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국내 최강팀은 어디일까? 세계 대회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히어로즈 슈퍼리그가 9일 개막했다. 히어로즈 오픈 커뮤니티 토너먼트(HCOT) 우승팀인 MVP 블랙을 시작으로 중국 스톰, 골드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DK와 Snake가 첫 경기를 치렀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세 팀은 상대를 모두 3:0으로 완파했다. 밴픽부터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었고, 운영과 교전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DK는 불리한 상황을 특유의 교전 능력과 운영으로 극복했고, Snake는 초반부터 시종일관 상대를 몰아붙이며 격차를 벌려나갔다.

특히, 세 팀의 근접 영웅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MVP 블랙에서는 '락다운' 진재훈이 일리단으로 전장을 휘젓고 다녔다. 아서스의 단단함을 보여준 DK의 'sCsC' 김승철, 특성과 지형을 활용한 '노블레스' 채도준의 센스 넘치는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Snake의 '오레오맨' 이재완은 3세트 연속으로 레오릭을 선택해 묵직한 철퇴를 휘둘렀다.



■ 이제 난 완전해졌다! 완벽한 '어그로꾼'으로 돌아온 일리단


MVP 블랙과 Snake, DK는 모두 근접 암살자를 잘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감한 이니시에이팅과 강력한 딜을 바탕으로 상대 딜러를 끊어내며 승리를 이끈다. 도살자와 일리단과 같은 영웅들이 맹활약했을 때, 확실히 근접 암살자의 장점이 경기에서 두드러져 보인다.

그렇지만 근접 암살자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과감함'이 때로는 '무모함'으로 이어져 한 번에 전세가 뒤바뀌기도 한다. 강력한 세 팀의 근접 암살자들 역시 경기에서 허무하게 끊기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체력이 낮은 영웅인 일리단은 패치로 인해 CC연계에 취약해졌고, 더욱 다루기 힘들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 '락다운' 일리단의 완벽한 진입 타이밍 (출처 : OGN Youtube채널)

하지만 '락다운'의 일리단은 불사의 영웅이었다. 체력이 부족해도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가 딜을 넣고, 유유히 상대 스킬을 피하며 전장에서 빠져나왔다. 상대가 일리단에 딜을 집중할 동안 다른 영웅들이 마음껏 딜을 넣으며 교전에서 대승을 거뒀다. 평범한 일리단이었다면 전장에서 싸우다 무의미한 죽음을 선택했겠지만, '락다운'은 정확한 판단을 바탕으로 일리단 활용의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전장의 영웅, 'sCsC' 김승철의 아서스


DK는 8강 B조 1경기 1세트에서 레이브 HOTS에게 밀리고 있었다. 레이브 HOTS의 제라툴이 완벽한 '공허의 감옥' 활용으로 각개격파에서 성공하며 연이은 대승을 거뒀다. 레벨과 공성전에서 모두 밀리고 있던 DK에게 해답은 대규모 교전 승리뿐이었다.

가까스로 20레벨을 달성한 DK는 마지막 희망을 담은 교전을 열었다. 이번에도 레이브 HOTS의 제라툴이 우서를 봉인하고 실바나스와 우서를 끊어냈고, DK의 딜러가 활약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며 쉽게 승리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승철의 아서스가 전장에 남아있었다. 생존 기술과 특성을 아껴뒀던 아서스는 과감하게 상대 영웅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사자의 군대', '돌가죽' 등의 생존기를 적절하게 활용해 살아남으며, 아군이 유리하게 전투할 수 있는 곳으로 상대를 끌고 들어왔다.

▲ 부활하는 우서와 티리엘의 '심판'으로 반격에 나선 DK

아서스가 시간을 버는 동안, DK는 재정비를 마친 상태였다. 20레벨 특성으로 '구원'을 선택한 우서가 다시 살아났고, 궁극기를 아껴뒀던 티리엘이 '심판'을 시전해 상대를 당혹시켰다. 후퇴하고 있던 제이나가 아서스와 함께 합류해 냉기 스킬로 상대의 발을 묶고 불리한 전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DK는 주요 딜러인 실바나스와 지원가인 우서를 잃었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고 그다음 상황을 생각했다. 그 중심에는 자신의 단단함을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아는 김승철의 아서스가 있었다.

▲ 위기를 기회로 만든 김승철 아서스의 단단함(출처 : OGN Youtube채널)




■ 저주받은 골짜기를 '신성한 땅'으로 만든 채도준의 특성 활용



우두머리 사냥은 지금까지 경기 승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무리 유리해도 우두머리를 사냥 중에 상대의 기습 공격에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확실하게 우두머리를 가져가거나 빼앗는 법이 있다면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

▲ 채도준 티리엘의 '신성한 땅' 활용한 우두머리와 지형 장악

그리고 '노블레스' 채도준이 티리엘을 활용해 우두머리를 가져가는 법을 제대로 보여줬다. 용병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사냥 후 원형 위에서 자리를 지켜야한다. 채도준은 티리엘의 특성인 '신성한 땅'을 활용해 상대를 원형 밖으로 밀어내고 우두머리를 빼앗았다. 게다가 저주받은 골짜기의 좁은 지형을 정확히 파악한 뒤, '신성한 땅'으로 후퇴하는 상대 영웅의 퇴로를 완벽하게 차단해 버렸다. 맵과 특성에 대한 남다른 분석으로 쉽게 경기를 가져간 것이다.

▲ 출처 : OGN Youtube채널




■ 후퇴란 없다! 라인전부터 교전까지 장악한 '오레오맨' 이재원의 레오릭


▲ 교전에서 물러서지 않는 '오레오맨' 레오릭 (출처 : 인벤 히어로즈 랜덤 리그)

레오릭은 출시했던 시기부터 대회에 등장하며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Snake는 15일 게임에이드 TOP과 경기에서 3세트 연속으로 레오릭을 선택했다. '오레오맨' 이재완은 자신감있게 첫 번째 픽으로 레오릭을 선택한 이유를 제대로 보여줬다.

레오릭은 라인전부터 무서운 활약을 펼쳤다. 단단한 체력을 바탕으로 굳건히 버티며, 강력한 '해골왕의 휩쓸기'를 바탕으로 빠르게 라인을 정리했다. 상대가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순식 간에 성채를 밀어내며 레벨과 공성전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교전에서도 레오릭은 물러서지 않았다. 단단하게 앞 라인에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절망의 손아귀'로 체력이 많은 전사 영웅의 체력을 깎았다. 교전이 끝날 때는 '망령 걸음'으로 체력이 부족한 영웅을 추격해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전사 영웅이지만 강력한 화력과 암살 능력을 자랑했다.



■ 강력한 우승 후보 간의 대결, 진정한 근접 영웅 명가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세 팀은 압도적인 첫 경기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8강 승자전에서는 강 팀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펼쳐질 것이다. 인터뷰에서 서로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밝힌 세 팀의 대결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 특히, 강력한 근접 영웅의 활용을 자랑하는 세 팀의 대결인 만큼 밴픽부터 카운터 픽까지 철저한 준비를 해왔을 것이다.

첫 8강 승자전에서 맞붙는 MVP 블랙과 Snake는 다양한 영웅 선택 폭을 자랑한다. Snake는 조지명식 때부터 제라툴 이 있었으면, 우승은 빼앗기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내비췄다. 도살자와 아눕아락 등 '오레오맨'이 자랑할 만한 카드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MVP 블랙은 '락다운' 진재훈은 독특한 소냐와 스랄을 언제든지 꺼내 들 수 있다. 첫 경기에서 카드를 아껴왔던 두 팀이 승자전에서는 어떤 대결을 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