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 대격변이라 불리는 프리 시즌 패치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에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던 챔피언들이 OP가 되어 나타났다. 그러나 노골적인 OP 챔피언들은 챌린저부터 실버까지 전광석화처럼 소문이 번졌고, 그레이브즈, 미스포춘, 문도 박사, 야스오 등은 내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그림의 떡이 됐다.

롤에서 랭크 점수를 올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간단하고 빠르게 효율을 볼 수 있는 건 '꿀챔'을 플레이하는 거다. 꿀챔 사냥꾼에서는 OP로 불리며 밴 리스트에 오르는 챔피언들과 어깨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승률과 이와 상반되는 낮은 밴율을 가진 챔피언들을 소개해 소환사들의 정신 건강에 미약한 도움을 주고자 한다.

프리 시즌 집중적으로 이뤄진 패치는 원거리 딜러 개편이다. 그중에서도 그레이브즈와 미스포츈은 '강함' 두 글자로 점철돼있다. 그러나 아직 표본이 적고, 곧 이어질 추가 패치에서 '전쟁광의 환희' 특성의 너프로 원거리 딜러은 간접 너프가 확정돼 있다. 대표적으로 밴 리스트에 오르는 두 챔피언은 꿀챔 사냥꾼의 주제와 맞지 않는 탑독이다.


그런 이유로 오늘 선정한 꿀챔은 '공허의 예언자' 말자하다. 과거 말자하가 대회에 나올 때마다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말자하 하지 말자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아직 소환사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있다는 것을 안다. 그때 생긴 부정적인 인식에 소환사들이 꺼리는 챔피언이기도 하지만, 실상을 파고들면 말자하는 쉽고 다재다능하며 춤도 잘추는 숨은 꿀 챔피언이다.

롤에서 OP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것은 어떤 스킬 구성을 가졌느냐가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너프를 당해도 계속하여 상위권 유저들의 사랑을 받는 리 신. 자신은 망해도 아군 딜러 하나만 잘 성장한다면 1인분 이상을 할 수있는 룰루. 조금의 수치만 올랐을 뿐인데 다시 정글 여왕의 자리를 찾은 엘리스 등등이 좋은 스킬셋으로 솔로 랭크와 대회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말자하도 마찬가지다. 편견을 버리고 말자하를 객관적으로 본다면 이보다 좋은 스킬셋을 가진 챔피언을 찾기 드물다. 숨은 말자하로 꿀을 섭취하고 있는 유저들의 수는 적으나, 대부분의 티어에서 승률이 55% 이상이다. 반대로 밴율은 1%도 되지 않는다. 객관적인 지표로도 검증된 말자하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스킬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자.


■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천지차이! 공허충 소환


말자하의 타워 철거와 라인 푸쉬, 그리고 킬 각까지 패시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먼저 라인 주도권을 잡고 타워를 파괴할 때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타워의 우선순위가 공허충>>미니언이라는 것. 공허충은 시간이 지날수록 굉장히 강력해지는데, 체력은 약한 편이다. 위의 우선순위를 이용해 공허충을 성장시킨 후 탱크 미니언이 타워의 어그로를 끌 때 공허충을 출동시킨다면 타워의 체력이 순식간에 없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스킬을 3번 사용하면 이렇게 표시가 바뀌고, 4번째 스킬 시전시 공허충이 소환된다.

킬 각을 잡을 때도 공허충이 중요하다. 한 마리의 공허충이 소환 돼있을 때 패시브를 충전시켜 놓고, 상대에게 모든 스킬을 퍼붓는다. 툴팁에는 공허충은 조종할 수 없다고 나와 있으나, 말자하가 기본 공격을 하는 대상이나 '재앙의 환상'이 걸린 상대를 공격한다. 2마리의 공허충이 '황천의 손아귀'에 2.5초간 묶인 상대를 가차 없이 앞발로 할퀸다. 기본 스킬 대미지도 강력하지만 공허충은 상대가 예상할 수 없는 킬 각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스킬이다.

■ 공허충의 공격 우선 순위
1. 궁극기 '황천의 손아귀'를 맞은 자
2. E스킬 '재앙의 환상'이 걸린 자
3. 말자하 본체의 일반 공격 대상


■ LOL 최고의 침묵기 '공허의 부름'

▲ 스킬 레벨 5 기준 침묵 3초!

롤에서 '침묵'은 정말 강력한 CC다. 침묵 상태에 빠진 적은 소환사 주문도 스킬도 사용할 수가 없다. 카사딘, 르블랑, 탈론 등 일방적인 딜 교환을 할 수 있었던 챔피언들은 침묵 효과가 모두 제거됐다. 현재 침묵을 보유한 챔피언은 초가스, 가렌, 소라카, 피들스틱, 블리츠크랭크 그리고 말자하 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말자하의 침묵은 3초라는 긴 시간과 광역으로 피해를 줄 수 있고, 대미지와 AP계수 또한 높아 가장 효율이 높다.

상대가 아군 딜러를 파고드는 상황에서 '공허의 부름'의 적중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대치 상황에서 마구잡이로 쓰는 것은 좋지 않은 사용법이다. 상대가 돌격할 때 아군 딜러를 지키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상대는 3초간 기본 공격밖에 할 수 없는 허수아비가 된다. 침묵이 걸린 3초간 아군 딜러들은 안전하게 공격을 가할 수 있다.


■ 프리 시즌 급부상한 하드 탱커의 카운터!


'최후의 속삭임'의 너프와 좋은 방어 특성이 추가되 탱커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문도 박사는 밴 리스트에 단골손님으로 끔찍한 생존력을 자랑한다. 탱커 메타에서는 상대 딜러를 잡는 것보다. 누가 앞 라인을 먼저 녹이느냐가 한타 승부를 가른다.

말자하의 '무의 지대'는 5초간 최대 체력을 퍼센트 대미지로 깎아 탱커를 잡는데 용이한 스킬이다. AP 계수 또한 높아 만약 주문력을 400 정도만 갖춘다면 5레벨 기준 초당 12%로 상대 탱커가 한여름 뙤약볕 밑 아이스크림처럼 만들어버릴 수 있다.


■상대가 누구라도 파밍은 OK!

▲ 10대건 30대건, 실버이든 다이아이든 공평한 파밍의 기회를 주는 '재앙의 부름'

말자하가 좋은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킬이다. 롤에는 상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에 따라 라인전에서 cs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여기서 격차가 벌어지면 스노우 볼이 상대가 더 빠른 성장으로 활약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말자하는 상성이 없다 싶을 정도다. 어떤 챔피언이 맞라인에 오던지 라인 관리에 대한 개념만 있다면 파밍은 보장된다. 바로 '재앙의 환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상대로 누가 오던지 '재앙의 환상'과 '공허의 부름' 그리고 공허충까지 이용한다면 cs 수급에는 문제없다.

기자의 주력 포지션은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다. 말자하를 알기 전까지는 다른 포지션에 서게 될 때면 자신감이 없어져 이기는 상황에도 싸움을 피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말자하를 선택한 후 기자는 달라졌다. 주력 포지션의 자리가 없어도 자신감 있게 탑, 미드, 정글 모두 말자하를 선택해 상대에게 cs 수급도 밀리지 않으면서 가끔 캐리도 하게 됐다. 마나만 충분하다면 파밍이 가능한 '재앙의 환상' 덕분이다.


■ 원거리 딜러의 딜로스를 만드는 궁극기!


말자하의 심볼 스킬은 역시 '황천의 손아귀'다. 2.5초의 제압 능력과 준수한 대미지는 6레벨 이후 말자하와의 거리를 유지하게 하는 강한 압박감을 상대에게 심어준다. 말자하가 이 스킬을 100% 활용하려면 심리전이 필수다. 700의 사거리는 18레벨을 달성한 트리스타나의 기본 공격 사거리보다 길고, '황천의 손아귀'는 존재만으로도 상대의 딜로스를 유발할 수 있다.

'수은 장식띠'라는 카운터가 존재하지만 탱커를 제압하기 어려워진 지금 원거리 딜러의 딜로스는 치명적인 스노우 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반면, 말자하는 '수은 장식띠'가 없는 대상에게 사용하면 끝이다. 상대는 답이 한 가지밖에 없는데, 나는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는 불공정한 스킬이다.


■ 말자하의 룬 특성과 아이템



특성에 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말자하가 가장 효율을 낼 수 있는 국민 특성이다. 반면, 룬에서는 조금 특이한 면모를 보인다. 상대에 따라 바뀔 수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고정 AD를 맞추는 것이 말자하의 핵심이다. 말자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라인 푸쉬와 견제다. '재앙의 환상'을 잘 퍼트려야만 라인 푸쉬가 가능하고, 상대가 미니언을 처리하는 사이 견제가 가능하다.

고정 AD룬을 장착함으로써 좀 더 빠른 타이밍에 견제와 라인 푸쉬가 가능하다. 확실하게 막타를 챙길 수 있다는 것도 고정 AD 룬을 가져가는 것의 장점이다. 공허충에게 존재하는 AD 계수로 공허충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룬은 상대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지만, 고정 AD만큼은 바꾸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말자하의 핵심 아이템은 '영겁의 지팡이'다. 체력도 주문력도 라인 유지력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아이템이지만 핵심은 최대 마나 수치를 올려 스킬을 난사해 라인을 항상 푸쉬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아이오니아의 장화'는 공허충 2마리를 쉽게 소환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아이템이다.

만약 상대에 문도 박사가 있다면 '영겁의 지팡이' 이후 '모렐노미콘'을 구매하고 '마법사의 장화'를 가는 유동적인 선택도 좋다. 이후 아이템은 상대에 따라 '심연의 홀'과 '라일라이의 수정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좋다. 이후 템트리는 강력한 대미지를 원하고 근접 암살자 챔피언이 없을 때는 '라바돈의 죽음모자'를, 렝가와 같은 강력한 암살 챔피언이 존재한다면 '존야의 모래시계'도 좋다.



상대 라이너와 격차가 나서 팀원의 핍박을 받을 때 "즐기는 게임인데 뭐 cs가 중요하냐"라며 쿨한 척했던 적이 있나? 주력 포지션이 아닌 라인에 섰을 때 자신감이 없어 말파이트나 쉔 그리고 룰루 같은 안전한 챔피언을 골라 이기는 상황에서도 도망쳤던 적이 있나? 만약, 두 사항 중 하나라도 해당 사항이 있다면 말자하를 골라 잃어버린 자신감과 농도 짙은 국산 벌꿀을 듬뿍 섭취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좋은 말자하를 왜 하지 말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