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은 덱과 덱이 겨루는 게임인 만큼, 덱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난 사람이 보다 게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다른 카드 게임이 그러하듯 하스스톤에서도 '뛰어난 덱 메이커'는 대회에서도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많은 유저들에게 인정받는 존재가 될 수 있는데, 현재 세계의 하스스톤 게이머 중에서 가장 뛰어난 덱 메이커를 꼽아보라 한다면, 아마 많은 유저가 'Kolento' 알렉산더 말쉬 선수를 떠올릴 것입니다.

코렌토 선수는 하스스톤 출시 이후 지금까지 최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프로 게이머이자, 한국에서 '믿고 쓰는 코렌토(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덱 메이커로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바로 이 코렌토 선수가 스페셜 매치 출전을 위해서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왔는데요, 이에 인벤에서도 어렵게 코렌토 선수와 인터뷰 자리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소 촉박한 일정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코렌토 선수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에 있는 하스스톤 유저 여러분. Cloud9 팀에서 하스스톤 프로 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는 'Kolento' 입니다.


Q. 한국에는 이번이 첫 방문인가요?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떠신가요?

네 한국은 처음이네요. 비행기로 한국 근처까지 왔을 때는 전체적인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좋았어요. 그런데 막상 서울에 도착하고 보니, 그냥 대도시 같은 느낌이네요. (웃음)

환경이 예쁘고 잘 꾸며져있는게 좋아요. 개인적으로는 강과 다리 같은 풍경을 좋아하는데, 한국이 그런 풍경이 많아서 좋네요.


Q. 한국에서는 '믿고 쓰는 코렌토'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코렌토 선수에 대한 인기가 상당합니다. 한국에서의 인기를 알고 있었나요?

아니오, 전혀 몰랐어요. 중국에는 직접 경기를 하러 간 일이 있어서 중국 쪽에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 걸 알았는데, 한국에도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니 믿기 어렵네요.


Q. 한국 대회에는 인벤 인비테이셔널 이후 두 번째로 참가하게 됩니다. 특히 초청까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번 스페셜 매치에는 어떤 계기로 참가하게 되었나요?

특별한 계기 같은 건 없었어요. 대회에 초청한다는 메일을 받았고, 메일을 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참가하겠다고 했습니다.


▲ 흥미로운 대회는 모두 출전한다는 코렌토 선수


Q. 코렌토 선수는 하스스톤 초기부터 명성을 떨쳐온 선수이지만, 코렌토 선수의 개인적인 부분은 많이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스스톤을 시작하게 되셨고, 그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었나요?

하스스톤을 하기 전까지는 월드 오브 탱크라는 게임을 정말 열심히 하는 유저였어요. 그런데 사실 이게 대중적으로 많은 유저가 즐기는 편도 아니었고, 러시아에서만 인기가 있는 편이라 다른 게임들을 찾고 있었죠. 그런데 그 무렵 하스스톤을 접하고 '이 게임을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방송도 하고 대회도 나가게 된 것 같아요.


Q. 하스스톤의 프로 게이머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또, 많은 팀의 구애가 있었을 것 같은데, C9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C9 팀은 먼저 게임을 하기 상당히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고, Gnimsh 선수나 StrifeCro 등 뛰어난 선수가 많아서 마음에 들었어요. 후원도 상당히 든든하게 해주는 편이고, 특히 선수들의 개별적인 부분에 대한 간섭이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 명문 Cloud9 팀에는 최근 'MaSsan' 선수가 입단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Q. 하스스톤 프로 게이머로서 많은 커리어를 쌓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아무래도 작년 블리즈컨 진출을 결정지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때 블리즈컨 진출을 위해 상대했던 선수들이 모두 강자라서 못 갈 것 같았거든요.


Q. 현재 세계 랭킹 2위, 유럽 1위(gosugamers.net 선정, 7월 4일 기준)에 올라 있습니다. 하스스톤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최강자의 입지를 이어가고 있는데, 남다른 비결이 있는지?

저도 딱히 이유를 잘 몰라서 비결이라고 할 만한게 없는 것 같아요. (웃음) 그저 모든 게임에서 카드를 내기 전에 논리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하는데, 그런 부분이 꾸준히 유지되면서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네요.


Q. 여러 대회에 출전하며 많은 선수와 대결했는데, 특별히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선수나 만났을 때 흥미로운 선수가 있다면?

음.. 상당히 어렵네요. Savjz나 StrifeCro 선수도 있고.. 거의 15명 정도는 있는 것 같아서 일일이 다 말하기가 어렵네요. 말하다 보면 더 나올 거 같기도 하고. (웃음)


▲ StrifeCro 선수나 Savjz 선수 등 많은 선수들을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경쟁 상대로 꼽았다.


Q. 코렌토 선수는 한국에서 '덱의 완성자'라는 칭호가 있습니다. 대회에 출전할 덱이나 등급전에 활용할 덱을 고안할 때,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나요?

그 부분은 뭔가 구체적으로 말하기 상당히 어렵네요. 딱히 무언가를 고려하면서 덱을 만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서.. 그냥 좋은 덱을 만들기 위해서 항상 구상하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거인을 사용하는 컨트롤 흑마법사 덱이나 과거에 있었던 주문 도적은 원래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저는 쓰고 있었어요.

굳이 말해본다면, 먼저 현재의 메타를 보고 어떤 상황에 어떤 카드가 주류 메타를 저격할 수 있을지, 허를 찌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편이에요. 그냥 현재 메타에 맞춰서 생각하고, 그러다 보면 새로운 덱이 나오는 것 같아요. 덱 고안과 관련된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 것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Q. 실례로, 코렌토 선수가 최근 방송에서 보여준 '흉포한 늑대인간'을 활용하는 전사덱(일명 늑조디아 덱)이 한국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덱은 어떻게 사용하게 되었나요?

그건 사실 제가 만든 덱은 아니에요. 아주 옛날부터 있던 덱인데, 그저 최근 메타에서 활용하기 좋아 보여서 조금 개조해서 쓰게 되었죠. 사실 방송에서 보여줄 게 없기도 했고 심심해서 써봤는데, 의외로 잘 먹히던데요. (웃음) 실제로 지난 블리즈컨에서 Kranich 선수가 저를 상대로 그런 덱을 쓰기도 했고요.

그 덱과 관련해서는 타우릿산이 들어간 부분을 많이 언급해주시는 것 같은데, 사실 딱히 타우릿산 때문에 그 덱이 강한 것 같지는 않아요. 실제로 8턴 전에 대부분의 키카드를 찾을 수 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이 덱이 정말 강하다고 보진 않아요. 다만, 최근 전사덱이 다양하게 변하면서 상대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나, 대부분의 콤보덱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이 덱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최근 코렌토 선수가 방송에서 활용하며 화제가 된 '늑조디아' 덱


Q. 대회에 출전할 직업을 선정할 때, 가장 비중을 두는 부분은 어떤 점인가요? 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직업덱을 꼽아본다면?

보통 상대 선수가 선호하는 직업이나, 상대의 운영 스타일에 따라 맞춤형 덱을 주로 선정하는 편이에요. 좋아하는 덱은 사실 대회에서 돌진 사냥꾼 덱으로 이긴 적이 많아서 좋아하긴 하는데, 이건 뭔가 좋다고 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좀 있네요. (웃음)

그래서 돌진 사냥꾼을 제외하고 꼽아보면, 다른 선수들도 많이 선호하는 컨트롤 흑마법사 정도?


Q. liquid나 tempostorm에서는 주기적으로 덱 랭킹을 산정하고 있는데, 코렌토 선수가 생각하는 최근 가장 강한 덱 TOP3로는 어떤 덱을 꼽을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최근 강하다고 생각하는 덱으로는 손님 전사와 돌진 사냥꾼, 흑마법사덱 정도가 있을 것 같네요. 특히 흑마법사는 모든 종류의 덱이 다 강한 것 같아요.


▲ Kolento 선수가 꼽은 최근 TOP3 메타 직업


Q. 최근 손님 전사와 어그로덱이 강세를 보이면서 드루이드나 미드레인지 주술사가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렌토 선수가 생각하기에 이 덱들이 다시 주류로 오르기 위해서 어떤 부분이 개선되어야 할까요?

어차피 덱의 강-약은 확장팩이 나오거나 카드가 추가로 나오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제가 뭔가 개선할 부분을 꼽거나 카드를 추천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네요.

그리고 미드레인지 주술사는 사실 그렇게 약한 덱은 아니에요. 상대를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콤보형 카드도 있고, 필드를 정리하는 주문도 강력한 편이거든요. 다만, 그 카드를 모으는 게 어렵기 때문에 약하다고 해야할까요? (웃음)


Q. 코렌토 선수는 사제 덱을 잘 쓰기로도 유명한데, 대회에서의 사제 덱과 등급전에서의 사제 덱 활용은 어떤 장단점이 있고, 개선할 부분은 어떤 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사제가 꼭 약한 건 아닌데, 너무 수동적인 게 문제인 것 같아요. 어떤 덱에 맞춰서 덱을 짜면 강한데, 그러면 그 덱 외에 다른 덱에는 약해지거든요.

예를 들어, 죽음의 군주나 부상당한 검귀는 사제가 활용하기 좋은 카드이지만, 만약 상대가 제가 예상한 대로 덱을 가져오지 않으면 덱 자체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려요. 사냥꾼에 '사냥꾼의 징표' 같은 걸 사용하면 거의 바로 게임을 내주게 되고요. 이렇게 사제 덱은 1~2 직업을 상대로만 강하게 짤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네요.


▲ 코렌토 선수가 KPL2015 우승 당시 사용했던 컨트롤 사제덱
코렌토 선수는 실제 여러 대회에 사제 덱으로 참가한 경험이 있다.


Q. 현재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선수도 있고, 코렌토 선수의 두 번째 한국 대회 출전이기도 한데, 혹시 알고 있는 한국 선수가 있나요?

딱히 한국 선수를 만날 기회가 없어서 많이 알고 있지는 않은데, Kranich 선수는 몇 번 대회에서 만나서 알고 있어요. 딱히 친한 선수는 없네요.


Q. 지난 블리즈컨2014와 인벤 인비테이셔널에서 한국 선수를 만난 경험이 있는데,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을 꼽아본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한국 선수와 만날 기회가 많이 없어서 대표성있게 말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 제가 경험한 바로는 한국 플레이어들은 상당히 빠르게 플레이하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상대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게 빨리 플레이하기 때문에 자신도 실수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Q. 한국은 e스포츠 문화가 상당히 발달했음에도 북미나 유럽에 비해 아직 하스스톤의 프로팀 창단이나 프로 게이머가 많지 않습니다. 북미-유럽에서 유독 하스스톤의 프로화가 활발히 진행된 이유와, 한국에서 하스스톤 프로화를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일단 하스스톤 자체가 쉽고 좋은 게임이고, 접근성이 좋아서 누구나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북미나 유럽 쪽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봐요. 그래서 북미-유럽 쪽에 대회나 프로팀도 많은 것 같고요.

한국은 e스포츠의 시작이 스타크래프트였고, 지금은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인기가 많은 거로 봐서는 상당히 전투적인 게임을 좋아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정적인 하스스톤에 대한 관심이 많이 없는 게 문제인 것 같네요. 게이머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대회도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하스스톤도 성장할 거라 봅니다.


▲ 진지한 얼굴로 설명하는 코렌토
포커 페이스가 습관이 되며 실제로 잘 웃지 않는다고 한다.


Q. 한국이나 해외에서 하스스톤 프로 게이머를 꿈꾸는 유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나 조언이 있다면?

일단 대회에 많이 참가하고, 특히 방송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북미나 유럽 쪽에서 하스스톤 방송에 대한 관심이 많으니 그쪽을 타겟으로 방송하는 게 나을 것 같고요.

그렇게 활발하게 활동을 하면 아마 프로팀에서 먼저 반응이 올 거에요. 저도 그랬거든요. 방송을 통해서 알려지고, 그 방송을 본 사람의 추천에 의해서 팀에 입단했으니까요.


Q. 프로 게이머로서 많은 대회에 출전하고, 또 많은 것을 이루었습니다. 앞으로 하스스톤 프로 게이머로서 목표가 따로 있나요?

많은 대회에 나가서, 많은 우승을 차지하는 게 목표에요.


Q. 블리즈컨에서 우승하고 싶지 않나요?

아니오, 꼭 거기에서의 우승을 따로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아요. 물론, 거기에서도 우승하면 좋겠죠. (웃음)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을 위한 인사 한마디 부탁합니다.

한국에 있는 팬 여러분의 관심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실 한국에 팬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는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준다는 걸 알게 되니 기쁘네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제 방송도 많이 보러와 주세요!


▲ 앞으로 있을 대회에서 Kolento 선수의 선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