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모티가 ⊙장르: 액션 MOBA ⊙플랫폼: XBOX ONE, PC ⊙출시: 8월 28일 CBT


지난 PAX EAST에서 처음 공개된 Xbox의 3인칭 액션 MOBA(AOS) 자이겐틱. 3인칭 시점과 독특한 아트워크를 가진 이 게임은 '길드워'의 수석 기획자가 제작에 참여했다고 알려지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고, 이후 E3에서 시연판이 공개되면서 인기가 높았습니다.

게임스컴에도 당연히 출전했더군요. 이번에 자이겐틱은 독립 부스를 내는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부스에서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Xbox One 버전과 윈도우 10버전이 존재했고, 이에 맞춰 조이스틱과 키보드&마우스로 조작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웬걸? 이거 물건이더군요.

▲ 게임스컴에 참전한 '자이겐틱'의 부스

먼저 캐릭터 구성을 살펴보죠. 시연 버전에 등장한 자이겐틱의 캐릭터는 총 12종이었습니다(홈페이지에는 16종의 캐릭터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캐릭터마다 역할이 딱 구분되어 있을 정도죠. 적에게 돌진해서 진형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탱커, 그리고 HP를 회복시키고 적의 방어를 깎는 서포터. 거기에 암살, 저격, 화력지원, 광역 공격까지 딜러들의 역할도 아주 다양합니다.

모든 캐릭터가 사용하는 자원은 '스태미너'입니다. 이 스태미너는 대쉬를 하거나, 스킬을 사용하는데 소모됩니다. 교전하지 않거나 회복 존에 들어서면 빠르게 회복되고요. 사용되는 곳이 많기에 스태미너 분배를 잘 해야 합니다. 그렇게 어려운 정도는 아닙니다. LOL로 치자면 기력을 관리하는 것과 조금 비슷한 데, 기력이 상당히 넉넉한 편이라고 보면 됩니다.

캐릭터의 레벨은 최대 10까지 오르고, 레벨업을 하면 평타를 포함한 5종의 기술들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3,5,7,9레벨에는 공격력이나 최대 HP, 이동 속도 등 기본적인 캐릭터의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죠. 아이템을 구매하는 건 없어요. 다만, 스킬은 성장 트리가 있어서, 자신의 입맛대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 공식홈페이지에 공개된 캐릭터 16종

인터페이스와 화면 구성도 깔끔합니다. 캐릭터의 스킬, 그리고 HP와 스태미너, 미니맵, 가디언 게이지와 HP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 왼쪽 아래에는 킬/다잉 메시지가 나타나고요, 스코어는 별도의 키를 눌러 확인할 수 있습니다. MOBA라서 정보가 많이 필요할 것 같지만, 아이템이 없어서 이것으로도 필요한 정보는 다 확인할 수 있죠. 기본적인 인터페이스의 가시성이 아주 뛰어납니다.

독특한 아트워크는 생각보다 거슬리지 않고, 스킬의 이펙트도 뚜렷한 편입니다. 장판형 스킬들은 범위가 뚜렷하게 나타나서 피하기도 쉬운 편이죠. 난전 속에서 스킬 이펙트 때문에 캐릭터가 잘 안 보이는 현상이 있긴 하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닙니다.


전투 목표도 아주 간단합니다. 목표는 한 가지, 적의 가디언을 쓰러뜨리는 것이죠. 적과 적이 소환한 몬스터들을 쓰러뜨리고, 아군 몬스터를 소환해 가디언의 게이지를 채웁니다. 게이지가 가득 찬 가디언은 전장으로 난입하고, 양 진영이 가디언들은 전장 한가운데서 만나 일기토를 시작합니다.

중앙 지역에서 가디언들이 서로 싸우는 동안 플레이어들도 가디언을 보조합니다. 여기에서도 게이지가 있어서, 먼저 게이지를 채운 가디언이 승리합니다. 진 쪽의 가디언은 그로기 상태가 되어 일정 시간 동안 플레이어가 공격을 할 수 있죠. 이를 이용해서 가디언의 HP를 깎습니다.

요약하자면 적을 물리쳐 가디언을 소환하고, 그리고 또 적을 물리쳐 상대 가디언을 그로기 상태로 만든 후 딜링을 하면 됩니다. 가디언의 HP는 총 3칸으로, 딜링만 제대로 된다면 3번의 그로기 상태로 물리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적군이 이를 필사적으로 저지하기 때문에 3번의 그로기로는 좀 어렵죠. 실제로 시연을 하는 도중에도 4~5번의 그로기 상태를 본 후에야 가디언을 쓰러뜨릴 수 있었습니다.

가디언이 전장에 참여하고 나면, 그로기 상태가 됐던 안됐던 가디언의 게이지는 초기화됩니다. 그리고 양 진영은 다시 가디언 게이지를 모으면서 전투가 일어나죠. '소규모 교전-가디언 소환-대규모 교전-가디언 다운'이 기본적인 호흡입니다.

레인이 하나뿐인 S자 형태의 간단한 전장이라, 교전 지역은 대부분 정해져 있습니다. 딱 게임에 들어가면 아, 내가 어디로 가야겠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어요. 샛길에 있는 오브젝트 2종의 지역과 중앙 오브젝트 존에서 주로 전투가 일어나죠. 리스폰 지역은 공격할 수 없는 곳이고, 여기서 중앙 전장으로는 아주 빠르게 진입할 수 있습니다. "넌 아직 쉴 때가 아니다, 다시 싸워라!"하는 느낌이에요.

▲ 가디언이 정말 강력합니다.

'자이겐틱'은 MOBA의 핵심적인 부분은 충실히 따르고, 그외에 플레이어가 생각할 건 간소화한 캐주얼 3인칭 액션 MOBA라고 할 수 있죠. 너무 단순해 보인다고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캐릭터마다 상성이 제법 있는 편이라, 불리하다 싶으면 1vs1 전투는 지양하는 게 좋습니다. 보통은 2vs2나 3vs3의 교전이 자주 있는데, 여기서도 광역 공격형 캐릭터가 보이면 조심스럽게 적과 싸워야 합니다.

캐릭터 간의 상성이 제법 뚜렷하지만, 크게 조합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아군에 서포터가 없다고 적에게 대항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막 근거리들로만 짰다간 적의 원거리 딜러들에게 뚜드려맞고 빈사상태로 접근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때도 있어요. 캐릭터 선택은 상당히 자유롭지만, 팀을 생각하면서 전략적인 캐릭터의 구성도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몬스터를 소환할 수 있는 오브젝트를 소홀히 하다 보면 아주 낭패를 봅니다. 오브젝트 점령과 몬스터 소환, 처치로 얻는 팀 경험치가 상당하고, 가디언 게이지역시 교전보다 많이 차는 편입니다. 그래서 결국 교전은 주로 오브젝트가 있는 지역에서 펼쳐지게 되죠. 오브젝트를 빼앗기거나 적이 몬스터를 소환하면 전장의 메시지로 알려주기도 하죠.

가디언은 정말 강력합니다. 적의 가디언이 소환되면 일단 그 주변에서 물러나야 해요. 가디언에게 2~3대만 맞아도 거의 빈사상태가 되거든요. 적 가디언이 등장했다면, 아군의 가디언을 소환해서 대항하는 게 낫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선택이 필요하죠. 좀 더 늦게 소환해서 적 가디언을 그로기 시킬 기회를 노릴 것인지, 혹은 바로 가디언을 소환하는 데 집중해서 적에게 대항하는 게 우선인지.

[ 자이겐틱 게임 플레이 영상 ]

요약하자면 '자이겐틱'은 캐릭터의 성장과 인터페이스는 단순화했고, 전투 목표와 방식도 '가디언' 하나에 집중된 형태 MOBA입니다. 그만큼 교전도 자주 벌어지고, 플레이 타임도 평균 10분 정도로 짧은 편이지만 그 안에서 전략도 제법 다양합니다. 그리고 한판 한판에 대한 피로도도 상당히 적어서 한 번 플레이 하고 나면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기도 쉬웠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먼저 타격감. 이 부분은 캐릭터마다 좀 다르긴 한데…약간은 부족해요. 느낌은 있지만 강렬하지는 않은 타격감. 그리고 피격에 대한 느낌도 좀 애매해요. 맞는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이펙트가 화려하니까 내가 맞았을 거야, 하고 짐작하게 돼요. 아차 하는 순간 사망하는 때도 있었고요. 3인칭 시점이라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픽도 어떻게 보면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약간 익살스러운 느낌의, 카툰풍의 그래픽과 이펙트는 '강렬하다'보다는 '재미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이걸 더 좋아하는 유저들도 있을지 모르니, 단점으로 지적하기도 솔직히 좀 모호하긴 합니다. 그래도 그래픽 최적화는 잘 되어 있어서, 중간에 애니메이션이 끊기거나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단점으로 지적할만한 부분이 '자이겐틱'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요소는 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플레이는 아주 깔끔하고 개운합니다. 동기부여도 꽤 잘 되는 편이고요. 플레이했던 세 명의 기자 모두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하고 싶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한 '자이겐틱'. 솔직히 별로 기대는 안 했어요. 그러나 플레이를 해보고 나니 왜 Xbox가 자이겐틱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수많은 대작의 빛에 가려져 스포트라이트를 잘 받지는 못했습니다만, 자이겐틱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게임이고 크게 빛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도 보입니다. 게임을 잘 몰라도 은근히 보는 재미가 있는 편이거든요.

자이겐틱은 오픈베타를 준비 중입니다. 이 베타 테스트에서 밸런스를 잡아보고, 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게임이 다듬어진다면 충분히 빛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게다가 베타 테스트가 빠른 만큼 비슷한 포지션인 오버워치, 배틀본과 배틀 크라이등에 비해 한 발 앞서 나갈 가능성도 있겠죠? 8월 말에 있을 베타 테스트가 기다려지는군요.

[▲ '자이겐틱' E3 2015 트레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