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SKT와 돌격대장 '마린' 장경환

한국 시각으로 17일 새벽 1시,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5 8강에서 절대무적의 포스를 내뿜는 SKT T1(이하 SKT)과 특유의 스플릿 푸쉬 운영을 선보이는 AHQ가 맞붙는다.

SKT의 현 포스는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한 세트라도 내주면 오히려 그것이 큰 이슈가 될 것 같은 경기력이다. 우승을 하지 못하면 그 자체가 대이변일 것 같은 강함이다. 현 SKT는 그 자체로 가장 날카로운 칼이요, 동시에 가장 견고한 방패다.

이처럼 두려울 것이 없는 SKT에게도 휘청이던 순간은 있었다. 지난 5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렸던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2015에서 중국의 EDG에게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놓친 것이다. 준우승은 물론 대단한 성적이었지만, 당시 MSI에 출전했던 한국 팀들이 한국형 메타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패배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느릿느릿하던 한국형 메타는 세계적 추세에 뒤떨어져 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SKT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SKT는 이 패배를 통해 교훈을 얻었다.

귀국한 SKT는 경기 템포를 바짝 당겨 롤챔스 섬머에서 연승가도를 달리더니 우승까지 차지하고 롤드컵에 직행했다. 롤드컵에 올라온 후에도 SKT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롤챔스 스프링을 제패했다가 세계 대회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지난 번과는 달랐다. 특히 원래부터 한국 최고의 탑솔러라는 평을 듣던 '마린' 장경환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MSI에서 세계의 벽을 실감하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던 장경환은 이번 롤드컵에서 탑의 패왕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MSI 결승에서 자신들을 무너뜨렸던 EDG를 만나자 장경환은 각성이라도 한 듯 날뛰기 시작했다. 1차전에서는 레넥톤으로 '어메이징J'의 다리우스를 솔로킬하면서 10킬 0데스를 기록했고, 2차전에서는 자신이 다리우스를 골라 상대 나르를 찍어누르며 스노우볼을 만들었다. H2K, 방콕 타이탄즈와의 대결에서 피오라나 럼블을 꺼냈을 때도 장경환의 캐리 본능은 여전했다.

보통 탑 라이너하면 팀원을 위해 상대의 포화를 맞아주는 탱커 역할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그것이 장경환이라면 얘기가 달라졌다. 솔로킬은 물론이고 라인전 우위를 바탕으로 순간이동 주도권을 쥐어 팀에게 판을 깔아줬다. 상대 탑 라이너는 장경환이 이미 한바탕 하고 지나간 자리에 뒤늦게 합류해 뒷수습을 하는 정도 역할밖에 할 수 없었다. 미드와 원딜만 상대하기에도 버거운데 장경환의 존재 자체가 타 팀의 그림을 시작부터 망가뜨리고 있는 셈이다.

SKT를 상대해야 하는 AHQ는 스플릿 운영으로 대표되는 팀이다. 미드라이너가 암살자 챔피언을 가져간 뒤 강력한 1:1 능력을 바탕으로 공간을 만들면서 흐름을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온다. 그러나 자신들의 이런 스플릿 푸쉬가 막혔을 때 이를 헤쳐나가는 모습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과연 AHQ가 이런 SKT를 상대로 없는 빈틈을 만들어서 자신들의 운영을 펼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5 8강 2경기

SKT T1 vs AHQ - 한국 시각 17일 오전 1시
- 5판 3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