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1과 EDG가 결승에서 맞붙는 상상을 해왔다. 롤드컵 시즌 3부터 MSI까지 LoL과 관련된 대부분의 국제대회에서 지난 3년간 우승을 두고 격돌했던 한국과 중국. 이번 롤드컵에서도 다시 한 번 라이벌 매치가 성사된다면 두 국가 모두에게 흥분되고 짜릿한 승부가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은 상상에 그쳤다. 마지막 중국의 희망이었던 EDG는 8강에서 프나틱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17일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시즌5 8강 경기에서 중국의 EDG는 유럽의 프나틱에게 0:3으로 완패했다. MSI에서 보여줬던 강단 있는 운영, 빈틈을 놓치지 않고 달려드는 저돌성, 누구와 붙어도 물러설 것 같지 않던 라인전 실력과 패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특정 라인에서는 대세 챔피언을 사용하지 못해 소중한 밴카드를 낭비하기도 했다.

이번 롤드컵에서 중국이 무너진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갈급함'이 없다. 실제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선수나 코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언제나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중국 선수는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많은 게임 스트리밍 수입, 일반 직장인과 비교해도 높은 연봉에 의해 프로게이머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적은 편이다.


이들의 연습 태도 역시 자주 언급된다. 중국 현지 취재를 갔을 때, LPL 리그에 속한 한 팀이 예정된 스크림을 취소하고 식사를 하러 간 것을 본 적이 있다. 막상 스크림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언론에 공개됐을 만큼 유명하다. 스타 플레이어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인정받는 한 중국인 미드라이너가 스크림은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일화도 있다.

중국은 EDG가 철저한 노력과 투자로 얻은 MSI 챔피언 타이틀에 취해 노력을 게을리했다. 중국 팀 중 가장 열심히 롤드컵을 준비했던 EDG 조차도 메타의 흐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롤드컵에 참가한 LGD의 원거리딜러 '임프' 구승빈은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아 내 실력에 자신이 없었다"고 말하며 연습 부족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물론, 중국 대표팀의 이번 롤드컵 부진을 선수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단점 극복을 위해서는 드러난 문제점부터 하나하나 고쳐나가야 한다. 프로게이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승리이며, 승리로 가는 방법은 '노력'뿐이다. 이번 롤드컵 시즌 5의 참패가 중국 리그 선수에게 각성제가 되길 바란다. 지난MSI에서 얻은 패배의 교훈을 잊지 않은 SKT T1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