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

현지 시각으로 4일, 시애틀 키 아레나에서 펼쳐진 디 인터내셔널5(The International5, 이하 TI5) 플레이오프 패자전 2라운드 1경기에서 MVP 피닉스가 동유럽 최강자 엠파이어를 2:0으로 잡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MVP 피닉스는 난전에 강한 엠파이어를 난전으로 찍어누르는 믿을 수 없는 모습을 보이며 승리를 따냈다.

'큐오' 김선엽은 미드 레인에서 '레졸루션'을 완전히 압도했고 '페비' 김용민은 맵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아군을 보좌해 수많은 위기에서 아군을 구해냈다.

이하는 TI5 8강에 진출한 MVP 피닉스의 김선엽, 김용민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사상 처음으로 TI 8강에 진출한 소감이 어떤가?

김선엽 : 당연한 일을 한 것 같다. 원래부터 1위를 목표로 잡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차근차근 올라갈 생각이다. 대회가 공방보다 더 쉬운 것 처럼 마음이 편하다. 큰 대회라서 상대가 다 사리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김용민 : 이젠 저 부스 안에서 게임을 하는 게 익숙해진 것 같다. 매 게임마다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게임을 했는데, 오늘 2세트부터는 스스로도 마음에 들게 플레이를 했다.


Q. 엠파이어전을 준비한지 하루 밖에 안 됐다.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연습했나?

김용민 : 엠파이어전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항상 연습했던 걸 중점으로 기본기를 다졌고, 픽밴에서는 코치로 온 '두부' 김두영이 도움을 많이 줬다.

김선엽 : 말 그대로 여태까지 했던 연습이 다 기본기가 되다 보니 게임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훨씬 도움이 됐다.


Q. 1세트에서 암살 기사로 상대를 압도하고, 2세트에선 상대가 암살 기사를 가져왔다. 픽밴, 초반 레인전 상황을 보고 기분이 어땠는지?

김선엽 : 암살 기사 입장에서 뭐가 제일 기분이 나쁜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야금야금 잡아먹는 플레이를 했다. 2세트에서 내 리나 플레이가 아주 좋았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게임을 하는 데는 편안했다.

김용민 : 2세트에선 상대 서포터가 미드를 도와줄 상황이 안 됐고, 우리가 전 레인을 다 이겼다. 우리가 던지지만 않으면 이기겠다고 생각했다. 상대 딜러가 암살 기사와 항마사 뿐이라 내가 수호자의 경갑만 뽑으면 이긴다고 생각했다.


Q. 난전에 강한 엠파이어를 상대로 난전을 건다는 것이 부담되진 않았는지?

김선엽 : 난전은 오히려 우리가 패왕인 것 같다. 보통 다른 팀들은 난전을 한다고 해도 우리처럼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예상치 못하게 싸움을 걸기도 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난전에 어울리는 것 같다.


Q. 언제 승리를 확신했나?

김선엽 : 2세트에서 도망가는 상대 항마사를 잡았을 때 확신했다. 저주술사의 저주술이 들어간 걸 보고 피해를 누적시키기 위해 끝까지 쫓아서 잡은 게 컸다.


Q. 다음 경기인 VG, C9의 승자와 맞붙는다. 누구와 싸우고 싶은가?


김용민 : VG가 편하다. VG는 뭘 할지 예측이 되는데 C9은 도무지 예측이 안 된다.

김선엽 : 예전에 C9에게 졌던 기억이 있긴 한데 그 때 우리는 누구랑 해도 질 때였다. 지금은 누구를 만나든 큰 상관은 없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선엽 : 가족들이 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데, 지켜봐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김용민 : 부모님에게 불효를 많이 했는데 효도한 기분이 들어서 기쁘다. 응원해주는 부모님과 여자친구에게 정말 고맙단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