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의 미드 VS 수성의 미드?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후 11시 30분에 펼쳐지는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5 4강 1경기 SKT T1(이하 SKT)과 오리젠의 경기 핵심은 누가 뭐래도 미드일 것이다. SKT는 자타공인 세계 최강의 미드 '페이커' 이상혁과, 그에 결코 뒤지지 않는 미드 '이지훈' 이지훈을 보유하고 있고, 오리젠은 여전한 기량을 뽐내는 올드 게이머 '엑스페케'가 버티고 있다.

SKT는 모든 능력치가 고르게 분배된 팀인 반면, 오리젠은 스플릿 푸쉬와 칼 타이밍 한타에 집중하는 팀이다. 그만큼 미드라이너의 챔피언 기용도 차이가 있었는데, 이상혁과 이지훈은 올라프, 라이즈, 카서스 등 각양각색의 픽을 꺼내든 반면, '엑스페케'는 오리아나, 애니비아 등 전통적인 미드 AP 챔피언을 자주 선보였다.

'엑스페케'는 라인전을 압도하는 미드라이너라 보긴 힘들다. 다소 수비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혼자 무언가를 해보려 하기보단 착실하게 cs를 수급하고 성장하면서 한타에서 힘을 실어주는 성향을 띈다. 조별 예선과 플래시 울브즈와의 8강에서 '엑스페케'가 사용한 챔피언은 거의 대부분 오리아나와 애니비아였다. 간혹 트위스티드 페이트나 빅토르를 꺼내기도 했지만, 그 빈도수는 비교할 수 없다. 한타 영향력이 크고 라인 정리가 빠른 챔피언을 골라 오리젠 특유의 아웃복서형 스플릿 푸쉬 운영을 극대화하려는 픽이다.

이에 SKT는 이상혁 대신 역시 '수성의 달인' 이지훈을 내보내는 수를 뒀다. 이지훈의 선발 출전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아지르 밴 카드를 상대에게 강요하고, 카서스 같은 맞 수비형 챔피언으로 '엑스페케'의 운영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오리젠이 그간 해오던 대로 '엑스페케'에게 수비를 맡기고 스플릿 푸쉬를 하려고 할 경우, SKT가 똑같이 스플릿 푸쉬를 하거나 끝없이 성장한 이지훈의 캐리력으로 한타를 엎어버릴 수도 있다.

SKT 입장에서는 '엑스페케'의 애니비아 운영에 대한 대비를 얼마나 잘 해왔느냐가 관건이다. 공식 대회에서 애니비아를 상대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제아무리 SKT라 하더라도 평소같은 매끄러운 운영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애니비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챔피언이 하나 둘 끊기거나 한타에서 애니비아의 일점사에 순식간에 중요 챔피언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웃복서 스타일의 오리젠과 올라운드의 SKT, 팀 색깔은 다소 차이가 나지만 '엑스페케'와 이지훈이라는 두 미드만큼은 꽤나 비슷한 성향을 띄고 있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진검 승부이자 롤드컵 결승을 결정하는 외나무다리에서 승리하는 미드는 누가 될지 지켜보자.


■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5 4강 1경기

SKT T1 vs 오리젠 - 한국 시각 24일 오후 11시 30분
-5판 3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