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5도 4강과 결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조별 예선부터 이변과 '꿀잼'의 연속이었던 이번 롤드컵. 8강이 끝나고 4강을 앞두고 있건만, 여전히 처음 예측과는 상당히 다른 대진이 완성됐다.

kt 롤스터와 KOO 타이거즈가 8강에서 만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한국 대표 중에 한 팀은 탈락해야 하는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한국 대표 두 팀이 4강에 오른 것은 예상했던 결과다. 하지만 나머지 두 팀이 심상치 않다. 당초 예상으로는 이 자리에 중국 대표 팀이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유럽 대표인 프나틱과 오리젠이 대신 자리를 잡았다.

한국의 위엄과 유럽의 선전이 눈부셨던 롤드컵 8강. 과연 소환사의 컵을 차지하기 위한 대망의 결승은 한국 대 한국의 매치업이 성사될까? 아니면 한국 대 유럽? 혹은 유럽 대 유럽?!


■ 라이엇만 '롤잘알'이 아니다? '승부의 신' 최후의 5인

라이엇 게임즈는 롤드컵 시작을 앞두고 '승부의 신' 이벤트를 진행했다. '승부의 신' 이벤트는 롤드컵 조별 예선부터 결승까지의 모든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것으로 '챔피언십 리븐 스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에 많은 팬이 이벤트에 참여했다.

▲ '승부의 신' 최후의 5인 (출처 : 라이엇 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번 롤드컵은 확실히 '승부의 신' 이벤트에 참여한 팬들에게 가혹했다. 조별 예선부터 플래쉬 울브즈와 패인 게이밍의 선전을 비롯해 중국의 몰락과 유럽의 선전 등 이변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진정한 '승부의 신'이라면 이정도 이변은 예측했어야 하는 법. 전 세계 이벤트 참여자들 중 다섯 명이 이번 롤드컵 결과를 모조리 맞추는 데 성공했다.

'챔피언십 리븐 스킨'을 향한 다섯 명의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4강과 결승 결과를 모두 예측해야 한다. 재미있는 점은 다섯 명의 예측이 어느 정도 갈렸다는 점. 두 명은 'SKT T1과 프나틱이 결승에서 만나 SKT T1이 우승할 것'이라고 점쳤다. 다른 두 명은 '유럽 두 팀이 결승에 올라 프나틱이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나머지 한 명은 SKT T1과 KOO 타이거즈의 결승에서 SKT T1이 우승한다'고 예언했다.

이렇게 다섯 명의 '승부의 신'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누가 진정한 '승부의 신'으로 거듭나게 될까? 혹시라도 오리젠이 우승을 차지하면, '챔피언십 리븐 스킨'은 저멀리 날아가고 만다.


■ '스 더 술통 코어'와 함께 롤드컵 무대를 떠난 그라가스

kt 롤스터와 KOO 타이거즈가 맞붙은 8강 4경기에서 KOO 타이거즈가 멋진 경기력과 함께 브뤼셀로 향했다.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kt 롤스터는 쓸쓸히 무대에서 퇴장했다. 이 날 경기에서 '스멥' 송경호의 화려한 피오라와 '쿠로' 빅토르의 이서행 플레이, '고릴라' 강범현의 든든한 모습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가장 많이 언급됐던 것은 역시 '스코어' 고동빈의 그라가스였다.


고동빈은 정글러로 포지션을 변경한 후 멋진 모습을 자주 연출했지만, '썸데이' 김찬호와 '피카부' 이종범의 활약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을 통해 고동빈은 세계 최고의 정글러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칭찬을 받았던 것은 그의 그라가스 플레이였다. 비록 그의 행보는 8강에서 멈췄지만, 깔끔한 스킬 연계와 정확한 궁극기 활용이 롤드컵 내내 돋보였다.

그라가스 역시 고동빈의 탈락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지난 프나틱과 EDG의 경기 도중 발생한 Q스킬 관련 버그로 인해 그라가스는 4강부터 글로벌 밴 상태로 남게 됐다. 이를 두고 많은 팬은 '스 더 술통 코어'의 탈락에 상심한 그라가스가 롤드컵 무대를 떠났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 향후 거취 논란 일었던 '페이커' 이상혁, "중국 안갑니다"

북미 지역에서 활동했던 '노네임'이 개인 방송을 통해 '페이커' 이상혁의 중국 진출 루머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 팬들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이 이상혁의 향후 거취를 궁금해했다. 팬들 사이에 의견도 분분했다. 이상혁의 중국 진출에 찬성하는 팬들도 있었고, 한국에 남아주길 원하는 의견도 있었다. 오리무중 속에 확실했던 것은 SKT T1과 이상혁 모두 이와 같은 루머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 뿐이었다.


ahq e스포츠 클럽과의 8강에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둔 뒤, 이상혁은 중국의 한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기자는 '당연하게도' 이상혁에게 중국 진출 루머에 대한 질문을 했다. 긴장감 넘치는 순간, 이상혁은 "루머는 모두 거짓이다. 난 한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한국 팬들은 "페이커가 우리나라 선수인 것도 자랑스럽지만, 높은 연봉을 제안받았음에도 한국에 남아주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며 기쁨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상혁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지금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버리지 말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확실해진 것은 이상혁이 계속 한국에 남아있을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