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팀이 있다. 팀 '불로소득'. 그들을 처음 만난 곳은 작년 11월 '오픈 플레이 데이'였다. 특이한 게임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인 팀이었다. 더불어 블리자드가 연상되는 명함까지. 그리고 반년이 지난 올해 7월, 그들은 'REDDEN(이하 레든)'을 출시했다.

화살, 총알 같은 전쟁 도구의 관점에서 본 게임 진행. 그리 특이한 방식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끌렸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느낌을 계속 받았다는 게 옳은 말일 거다.

무수한 게임의 홍수 속에서도 자신의 고집을 관철하지 않고 남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팀 '불로소득'을 만났다. 직접 만나보니 개발자라는 표현보다 창작가라는 말이 더 잘어울렸다.

▲ 팀 불로소득 기획 및 개발 김준영(좌), 아트 이유진(우)



■ 그들은 어떻게 게임을 만들게 되었나 - "게임이 가진 가능성"
- '레든'은 그들의 첫 작품이다. 원래 개발을 하던 사람들도 아니다.

'레든' 간단 소개

ㅇ 도구 시점 슈팅 게임.
ㅇ 전쟁 도구를 움직여 목표를 달성하는 게임.
ㅇ 역풍, 순풍, 장애물, 스킬 등의 요소가 있음.
ㅇ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무능력과 그를 도와주는 도구의 험난한 과정을 담은 게임.

▲ 레든 플레이영상


이유진: 회화과 출신이에요. 순수 미술 쪽으로 작업할 생각이었어요. 지금은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요.

게임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페이퍼 플리즈'를 참 재미있게 했어요. 제가 가지고 있던 게임에 대한 사고방식을 뒤흔들었죠. 1인 개발이 가능하다는 시대라는 것에 놀라는 동시에 게임이 가지는 가능성을 알게 됐어요.

사실 미술 전시관에 있는 인터렉션을 목표로 한 작품 중에 재미없는 작품들도 많아요. 게임으로 접근하면 재미를 주면서 전달할 수 있는 게 많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준영이를 만나게 돼서 게임 작업을 하게 됐어요. 참, 저희는 커플인데 만나고 나서 한 달 있다가 작업을 함께 하게 되어 데이트도 제대로 못 해봤어요.

김준영: 죽이 잘 맞았죠. 저도 원래 게임 개발을 하려고 마음을 먹은 사례는 아니에요. 대학교를 게임 관련해서 다니기는 했지만, 중간에 그만뒀거든요. 저랑 잘 안 맞았다고 할까요. 사실, 고등학교 때 되게 싫어하는 선생님이 가지 말라던 학교였어요. 아마 제 인생의 반항기였나봐요.

이유진: 막사네, 막살아. (웃음)

▲ 게임의 가능성을 봤다던 '페이퍼플리즈'

김준영: 그래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서 디지털 스토리텔링학과로 갔어요. 게임 시나리오를 배우는 곳인데 제가 생각을 잘못했던 거죠. 그곳은 오롯이 게임 시나리오를 쓰는 방법과 콘텐츠 기획을 배우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그만두고 단편 소설을 하나 썼어요. '레든'의 정신적 모태가 된 작품이죠. 학교에 다닐 당시 '레든'의 프로토 타입을 만들었고요.

사실 전 프로그래밍을 할 줄 몰랐어요. 시나리오와 기획이었거든요. 어쩌다 보니까 제가 프로그래밍해야 하는 상황이 왔고 그래서 공부하면서 했어요. 2년 걸렸어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거 같아요.

이유진: 매일 구글에서 검색하면서 개발했어요. 배우면서 하다 보니 개발기간에 비해 볼륨이 좀 작은 편이에요.



■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나 - "인간과 도구, 도구와 인간"
- 어려운 난이도 때문에 묻혀버렸지만, 이들이 말하고자 했던 주제. 그리고 그 주제를 더욱 많은 사람에게 경험하게 하고자 난이도 모드를 작업 중이다. 또한, 무한 모드도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준영: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엔딩이랑 관련이 있어 자세히 말하기는 조금 어려워요.

이유진: 도구들이 자신의 옛 기억을 더듬으면서 인간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인간들은 처음에 주체적으로 도구를 사용해요. 그러나 결국에는 도구화된 인간을 만나게 되죠. 도구가 인간을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누군가에겐 인간도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말이죠.

현대 사회에서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 폰을 플랫폼으로 한 이유도 이거에요. 스마트폰도 인간이 주체적으로 사용한다고 하지만, 스마트 폰에 의해 조종당한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잖아요. 내가 도구고 도구가 나고. 사실 도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인간의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김준영: 기획자보다 더 잘 알아.

이유진: 그래서 스마트폰 플랫폼인 거에요. 아무도 모르지만요. 드러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요. 날카롭게 알아차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몰라도 그만 알아도 그만인 거죠. 그런데 우리한테는 중요한 거고요.


김준영: 좀 매니악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스토리 텔링을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이 부분이 상당히 어려웠던 거 같아요. 사실 약간의 블랙코미디를 접목한 거예요. 게임에 등장하는 인간들이 자기가 잘 난지 알지만, 사실 도구 도움 없이는 못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심지어 도구의 도움을 눈치도 못 채죠. 이런 모습을 부각하기 위해서 어려움은 의도했던 거에요.

그런데 게임이 어렵다 보니 스토리 텔링이고 연출이고 다 묻히고 게임 플레이 그 자체로 평가를 받게 되더라고요. 무능력하지만 잘난 체 하는 등장인물을 욕하길 바랬는데 개발자를 욕하더라고요.

이유진: 주위 사람들도 너무 어려워서 재미없데요. 망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어요. 처음 저희 프로젝트의 방향성은 기존에 발매된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가급적 배제하고 저희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자고 하는 목적이 있었어요.

김준영: 우리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 모드를 만들고 있어요. 아마 인터뷰가 나갈 시점에는 안드로이드는 업데이트되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영어는 못해서 지금 번역을 다른 분들에게 맡긴 상태예요.

이유진: 저희가 쉬운 게임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요. 사실 요즘 쉬운 모바일 게임이 참 많잖아요. '레든'은 준영이가 많이 생각해서 쓴 시나리오를 들려주기 위한 게임이다 보니 요즘 모바일 게임에 익숙해진 캐주얼 유저들에게 쉽지 않았을 거에요.

사실 콘텐츠가 풍부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난도가 쉬워지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긴 하지만, 게임을 못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결정했어요.


김준영: 처음에는 평면에 가까운 그래픽이지만 진행할수록 약간의 3D 오브젝트가 등장해요. 과거에서부터 현재로 오면서 입체화되는 것을 표현한 건데, 역시 우리만 알죠. 한 사물의 단면만 보게 되면 뒤는 모른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컵이 있잖아요. 이 컵이 우리 눈에는 그냥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컵이 서 있기 위해 발버둥 치며 노력하고 있는 거인지도 몰라요.

이유진: 도구 세계를 표현할 때 인간은 스스로를 도구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도구로 취급될 수 있듯 우리가 모르는 도구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김준영: 게임 외적으로는 처음에 무한 모드도 구현해서 내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어요. 그런데 '레든'이 망하면 투자한 시간이 너무 아까울 것 같아서 출시 후 반응을 보고 결정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엄청난 호응을 받은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반응이 괜찮다고 생각해서 무한 모드를 업데이트하려고요.



■ 팀 불로소득 - "불로소득? 노동도 이런 노동 없어요."
- 일하지 않고 소득을 얻을 수 있다면 가장 즐거운 일이라 말하는 '팀 블로소득'. 그러나 '레든'이 오픈마켓에 올라가기까지 불로소득과 조금 거리가 있었다.

▲ 블리자드 로고 패러디

김준영: '불로소득'이란 팀 이름은 2012년도에 학교 프로젝트를 할 때 웃겨보려고 지은 이름이에요. 짓고 보니까 제법 마음에 들더라고요. 노동하지 않으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다면 현대인으로서 가장 즐거운 일 아닐까요? 뿐만 아니라 어감도 블리자드랑 비슷해서 웃길 거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로고도 비슷하게 만들었고요.

그런데 게임 개발이란 거, 노동도 이런 노동이 없더군요. 3~4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군대 가듯 2년간 작업실에 박혀서 일했어요.

이유진: 전 미술학원 강사다 보니 시간을 쪼개서 함께했어요. 항상 작업실에서만 데이트 할 정도로 열심히 만들었지만, 둘이서 만들다 보니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어요. 이 대로 만들면 2015년에는 굶어 죽을 거 같아서 2014년부터 각 잡고 만들었죠.

김준영: 말은 이렇게 해도 전 상당히 운 좋은 케이스에요. 처음 개발은 옥탑방에서 시작했어요. 당시 룸메이트와 약간의 마찰이 있어 아버지에게 고개를 숙이고 아버지가 사용하던 사무실을 하나 얻을 수 있었어요. 임대료가 없으니까 굉장히 좋은 조건에서 개발했다고 말할 수 있겠죠.

이유진: 백수 아들이라고 욕 엄청 많이 먹었어요.

김준영: 개발 과정에서 커플인 데다가 2년 동안 함께 일하다 보니 많이 싸우기도 했어요.

이유진: 사귀고 한 달만에 바로 작업에 투입됐어요.


김준영: 당시 아트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여자 친구한테 이런 고민을 털어놨었는데 여자 친구가 "나 그거 잘하는데?"라고 하더라고요.

이유진: 아무래도 제가 순수 미술을 전공했었으니까요. 게임의 컨셉과 기획이 잡혀있다고는 하지만 미술적인 부분에는 부족한 게 많아 보였어요. 같이 의논해 가면서 작업했어요.

김준영: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한 건 저희 둘이지만, 도와준 사람들은 많아요. 무료로 도와주든 정말 매우 적은 금액만 받고 도와주든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어요. 그리고 지인들도 많이 도와줬고요. 음악, 번역, 서버 프로그래밍 등 여러 분야에서 도움을 받았죠. 그래서 엔딩 크래딧에 '팀블로소득 with Friends'라고 넣었어요



■ 젊은 창작가들의 고민 - "내 갈 길을 가련다"
- 2년간의 개발 기간. 아버지에게 사무실을 빌린 백수 아들. 본업은 미술 학원 강사인 아트. 둘의 2년은 굉장히 길었을 것이다. 그렇게 만든 게임은 3천 원 상당의 유료 게임. 유료 게임 시장의 파이를 생각하면 사업적으로 그리 똑똑한 선택은 아니다.

김준영: 상업 게임을 만들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일단 제 실력이 부족해서... 프로그래밍 실력뿐만 아니라 결제 부분을 관리해나갈 기획 실력이 부족해요. 무엇보다 제 성향이 아니에요. 그런데 인앱 결제를 제가 관리하라고요? 짜증 나는 일이죠.

한 번 결제하면 두고두고 즐길 수 있는 90년 대 패키지 게임의 역할을 지금에 와서는 구글이나 애플 신규 유료에 올라있는 인디 게임이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유진: 작년 9월, 크라우드 펀딩을 하면서 사람들을 처음으로 만났는데, 다들 전략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사실 우리는 동아리 같은 느낌이랄까요. 단순히 게임을 만들고 싶은 데로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우리와 다르더라고요. 우리가 숭고하고 순수한 사람은 아니지만, 투잡을 뛰는 한이 있더라도 소모성 게임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아요.

▲ 불로소득은 자신 만의 색을 끝까지 지켰다.

김준영: 사실 퍼블리셔에서 바꿔서 내자는 제안을 받긴 했어요. 그런데 마음에 안 들어서 내쳤죠. 고등학교 때의 반항기가 아직 안 사라졌는지 그냥 싫었어요. 북미 유럽으로 진출시키고자 하는 분도 있었는데 기획을 바꿔야 한다고 해서 거절했어요. 1:1 대전도 되는 그런 게임으로 바꾸려고 했는데, 그러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스토리 텔링에서 멀어질 것 같았거든요. 그래도 처음엔 솔깃하더라고요.

이유진: 솔직히 솔깃하긴 했어요. 한 편으로는 '우리가 게임을 잘 못 만들고 있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을 다 거절했기에 게임을 망치고 있지 않나 고민을 많이 했죠. 게임을 잘 모르니까요. 그래도 우리 게임이 어디 가서 하나의 라인업으로 전락해버리는 건 원치 않아서 우리가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했죠.

김준영: 상업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개인적으로 요즘의 모바일 게임을 굉장히 싫어하는데, 잘되는 이유는 이것을 수용하는 유저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유진: 저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유저들이 기대하는 기대감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걸 저버리고 개발자가 자기 만드는 것만 생각하면 너무 한길로만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상업 게임을 만드는 중에도 소통하면서 더 발전시키는 것도 이제는 이해해요.

또, 돈을 벌어야 하니까 돈을 버는 게임을 만드는 것도 이해해요. 다만 다양한 게임들이 더 나오면 좋겠다는 거죠. 상업 게임을 존중하지만, 우리의 동료가 될 수는 없다는 느낌이랄까요.

김준영: 요즘 모바일 게임이 인기 있는 것이 이해되는 게, 요즘 살기가 힘들잖아요. 게임에서조차 힘들어지고 싶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기계가 해주는 모습에 기쁨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 거고요.


김준영: 처음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발부터 유통까지 다 체험을 해보고 어떤 부분이 약한 부분인지 파악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죠.

이유진: 그런데 약한 게 너무 많아서 큰일이에요... 심각한 가내 수공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애초에 돈 벌 생각을 버렸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런지 게임을 즐겨본 분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면 신기해요.

김준영: 여태까지 개발과정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게임을 보여주면 악평만 받았어요.

이유진: 지난 2월, 게임인재단의 '힘내라 게임人상' 탑 리스트에 선정됐을 때도 '다 좋아할 만한 게임은 아닌데, 20~30%는 좋아할 가능성 가능성이 있는 게임 같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독특했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우리 게임 장르가 뭐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못 말해요.

김준영: 기획서 상에는 IPS라고 되어있어요. 아이템 시점 슈팅 게임이라고...

이유진: 이야기 하다 보니 우리 무척 생각 없이 만든 거 같아.

김준영: 생각 많이 했어.

이유진: 다른 분들에 비해서...

김준영: 크게 망하고 데어봐야 돈 되는 게임을 만들겠지.

이유진: 그래도 이렇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방식의 게임을 계속 만들고 싶어요.



■ 젊은 창작가들의 고민 2 - "우리와 같은 취지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 퍼블리셔의 제안을 거절한 '불로소득'에 있어 요즘 최대의 관심사는 같이 일할 수 동료를 찾는 것이다. 같은 취향, 취지를 공유하고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돈을 줄 수 없는 환경이기에 수익적인 면보다는 취지를 공유하는 사람과의 작업을 꿈꾼다.

▲ 출처: 불로소득 페이스북

김준영: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는 운이 매우 좋은 케이스에요. 다른 사람들은 원래 하고 싶었던 걸 참으면서 수익이 나는 쪽으로 선회하는 현실적인 움직임을 보이는데, 우리는 진짜 우리가 하고 싶은 데로 만들었으니까요.

이유진: 하지만 지속이 안 되는 환경에 있으니까 좀 걱정 돼요. 그래서 함께할 사람이 필요해요. 우리와 같은 생각과 취지 그리고 취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더 괜찮은 걸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준영: 인디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사업적 방향을 먼저 설정하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취향이 맞는 사람을 만나길 기대해요.

이유진: 우리 게임이 조금 유명해져서, 좀 더 다양한 사람이 우리 게임을 접하면 우리의 취지와 같은 사람들을 찾을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해요. 둘만으로는 한계가 많아요. 같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계속 게임을 만들게 될텐데 시간이 흐른뒤 '레든'을 보면서 비웃을 날을 기대해요.



■ 시행착오로 빚어낸 게임 '레든' - "내가 감동하고 우리가 감동하는 게임을 만들 거야"
- 첫 게임을 무사히 출시한 '불로소득', 모바일 게임 개발에 있어 2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개발했지만, 결국엔 출시에 성공했다. 운이 안좋으면 10년 동안 상용 게임 하나 출시하지 못하는 바닥이다. 첫 게임을 마주한 2년 간 그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이유진: 전 초탈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사람들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자세랄까요? '왜 이런 게임을 만들지'라고 많은 사람들이 물었어요. 우리의 의도를 전달하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사람들 반응에 초연해졌어요.

김준영: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보통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보다는 게임 플레이에 더 집중하더라고요. 아마 제가 실패한 부분이겠죠. 스토리 텔링을 제대로 못 담은 것 같아 아쉬워요. 아마 게임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못 만들었을 거에요. 이제는 좀 알았으니 좀 더 쉬운 방향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유진: 처음에 게임의 규모를 가늠하지 못해서 스크립트를 짰다가 점점 불어나는 콘텐츠 때문에 전부 뜯어고치기도 했어요.

김준영: 프로토 타입에서 살을 붙여나가는 방식이어서 전체를 총괄하는 메인 시스템이 없던 거예요. 그냥 붙이면 될 줄 알았는데 말이죠.

이유진: 또 요즘 게임들은 튜토리얼이 되게 상세하고 친절하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게 안 예뻐 보여서 싫었어요. 그래서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김준영: UI, UX에 대해 몰랐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레벨 디자인 할 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장애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장애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요즘 게임과 비교해서 불친절하긴 한데 이것만큼은 제 의견을 관철하려고요.

이유진: 고집으로 나온 게임이죠.

▲ 고심 끝에 타협한 튜토리얼

김준영: 난이도 조절이 가능한 모드도 준비하고 있으니 아트에 관심이 있어 플레이한 사람도 게임을 즐기면서 이야기에 관심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게임 플레이에만 관심이 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이 게임으로 하여금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 게임을 만든 계기가 도구와 인간의 입장을 바꿔보자는 발상의 전환이었거든요. 다른 사람들도 같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이유진: 게임을 통해 우리가 말하고 싶은 걸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게임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가능성을 가지고 내가 감동하고 우리가 감동하는 게임을 만들 거에요

김준영: 요즘 게임들은 해외 시장, 그중에서 동양권에만 시선이 머물러 있는 것 같아요. 때문에 자동 전투를 필두로 한 게임들이 넘쳐나고 있죠. 업계에서 좀 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유진: 그런데 우리 너무 말 많은 거 아니에요?

김준영: 너무 힘들 게 만들어서 할 말이 많...

불로소득의 김준영 기획자는 유저들과의 직접적인 피드백이 없는 것을 아쉽게 여겼다. 그동안 몇 번 매체에 글이 올라갔지만,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 번 기사를 계기로 유저들간의 소통, 그리고 그들과 취지를 같이하는 사람들을 찾길 바래본다. 그들의 페이스북홈페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