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전 격투 게임을 꼽으라면 아마 많은 게임 매니아들이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를 꼽을 겁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격투게임이면서, 지금까지도 특정 커맨드의 기술명을 지칭하는 용어로 파동권, 승룡권 커맨드 등을 꼽을 정도니까요.

이번 도쿄게임쇼에서 시연한 스트리트 파이터 5는 같은 시리즈의 4의 추가 확장판인 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터가 나온 시점에서 1여년만에 다시 등장한 신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글화 발매가 결정되어 더욱 반가운 타이틀이기도 한데, 실제 게임은 어떤지 직접 플레이 해 봤습니다.


▲ 스트리트 파이터 5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초대형 일러스트가 가득!



이미 세계 각국에서 온 대전 격투 매니아들이 줄을 뺵빽하게 서 있는 바람에 직접 스틱을 잡기까지 한참 걸렸지만, 그 동안 직접 플레이 중인 유저의 화면을 다른 모니터로 볼 수 있어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줄이 줄어들면 부스걸이 다가와 몇명인지 물어보며, 대전 상대를 짝지어주기도 하는데요. 당연하게도 혼자인 저는 한 일본분과 배틀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개발중인 버전이므로 아직 미확인된 캐릭터들도 많고, 스테이지도 일부 스테이지만 쓸 수 있다는 부스걸의 설명이 있은 뒤, 기다리던 스트리트 파이터 5를 시연하게 되었죠.


▲ 줄이 길었지만, 다른 유저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으니 심심하지 않다



첫 인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전작인 스트리트 파이터 4와 비교하여 혁신적으로 무엇이 나아졌다거나, 변했다던가 하는 변화를 느끼긴 어려웠습니다.

그래픽적인 측면에서는 사실 개발 텀이 짧은만큼 거의 변화를 느끼기 힘들었는데, 캐릭터 텍스처나 기술의 이펙트는 좀 더 부드러워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신 배틀하는 장소인 스테이지에는 새로운 기믹이 추가되었는데요, 각 라운드마다 상대를 구석에서 쓰러뜨리면 호쾌한 연출과 함께 벽면이 부숴지며 장소가 바뀌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스테이지가 좌우로 추가로 넓어지는건 아니겠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맵에서는 층이 바뀌거나 하는 새로운 효과도 존재하리라 생각됩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춘 변화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죠.


▲ 상대를 구석에서 쓰러뜨리면, 백이 파괴되면서 스테이지가 변하거나 넓어지는 기믹이 생겼다!



캐릭터는 이번 TGS 2015를 통해 '칸즈키 카린'이 참전하게 되었고, 5에서 첫 선을 보인 [네칼리], [라시드] 등의 캐릭터가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호쾌한 잡기 모션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레슬러 캐릭터, 레인보우 미카의 참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작감은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현장에서는 스틱을 사용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아 제대로 콤보를 넣기에는 힘들더라고요. 무엇보다 계속 바닥에 고정되지 않고, 흔들리는 바람에 커멘드 미스가 속출하여 아쉬웠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저도 그렇지만 바로 제 파트너인 게이머도 초필살기를 위해서 레버를 크게 휘젓는게 보여 서로 무엇을 하려는 지 의도를 알아채고 멋쩍게 가드하는 장면이 여럿 나왔다는 점이죠.

총 3판을 플레이 했고, 첫 번째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켄 마스터즈, 다음으로는 신 캐릭터인 라시드와 오래간만에 시리즈에 참전한 레인보우 미카를 해봤습니다.

켄은 크게 달라진게 없었습니다. 워낙 스탠다드 스타일의 캐릭터기도 하고, 스타일이나 기본기가 완성되어 있는 모습이라 전작과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용권선풍각의 시전 각도가 조금 변했고, 5에서 새롭게 추가된 시스템인 V 트리거를 활용해 모든 기술에 불이 나가는 모습은 멋졌습니다.


▲ 켄은 역시 불을 둘러야 제맛이지! 기술이 좀 더 빨라졌고, 타격감이 좋아졌다



신규 캐릭터인 라시드는 요새 유행하는(?) 중동풍 캐릭터인데, 아직 커맨드나 체인 콤보로 무엇이 연결되는지 파악이 안되어 쉽잔 않았습니다. 그래도 작은 덩치에 걸맞는 날렵함과, 마치 류처럼 파동권 계열 기술, 용권선풍각 계열 기술, 거기다 순간적으로 대시하는 기술이 많아 경기 운영이 편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급하게 플레이 한 레인보우 미카는 공개된 일러스트의 섹시함을 그대로 게임 화면 위에 녹아낸 모습입니다. 잡기 기술을 주력으로 하는 레슬러답게 '자이언트 스윙' 같은 기술을 쓰면서 호쾌함을 자랑했는데, 재미있는 점은 V트리거 기술을 발동하면 그녀의 파트너인 '야마토 나데시코'가 달려와서 같이 태그 기술을 쓴다는 점입니다.


▲ 타격감 보장! 눈과 귀가 즐거운 캐릭터 레인보우 미카



스트리트 파이터 5의 체험은 여기까지였는데요, 제 뒤로 빼곡히 기다리고 있는 격투게임 매니아들의 눈을 보니 기존에 격투 게임을 즐겼다면 이번작 역시 실망을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4에 비해 한층 더 진일보한 그래픽과 사운드, 타격감. 그리고 V트리거 시스템의 추가로 스트리트 파이터 3 시절의 아케이드 액션 특유의 맛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기본기에만 의존하는 요소를 다소 줄이고 과거처럼 기술과 콤보를 쓰는 맛도 확실히 이어졌다는 느낌이 무엇보다 마음에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