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과 중하위권 그리고 탈락 위기에 빠진 팀들이 나올 수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시즌 5의 4일 차 조별 풀리그 경기가 마무리됐다. 진짜 역대 롤드컵 중에서 이번 시즌만큼 혼란했던 적은 없었다. 라이엇에서 공식 발표한 팀 파워랭킹은 팬들에게 이미 가십거리가 됐다.

4일 차 일정은 이변의 연속과 탈락 위기에 빠진 팀들과 조 1위에 등극한 팀들이 가장 눈에 띈다. 먼저 LGD는 0승 3패로 방콕 타이탄즈와 함께 가장 유력한 탈락 후보가 됐다. 이와 다르게 유럽의 오리젠은 진짜 스플릿 운영의 교과서를 보여주며, 3승 0패로 조 1위에 올랐다. 북미의 클라우드9(이하 C9)은 대회 최초의 펜타킬을 기록하며 프나틱을 벼랑으로 몰아세우고 조 1위로 우뚝 섰다.


■ '북체미' 비역슨의 트위스티드 페이트 하드 캐리!(Feat. '다이러스'의 다리우스)

S 티어를 받은 중국의 LGD와 TSM의 경기였다. 중국이 과연 진짜 과대평가 된 것인지 아니면 아직 롤드컵 무대에 적응이 덜 됐던 것인지 평가 할 수 있는 경기였다. LGD는 불리한 상황에서 과감한 판단을 내려 역전을 바라보는 등 중국식 LoL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분전을 했다만, 그게 다였다.

북미의 페이커라고 불리는 '비역슨'의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경기 내내 단 한 번의 전사도 하지 않은 채 11킬 12어시스트라는 놀라운 수치로 왜 자신이 '북체미'인지 제대로 입증했다. 그보다 놀라운 점은 0승 2패의 위기 상황에서도 '다이러스'에게 다리우스를 쥐여준 TSM의 팀원을 믿는 판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아직 TSM에게는 갈 길이 멀다. 완벽한 '아웃 복싱'을 구사하는 오리젠과 탄탄한 실력을 뽐내는 kt 롤스터라는 벽에게 한 번 좌절 했기 때문이다.




■ '수능 만점 코그모'를 무찌른 '수능 만점 운영'의 오리젠

'스코어' 고동빈이 처음 인터뷰를 통해 kt 롤스터와 오리젠이 8강에 진출한다고 말했을 때 팬들의 반응은 "에이 설마... LGD와 kt 롤스터가 올라가겠지"였다. 그리고 그 날 바로 열린 LGD와 오리젠의 경기에서 오리젠이 보여준 실력은 놀라웠다. 운영을 잘하는 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철저한 '아웃 복싱'으로 LGD를 무너뜨렸다.

이어진 TSM전에서는 '엑스페케'가 애니비아를 '소아즈'가 룰루를 기용해 '니엘스'의 칼리스타를 완벽하게 보좌해 압승을 거뒀다. 정말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kt 롤스터가 이기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리젠의 운영 능력은 너무나 뛰어났다. 킬 스코어에서 내내 뒤졌는데도 글로벌 골드에서는 계속 앞섰다.

kt 롤스터는 뭉쳐다니며 피오라를 몇번 끊어내고 다이브를 통해 멀티 킬을 여러번 기록 했지만, 오리젠의 지독한 스플릿 운영은 끝나지 않았다. 결국, kt 롤스터를 오리젠이 3승 0패로 조 1위로 우뚝 섰다.




■ 롤드컵 대이변의 주인공! 기적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 있는 C9

C9은 이번 롤드컵에 참가한 것부터가 기적이라는 평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롤드컵 진출이 아니라 4강 이상을 노려봐도 될 정도의 경기력이다. 처음 C9이 대만의 ahq를 잡을 때만 해도 C9도 잘했지만, ahq가 조합의 이점을 살리지 못해서 졌다. 티어 값을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iG를 잡았을 때도 C9이 예상보다 정말 잘하지만, 중국이 생각보다 잘하지 않는다는 것이 끝이었다. 그런 C9이 오늘 프나틱을 꺾었다. C9의 두뇌이자 심장인 '하이'는 "지고 있어도 이기는 팀의 생각으로 오더를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 그것을 제대로 입증했다.

프나틱은 초반 불리함을 이겨내고 '후니' 허승훈의 야스오와 '페비밴'의 오리아나 그리고 '레클레스'의 시비르가 잘 성장해 경기를 굳혀가고 있었다. 보통의 팀이라면 타워를 끼고 한타를 할 상황에서도 C9은 아지르의 긴 사거리를 이용해 포킹을 시도했고, 프나틱에게 질 것 같다는 위기감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 위기감은 조급함으로 변했고, 백전노장 '옐로우스타'의 알리스타의 성급한 이니시에이팅을 끌어냈다.

이 정도의 경기력이라면 C9은 4강 아니 우승까지 노려볼만한 팀인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C9의 승승장구가 계속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