다. 다음 경기부터는 이렇게 고생하지 않고 쉽게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Q. 왜 고비라고 생각했는지?

하스스톤이 원래 플레이에 기복이 심한 편인데 오늘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나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자꾸 져서 좋지 않은 플레이를 했다.


Q. 오늘 경기력에 대해서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떤 점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대회를 하면 항상 상대방의 남은 덱을 염두에 두면서 플레이를 하는 편인데, 오늘은 머리가 흐리멍텅 해져서 그런 계산이 잘 되지 않았다.


Q. 상대의 청지기 마법사 덱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Tranzit' 김건중 선수가 청지기 덱이 해외에서 유행하기 전부터 비슷한 덱을 쭉 밀어왔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 덱이라고 생각을 했다. 덱 자체는 그다지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Q. 오늘 직업으로 사냥꾼, 드루이드, 흑마법사를 선택했다. 최근 대세 덱인 손님 전사를 쓰지 않은 이유가 있나?

손님 전사를 대회에서 쓰기엔 카운터를 당하기가 너무 쉽다. 정말 강한 건 사실이지만 카운터를 당하기 쉬워서 아끼고 아꼈다가 최후의 순간에 낼 생각이다. 거인 흑마법사는 광역기가 많아서 그 자체가 카운터고, 무기 파괴 카드를 자주 쓰는 직업들, 그리고 도적을 상대하기 까다로워서 이번에는 쓰지 않았다.


Q. 오늘 언제 승리를 확신했나?

마지막 순간에 검은 폭탄을 뽑았을 때(웃음)? 마지막까지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 하지만 상대가 나보다 남은 패가 적었기 때문에 한 번만 광역 카드로 상대 필드를 쓸어버리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Q. 본인 라인의 8강 멤버가 확정됐다. 가장 경계되는 선수를 꼽자면?

같은 팀원인 '슬시호' 정한슬 선수가 까다롭다. 숙소에서 정한슬 선수가 내 옆 자리에 있어서 서로를 너무 잘 안다.


Q. 숙소 생활은 지낼만 한지?

합숙 이후로 잠을 거의 안 자고 게임만 계속 했다. 하지만 재미있게 게임을 한 건 좋은데 요즘 너무 피곤하다. 초반부터 너무 달린 건 아닌가 걱정도 된다. 합숙하기 전에는 단순히 재미로 하던 하스스톤이었지만 합숙 이후엔 하스스톤을 제대로 하면 어떻게 되는지 깨닫게 됐다.


Q. 이번 대회 목표는 어디까지인가?

4강이 목표다. 나를 이기고 올라가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은 선수들이 있다. 그 중 한 명이 정한슬 선수인데, 그 선수에게 진다면 우승을 양보할 수도 있다. 물론, 쉽게 우승을 내 주진 않을 생각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팀 선수들 모두를 많이 응원 해주셨으면 좋겠다. 합숙을 해 보니 팀원들이 다들 정말 좋은 사람들이다. 나도 팀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