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인벤은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워크래프트'의 실내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그곳에는 각종 특수효과에 사용되는 피규어와 스티로폼으로 제작된 지형 등이 있었다. 그 외에도 수 천벌의 의상을 제작한 의상담당자를 만나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워크래프트의 의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레전더리 픽처스와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제작 중인 영화 '워크래프트'에는 트래비스 피멀(안두인 로서), 토비 케벨(듀로탄), 폴라 패튼(가로나), 로버트 카진스키(오그림 둠해머) 등이 주연으로 등장한다. 나아가 던칸 존스(더 문, 소스코드) 감독, 찰스 리빗, 던칸 존스 각본, 영화 '스타워즈' 및 '아바타' 등을 작업한 ILM이 특수효과를 담당한다.

이미 탐방기를 통해 '워크래프트' 세트장에서 본 것들을 소개한 바 있으나, 이번 기사를 통해 그들이 설명했던 세트장에 대한 디테일한 이야기들을 조금 담아보려고 한다.

※ 캐나다 현지에서는 사진과 영상 촬영이 일절 금지되어, 현지 사진이 없는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아트(Art) / "판타지 세계와 현실 세계의 밸런스 조율에 중점을 두었다"



'워크래프트' 실내 스튜디오에 도착해 첫발을 디딘 곳은 2층에 있는 아트실이었다. 영화 배경 스케치는 물론이며 스티로폼과 찰흙 등으로 만들어진 각종 피규어와 모형들로 가득했다. 카라잔과 아이언포지, 엘윈 숲 등이 테이블 여기저기에 놓여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아트 디렉터는 설명에 앞서 "촬영을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가 핵심 요소로 삼고 싶었던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우리가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이해하고 있다는 걸 게이머들에게 어필하는 것이었다. 물론 게임을 플레이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다가가길 원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건축물과 배경은 기본적으로 판타지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아무런 각색없이 이를 영화에 그대로 도입하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분위기로 표현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아트팀은 어떻게 하면 게임 속 세계를 좀 더 현실감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영화 세계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려고 기존 세계관을 다소 변화시키기도 했다. 조율일 필요할 때에는 영화 스크립트를 한데 모아서 던칸 존스 감독이 검토했다. 그리고 결론이 도출되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냈다.

던칸 존스 감독, 그 역시 상당한 코어 게이머로 알려졌다. 그는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 대해 친숙하게 알고 있다. 하나의 사례로 스톰윈드 세트장 한 쪽에는 우체통이 놓여 있었다. 워크래프트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그냥 우체통인데?"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겠지만,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해본 사람들은 무언가 느껴지는 바가 다를 것이다.
▲ 와우저라면 누구나 아는 '우체통'

고작 우체통 하나지만, 이런 소소한 소품 덕분에 실제로 스톰윈드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예전에 '크리스 멧젠' 이 세트장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가 우체통을 보고 매우 감탄하기도 했다고.

"세트를 만들면서 블리자드가 많은 부분 조언을 해줬어요. 우리는 게이머와 더불어 워크래프트를 모르는 이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기본 세계관을 유지하되 영화라는 틀에 맞게 각색을 해 나가면서 세계관을 완성시켰습니다."

이와 더불어 아트팀은 게임 속 오리지널 세계관에서 나아가 더 발전된 모습으로 영화 속에서 배경을 구현하고자 했다. 가령 카라잔 타워에서 에너지 방(Energy chamber)을 만들었는데, 그 방이 위치가 상당히 위에 있었다. 그래서 제작진은 원작에는 표현되어 있지 않은 에너지 방 아래에 새롭게 방 하나를 별도로 디자인했다.

던칸 존스 감독은 세트 구조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액션 장면이 촬영되길 바랐다. 단순히 시각적인 부분만 신경 쓰면서 디자인된 것이 아니라, 기능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서 제작한 것이다. 하나의 세트 당 세 가지 버전으로 가지고 가면, 이 중 던칸 존스가 채택해서 결정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절벽 형태의 지형을 묘사할 때는 먼저 협곡 아래 바닥을 만들었다. 그다음 나머지 부분을 블루스크린을 통해 CG로 구현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제작비를 상당히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실용성 측면에서도 크게 도움됐으며, 더욱 더 많은 장면을 효율적으로 촬영해 나갈 수 있었다.

배경 외에 영화 속 다양한 오브젝트를 만드는 데는 3D 프린터가 사용되었다. 3D 프린터로 표본을 뽑아내고 여기에 디지털 작업이 더해진다. 디지털 작업을 거치고 나면 3D 프린터 모형이 아닌 실제 조각과 같은 질감으로 완성된다.

▲ 3D 프린터로 출력되는 샘플 모형(참고용 이미지)

메디브 조각상 원본 사이즈는 대략 60피트(18미터) 정도 된다. 먼저 원본을 한번 스캔하고, 축소된 사이즈로 3D 프린터를 통해 뽑아냈다. 샘플을 토대로 스캔한 뒤 작은 스케일로 40여 개를 만들어 촬영에 사용했다. 아트 디렉터는 "영화 속 많은 사물이 3D 프린터에서 탄생했다."라고 언급했다.

"먼저 사물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3D 프린터로 뽑아냅니다. 뽑아낸 모형을 다시 스캔해서 서로 다른 크기의 모델을 여러 개 찍어내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를 위한 3D 프린터 기기는 여러 대였는데요. 작업하는데 불편함은 없었어요. 하나의 기계가 고장 나면 3D 프린터로 한 대 더 뽑아내면 되니깐요. (웃음)"

인간이 사용하는 검이나 방패 등의 무기는 '웨타' 측에서 제작했으며, 해머와 같은 오크 무기는 영국에 있는 PROP SHOP에서 담당했다. 엘윈 숲을 위한 모형도 만들어졌는데, 기본적인 부분만 제작하고 나머지 주변은 블루스크린으로 처리해 배경이 입혀졌다.

'워크래프트' 제작팀이 고수하고자 했던 바는 "스테이지를 기반으로 하는 촬영"이었다. 모든 것을 스테이지에서 구축했으며, 영화 속 환경 어떤 것이든 디지털적으로 직접 창조해 나갔다. 하지만 디지털화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일부 장면은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작업 되기도 했다.


영화 내에는 특이한 분위기의 배경이 다수 등장한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나무들이 있는 곳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실제로 있을 법한 곳'이라는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었다고. 그래서 실제 환경과 판타지의 세계 간의 밸런스를 맞춰 작업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지역마다 작업 과정은 조금씩 상이했다. 가령 카라잔은 건축학적인 요소가 많이 도입돼 구현되었다면, 달라란의 경우 공중에 떠있는 곳이기 때문에 카라잔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졌다. 아트팀은 달라란을 표현함에 있어 극 사실적인 표현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한다.

그렇게 엘윈 숲과 아이언포지. 달라란, 카라잔, 스톰윈드 등 워크래프트 속 세계가 탄생했다.



■ 실내 세트(Indoor Sets) / "메디브의 탑을 습격한 골렘은 슬로바키아 디자이너가 만든 것"



세트 구성은 블리자드와 세트 제작팀이 공동으로 맡았다. 던칸 존스 감독이 원하는 방향을 제안하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세트를 설계했다. 여기에 블리자드가 다양한 디자인을 제안하면, 이를 반영해 디자인을 추가하기도 변형하기도 했다고.

담당자는 세트와 관련해 "총 300명 이상의 제작자가 투입돼 세트를 만들었다. 세트 장식과 소품 제작 작업은 영국에서 대다수 진행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실내 스튜디오에는 메디브의 탑(카라잔)과 달라란이 재현되어 있었다. 먼저 탐방한 곳은 3층으로 제작된 '메디브의 탑'이었다. 1층에서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커다란 골렘이 쓰러져 있었다. 탑을 공격한 골렘, 이를 저지한 메디브의 모습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케일과 웅장함은 보는 사람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메디브의 탑 벽면에는 여러 개의 창문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웅장한 느낌과 오묘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방문했을 시점에는 평범한 창문처럼 보였지만, 세트제작 담당자는 "빛이 비치면 오닉스의 모습으로 빛나게 된다"며 세트의 아름다움을 설명했다.

메디브의 탑을 공격한 골렘은 슬로바키아에서 온 디자이너가 만들었다. 해당 골렘을 영화에서 사용하기 위해 제작사는 골렘 이미지에 대한 권리를 사들였다. 디자이너는 이와 함께 골렘 조각품을 제작사에 함께 전달했다고 한다. 담당자는 "조각품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낄 것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이 부분과 비슷한 실내 세트장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영화 속에서 골렘은 점토로 만들어진다. 석화되고 결국에는 돌멩이가 되어 바닥에 무너진다. 이러한 표현을 위해 제작진은 두 개의 골렘을 만들어 촬영했다. 나아가 거대한 제작품을 세트에 옮길 수 있게 하려고 어깨와 팔을 한 조각으로, 몸통은 또 다른 조각으로 구성했다.

"어제 메디브가 골렘 밑에 깔리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그가 깔린 곳이 마치 동굴과도 같았어요. 골렘이 너무나 커서 동굴처럼 공간이 생길 정도였죠."

메디브의 탑 세트장을 방문했을 당시에 현장은 그다지 깔끔한 상태는 아니었다. 기둥이 부서지고 파편들이 여기저기에 있었다. 폭발물 탓에 무너진 벽도 있었다. 사실 방문했을 시점에는 이미 골렘이 메디브의 탑을 공격한 이후였다. 세트장 여기저기서 골렘과의 전투 흔적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제작진은 '메디브의 탑'을 만들면서 "타일을 굽고 잘라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치즈와 같이 쉽게 분해되는 구조의 세트를 원했고, 이러한 방법으로 제작하는 것은 제작진에게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속 달라란 전경

메디브의 탑 다음으로 간 곳은 달라란이다. 사방이 온통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던 달라란 세트장은 공중에 떠 있었다. 배우들이 연기할 때는 보조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서 촬영이 이뤄졌다.

배우들의 시점에서 보는 달라란은 어떨까? 그 느낌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보기 위해 무대 위로 향했다. 올라가 보니 밑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체감 상으로 굉장히 무대가 높게 있는 것 같았다. 둥둥 떠있는 듯한 무대에 서 있다보니, 왠지 내 손에서 마법이 나갈 것만 같은 그런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 쪽에서는 달라란을 상징하는 문양을 벽에 새기기 위해 수많은 스태프가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다. 달라란을 상징하는 문양을 스티커로 만들어, 하나하나 벽에 수작업으로 붙이고 있었다. 영화의 퀄리티를 위해 소품 하나하나를 직접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 달라란 콘셉트아트

▲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달라란'



■ 의상(Costume) / "시각적 미학을 넘어 실용성 있는 옷을 만들고자 했다"



조금 떨어진 창고에서 의상 담당자를 만났다. 그곳에는 많은 의상이 놓여 있었다. 레인 왕과 듀로탄, 메디브, 가로나, 인간 갑옷 등이 한 줄로 진열되어 있었다. 영화 촬영을 위해 제작된 갑옷의 수만 해도 110개라고 한다. 여벌용으로 많이 만든 것이 아니라, 110명이 동시에 입고 연기를 하기에 필요했던 갯수였다.

의상 역시 영화 속 배경이나 오브젝트 제작의 접근 방식과 유사했다. '워크래프트'를 기반으로 하되 재해석을 거쳐 '실제 있을 법한 옷'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상팀은 실용적이면서도 멋지게 보이는 옷으로 디자인했다. 2D 속 세상에 존재하는 의상을 3D 세계로 옮기기 위해서 다양한 종류의 소재를 사용했다고.

"비단 의상 디자이너뿐만이 아니에요. '워크래프트'의 모든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생각했을 거에요. 게임 세계를 실제 세계로 재해석 하는 걸 말이죠. 왜냐면 이 영화는 게이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니깐요."

의상을 제작하면서 그들이 강조한 부분은 '기능성'이다. 레인 왕의 의상은 어깨부터 팔뚝까지 철로 연결되어 있다. 이를 하나의 덩어리로 만든다고 해도 보기에 문제는 없다. 하지만 칼을 휘두른다고 생각했을 때, 팔 부분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굉장히 불편할 것이다. 그래서 실제 전투를 할 때 착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팔 부분의 금속이 자유롭게 접히도록 디자인되었다.


듀로탄의 경우 디지털 캐릭터이긴 하지만, 보다 현실감 있는 표현을 위해 배우가 직접 듀로탄의 의상을 입고 연기를 했다. 촬영된 것을 토대로 오크 색깔의 피부와 질감을 입혀서 오크로 완성했다. 이 작업에는 영화 '아바타'에 참여했던 제작진들이 함께했다.

디지털 캐릭터 의상 디자인에는 빌 웨스턴 호퍼와 던칸 존스 그리고 레전더리 픽처스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코스튬 디자인에 대해서는 의상팀이 모두 만들었다. 그는 "제작팀에는 수많은 비주얼 아트 담당자들이 있지만, 그들이 의상 전문가는 아니잖아요. 옷 제작은 저희가 전담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속 '듀로탄'

▲ 영화 '워크래프트' 속 '듀로탄'의 모습

"닉 카펜터와 크리스 멧젠, 롭 팔도 등이 저희 작업실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오크의 갑옷과 인간의 갑옷, 드레스 등을 보고는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디자인이나 빛깔, 모든 면에서 타협하지 않고 잘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그는 메디브의 옷 제작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메디브의 경우 어깨 부분이 깃털로 장식되어 있다. 까마귀 망토의 어깨 장식을 표현하기 위해 의상팀은 수천 개의 수탉 깃털을 공수해 수작업으로 하나씩 붙였다고 한다. 수 많은 수탉을 누가 잡았는지는 알 길이 없다고.

▲ 워크래프트3 영상 속 '메디브'



■ 무기와 소품(Weapons&Props) / "하나의 검도 철과 알루미늄, 대나무 소재로 다양하게"



의상실 옆 칸에는 영화에 사용된 각종 무기의 콘셉트 아트와 더불어 배우들이 실제로 사용한 소품들이 즐비해 있었다. 인간과 오크의 무기, 오크의 농가, 각종 항아리 등이 놓여 있었다. 영화 소품이어서 그런지 퀄리티가 어마어마했다. 오크 해머를 하나 챙겨 들고 거실에 장식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정도였다.

배우들이 사용하는 소품을 디자인하고 제공한 소품 제작 마스터 '지미 초우(Jimmy Chow)'를 만나 소품에 대해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무기의 디자인 대다수에는 블리자드의 관여가 있었다. 예를 들어, 블리자드가 18개의 다른 디자인을 보내주면 그 속에서 디자인을 수정하고 변경했다는 것. 블리자드 본사와 영화 스튜디오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이러한 이야기를 할 때는 주로 스카이프와 이메일로 대화했다.

던칸 존스 감독과 프로덕션 디자이너들이 무기의 디자인을 체크하고, 예산 안에서 어떻게 어디서 소품을 제작할지 결정한다. 오크 무기의 경우 인간 무기와는 제작 방법이 달랐는데, 영국의 Prop Shop이라 불리는 곳에서 별도로 제작했다고 한다.


세트장에는 총 3개의 트레일러가 있었다. 첫 번째는 왕과 로서의 갑옷, 그리고 말의 안장 등이 있는 곳이다. 말의 안장은 스페인에서 만들어졌는데, 실질적인 말이 없이 말의 갑옷을 만든다는 건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고 한다. 두 번째 트레일러는 각종 무기를 담아둔 곳이다. 마지막 세 번째 트레일러는 활과 같은 작은 아이템을 담아둔 저장고였다.

직접 만져봐도 괜찮다는 담당자의 이야기에 인간 종족이 사용하는 검과 오크가 사용하는 해머 등을 직접 손에 쥐어봤다. 깜짝 놀랐다. 무기들이 상당히 무거웠기 때문이다. 한 손으로 검을 잡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배우들은 이렇게 무거운 걸 어떻게 들고 휘두르면서 연기를 할까?' 상상해보니 새삼 그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흥미로운 점은 하나의 무기도 여러 소재를 사용해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강철로 만들어진 왕의 검은 위엄있으면서도 근엄한 느낌을 선사한다. 사진을 찍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영상으로 촬영하기에는 너무나도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실제 전투를 위한 알루미늄 소재의 검이 제작되어, 촬영시에는 알루미늄 칼이 주로 사용되었다. 고무 기반의 칼도 있었다.


특이했던 점은 대나무 버전의 칼도 있었다는 건데, 사진상으로 보면 철로 제작된 검과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대나무 검으로 무언가를 자를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나 장면에서는 대나무가 아주 훌륭한 제작 재료로 쓰였다고. 단, 날이 없어서 그 장면을 한 번에 찍어야만 했다.

제작진은 특히 오크 무기를 두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가령 4피트(약 122cm)에 달하는 오크 망치가 있는데, 이러한 무기는 모션 캡처에서 사용된다.

비주얼 팀은 화면에서 멋있게 표현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크기를 원했다. 스턴트 팀은 쉽게 다룰 수 있는 무기를 원했다. 배우들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또 다른 팀에서는 무기에 LED를 장착하길 바랐다. 각 팀이 원하는 점을 절충해야 했다. 가벼워야 하고, 아무도 다치지 말아야 하며 모션을 캡쳐할 수 있는 그런 무기를 만드는 데 노력했다고.

무기 외의 소품들에도 '워크래프트' 제작진은 심혈을 기울였다. 구매할 수 있는 소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것을 영화를 위해 제작했다. 하나의 사례로 왕실에는 거대한 대리석 기둥이 있는데, 미술가 중 한 명이 대리석 효과를 내기 위해 직접 손으로 깃털을 이용해 수작업했다고 한다. 그는 "어떤 소품 제작 분야를 담당하든 엄청난 노력과 실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무기들은 정말 훌륭하고 멋집니다.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실체화하고 3D 모델링을 하는데 블리자드가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들에게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독점] 영화 워크래프트 특집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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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크래프트 특집 기사는 순차적으로 포스팅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