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경기가 아니었다. 대만의 ahq는 자신의 팀 스타일을 확실히 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백미는 3세트 경기. 탈락이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에 ahq가 보여준 강력한 라인전은 그들이 얼마나 4강 진출을 열망하는지 잘 보여줬다.

SKT T1의 강함도 확실하게 증명됐다. 경기가 업치락 뒤치락했지만 SKT T1은 경기를 끝낼 수 있을 때는 단숨에 끝내 버렸다. 확실한 마무리일격! 킬각을 잡으면 주저함 없이 저돌적으로 상대 넥서스를 향해 달려갔다. 시즌3 폭주 기관차라는 별명을 얻었던 SKT T1은 그 철로를 억제기에서 상대 넥서스까지 확장했다.


■ '페이커' 솔로킬 두 번 선사한 '웨스트도어'

명품은 인증서가 필요하다. 워낙 고가의 물건이기 때문에 비슷한 가짜가 많기 때문이다. '웨스트도어'의 피즈는 명품이다. 그의 피즈는 이번 SKT T1전에서 '페이커' 이상혁에게 두 번의 솔로킬을 선사하며 인증서를 받았다.

2세트까지 패배하며 궁지에 몰린 ahq. 단 한 번만이라도 넥서스가 터지면 그대로 탈락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미드라이너 '웨스트도어'는 가장 자신있는 챔피언인 피즈를 손에 쥐었다. 이상혁을 상대로 먼저 챔피언을 골랐고 감당해야 했다.

1,2 세트 내내 '페이커' 이상혁에게 고통받던 '웨스트도어'는 3세트 두 번의 솔로킬을 기록했다. 과감한 타워 다이브에 상대의 점멸까지 예측하는 수읽기의 끝을 보여줬다. ahq는 8강에서 떨어졌지만 '웨스트도어'는 승리했다.





■ 탑 라이너 정신 제대로 보여준 '마린' 장경환 복수 성공!

반면, '마린' 장경환은 오늘 패배했다. 라인전에 항상 이긴다던 장경환은 오늘 ahq '지브'의 다리우스를 상대로 수 차례 킬을 당할 위기에 처하며 고전했다. '세체탑'을 노리는 장경환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순간이었다.

상대가 나보다 잘한다고 인정하고 싸움을 회피할 수 있었다. 혹은 다리우스가 OP라고 생각하고 피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장경환은 계속 도전했고 끝내 '지브'의 다리우스를 상대로 솔로킬을 기록했다. 역시,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 자격이 있는 정신이다.





■ 마무리 일격 각 보는 클래스! SKT T1의 끝내기 운영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티어가 점점 올라갈수록 라인전이 힘들어진다. 고수들은 보는 눈이 다르기 때문이다. 스킬 하나를 잘못쓰는 작은 실수 하나가 곧바로 죽음과 연결된다. 소위 '킬각'이라고 부르는 이 것을 잘 보는 사람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이건 라인전이야기다. 팀이 뭉쳐 한타 상황으로 가면 이야기가 다르다. 5명이 함께 호흡을 맞춰 싸워야 하다보니 훨씬 복잡하고 싸움에 이기고 나서도 경기를 끝낼 수 있는지 없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SKT T1은 라인전의 '킬각'이라는 개념을 경기 전체를 두고 볼 수 있는 유일한 팀이다. 경기를 끝낼 수 있겠다 싶으면 주저없이 상대 넥서스를 향해 돌진해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한다. 팀원들도 이 '킬각'에 대한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연습량을 가지고 있는지 드러나는 부분이다. 바론 버프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