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어스게임즈가 개발한 '길드 오브 아너'의 첫 느낌은 "넷마블표 RPG 구나."였다. 잘 정제된 사업 모델, 익숙한 순환구조와 보상 시스템을 가진 전형적인 수집, 성장형 모바일 RPG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사의 전작 '모나크 온라인'과 '골든 에이지'를 연상케 하는 대규모 부대 전투로 특징을 잡았다.

'길드 오브 아너'는 실사형의 영웅 캐릭터 및 8인의 부대원을 동시에 조작할 수 있다. 400종에 이르는 부대원을 수집하고 성장시켜 조합하는 재미와 함께 최대 50대 50으로 격돌하는 대규모 길드전을 전면에 내세워 구글 플레이 매출 6위(11월 6일 현재)에 올라섰다.

사실 이렇게 매출이 잘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개인적으로 '아재 감성'의 선봉 주자로 생각하며 점 찍는 게임은 대부분 성공했기에 의외에 결과에 솔직히 놀랐다. 그런데 놀란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마이어스게임즈의 안준영 대표이사도 예상외로 잘되고 있어 짐짓 놀란 듯 보였다. 안준영 대표이사에게 '길드 오브 아너'의 매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마이어스게임즈 안준영 대표이사


Q. '길드 오브 아너'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면?

= 수집과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특히 개성 강한 부대원들을 활용해 최대 8명까지 조작할 수 있는 대규모 전투가 특징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나 '도타2'를 벤치마킹해보니까 사용자들이 원하는 위시 캐릭터(Wish character)에 관한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위시 캐릭터들을 조합해 전투를 펼치면 어떤 게임이 될까 하는 궁금증에 기획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단일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RPG는 한계가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좀 단순하다고나 할까? '길드 오브 아너'는 기존 수집형 RPG처럼 부대를 전략적으로 조합해 던전을 깨는 재미와 영웅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얻는 재미요소를 결합했다.

모나크 온라인 터키 진출이 무산되면서 2014년 3월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니 1년 7개월 정도 개발했다. 게임 자체에 대한 완성은 올해 초에 끝났는데 글로벌 대응 준비를 하느라 시간이 좀 더 걸렸다.

▲ 최대 8명의 부대원과 한 명의 영웅 캐릭터. 총 10개의 스킬을 조작해야 한다

Q. 마이어스게임즈의 전작 '모나크 온라인' 느낌이 강하게 풍기기도 한다.

= 다수와 다수가 엉켜 싸우는 전투가 유사해서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나 싶다. '길드 오브 아너'의 모든 부대는 새롭게 제작한 부대며 영웅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영웅의 장비는 모나크 에셋을 차용했다. 마케팅 포인트도 길드와 다대다 전투이기에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Q. 전작 '모나크 온라인', '골든 에이지'와 신작 '길드 오브 아너'도 모두 다수 부대 전투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대규모 전투의 재미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 동기식 MMORPG의 경우 필드에서 여러 사용자가 모여서 조합하는 재미가 있는데, 모바일은 파티플레이라고 해봐야 사실상 싱글 게임이라 이런 재미가 덜하다. 그래서 병과별로 특성을 살리고 조합을 통해 던전을 공략하는 재미를 전달해주는 방법으로 다수의 부대가 등장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대규모 길드전 역시 여러 부대원을 데리고 치열한 길드전을 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 준비했다.

지금은 단순 길드 대전밖에 없지만 최고 레벨 이후에도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아직은 게임 서비스 초기이다 보니 성장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쪽을 집중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길드 콘텐츠를 기반으로 순환 콘텐츠, 전략, 커뮤니티를 게임에 녹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대규모 부대전투. 스킬 쿨이 짧은 부대로 편성했을 경우 손이 매우 바쁘다.

Q. '길드 오브 아너'가 초반 순항하고 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 앞서 말한 특장점과 비슷한 이야기지만, 8명을 조합해 부대를 꾸리는 재미가 통한 것 같다. 전략적인 조합과 더불어 성장시키며 오늘 만족감이 극대화됐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우리 예측보다 사용자들이 재미를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거기에 사용자 욕구를 잘 노린 편의 요소와 조작의 간편함이 통했다고 보고 있다.

게임 외적으로도 최적화가 잘 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8명이 제각각 다른 모델링을 사용하고, 화려한 스킬을 사용하는데도 딱히 발열이나 지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메모리 최적화도 많이 했다. 우리의 연구 개발의 산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Q. 조작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조작 계통에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인다.

= 8명의 캐릭터를 조작하는데 복잡하지 않으면서 직관적인 조작이 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모바일 기기 특성에 맞게 준비하기 위해 참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다. 조작 템포부터 시작해서 밸런스를 맞추는 데 상당 부분의 시간을 소모했으며 지금도 좀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사용자들이 MMORPG 사용자들처럼 몇 시간이고 게임에 집중하는 게 아니므로 4~5분 내외의 호흡을 가지게 하였다. 이를 위해 고안한 조작방법이 터치 드래그 같은 거다. 또한, 광역 스킬도 단순 범위 공격이 아니라 방향성 있는 스킬들이 많아서 조작이 공략에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Q. 스킬 사용에 있어 과도한 컷신에 대한 불만이 조금 있는 걸로 안다.

= 옵션에 스킬 컷신을 켜고 끄는 기능이 있다. 다만, '길드 오브 아너'는 게임 밸런스적으로 상대가 스킬을 사용할 때 사용자가 스킬을 사용해서 캔슬하는 등 상대의 반응을 보고 대응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게임 진행이 너무 빠르면 조작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턴제 느낌으로 컷신을 집어넣었다.

▲ 터치엔 드래그로 스킬의 방향을 설정해줘야 한다.

Q. PC 게임을 개발할 때랑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때랑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던가.

= 많이 다르다. PC 게임 개발할 때는 상당히 자유롭게 개발을 할 수 있지만 모바일은 그렇지 못하다. 애플 개발 환경도 그렇고 자유도가 떨어지는 편이라 상당히 애로점이 많다.

기획적으로는 경험이 적다 보니 모바일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골든 에이지' 때 상당히 후회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모바일 이해도가 높지 않아서 실수 연발이었다. 개발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다르다. 사실 PC 때는 뒤져보면서 체크할 수가 있었는데 모바일은 개발 환경이 감춰져 있다.


Q. 퍼블리셔 넷마블과 함께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 2013년에 모바일로 전환하면서 넷마블 자회사로 편입했다. 퍼블리셔로서 넷마블의 장점은 '비즈니스 모델', '트랜드 분석', 'UI, UX'에 대한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어 개발사에 노하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트리플A 급 게임들을 많이 만들다 보니 발생할 수 있는 웬만한 이슈는 모두 공유되고 있다. 또한, 넷마블표 게임에 대한 기준점이 점점 상향되고 있어 게임의 특징 재미요소를 잘 녹일 수 있도록 많은 피드백을 준다.

▲ 11월 6일 현재 구글 플레이 순위표. 넷마블게임즈의 게임이 반이다.

Q. 155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해외에서는 어떤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가.

= 글로벌 원빌드다. 13개국 이상의 언어를 지원해야 구글과 애플에 피쳐드가 될 수 있어 '길드 오브 아너'는 다양한 언어를 지원한다. 사실 출시전에는 지금처럼 반응이 좋을지 예측을 못 해서 업데이트 기간을 조금 여유롭게 잡았는데 이젠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 다만 글로벌로 준비해야 해서 약간의 연기가 될 수도 있긴 하다.

사실 해외 시장이란게 적극적으로 노린다고 노려지는 게 아니다. 우리가 한국 사람인데 중국인을 표적화 한다고 그게 되겠는가. 최대한 '길드 오브 아너'의 특징인 부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런 매력이 통하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Q. 한 문장으로 '길드 오브 아너'를 정의 내린다면?

= 상투적이긴 하지만 종합선물세트라고 말하고 싶다. 다양한 부대를 조합하여 아주 다양한 전략을 끌어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Q. 국내 흥행을 지속할 자신이 있는가?

= 국내 흥행이 좋긴 하지만, 콘텐츠 소모가 빠른 국내 시장이다 보니 향후 우리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용자들에게 답을 줘야 한다. 어쩌면 죽었다 생각하고 일만 해야 할지도 모른다. 공략하는 재미가 강한 던전들이 당초 계획보다 빨리 선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불어 길드 레이드도 추가할 예정이다. 다양한 부대를 조합하고 조작해 던전을 공략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으면 '길드 오브 아너'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