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덜도 말고 딱, 삼세판"

'던전 스트라이커 비긴즈(이하 던스 비긴즈)'를 보자마자 뇌리에 떠오른 생각이다. '던전 스트라이커'는 아이덴티티모바일에게 있어서도 아쉬움이 가득한 IP다. 그 아쉬움 때문일까. '던전 스트라이커'를 시작으로 '뉴 던전 스트라이커', 그리고 이번에 '던전 스트라이커 비긴즈'까지 세 번째 도전을 하는 그들에게 팬들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왔다.

그런 팬들의 시선을 뒤로하고 마침내 출시된 '던스 비긴즈'가 지난 4일 정식 출시됐다. 기존 모바일 RPG보다 더욱 강화된 실시간 콘텐츠와 아기자기한 캐릭터 디자인 등의 장점에 힘입어 출시 당일 구글 플레이 인기 앱 1위, 19일 현재 15위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 '던스 비긴즈'. 아이덴티티모바일의 황인철 팀장과 양길환 PM을 만나 게임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 (좌측부터) 양길환 PM, 황인철 팀장



Q. 출시된 지 이제 보름가량 됐다. 지금 현재 성과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어떻게 보고 있나 궁금하다.

양길환 : 지금 현재 순위에 대해서 만족스럽진 않지만, 출시 초기에는 생각했던 대로 흘러갔었다. 하지만 11월부터 해서 모바일 시장에서도 대작 타이틀들이 대거 등장했고 서로 경쟁이 활발해진 만큼 순위권에서 밀려난 것 같다.

지금 성과에 대해서 만족스럽진 않지만, 기자간담회에서의 모토도 기본에 충실한 게임이 되자고 했던 만큼 다양한 유저들의 반응을 확인, 관리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한편, 계획하고 있는 업데이트 및 마케팅 역시 준비 중이다.


Q. 다소 예민한 질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던스 비긴즈'는 전작과 많이 유사하단 평이 많은데 어떤가?

양길환 : 우선 출시 당시부터 우리가 생각한 주 고객층은 모바일 RPG를 좋아하는 20~30대 유저층이었다. 오히려 예전부터 '던스'를 즐기는 유저들은 핵심 타겟층이 아니었다.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일단 내부에서 판단했을 때 '던스'라는 게임을 모바일에서 처음 겪는 유저도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만큼 예전부터 즐긴 유저들은 과거의 향수로 다시 한 번 즐기고, 처음 즐기는 유저들은 그 새로움에 즐기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 모바일에서 재탄생한 '던스 비긴즈'


Q. 아바타는 외형 외에도 능력치 때문에라도 많이 사용하는데, 현재 보라색 등급의 아바타는 합성할 수 없고 판매밖에 안 된다. 합성을 안 되게 한 이유가 있나?

황인철 : 유저들에게 아바타의 등급에 너무 몰입해서 거기에 대해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 아바타 등급에 끌려다니기보다는, 아바타는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것으로 하고 싶었다.

그리고 당연히 앞으로는 더 상위의 아바타가 등장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급하게 내진 않을 생각이다. 너무 급하게 아바타를 내놔서 기존 유저들에게 허탈감을 주기보다는 어느 정도 유저들이 성장한 후에 새로운 아바타를 제공해,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상위 등급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밑바탕이 되도록 하려 한다.

물론, 향후 새로운 등급의 아바타가 나온다면 보라색 등급 아바타의 합성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Q. 전작에 있는 전직 시스템이 아직은 없다. 유저들도 궁금해하는 부분인데, 언제쯤 등장할 예정인가?

양길환 : 현재 다수의 전직이 준비되어 있긴 하다. 문제는 이걸 단순히 전직함으로써 더 강해지고 멋있어지고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좀 더 유기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전직에 대해서 좀 더 자연스러운 경험을 주고 싶다.

그리고 우선은 전직보다도 다음 단계로 준비 중인 새로운 스테이지 등을 업데이트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런 신규 콘텐츠를 먼저 내놓고 유저들이 이 콘텐츠들을 대부분 즐기고, 지루해질 때, 전직과 같은 새로운 콘텐츠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Q. 그렇다면 전직 외에 준비 중엔 콘텐츠에 대해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고 싶다.

양길환 : 현재 닫혀있는 콘텐츠인 파티 던전, 길드 던전이나 부족전 등이 있다. 이 콘텐츠들을 먼저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 콘텐츠들을 유저들이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될 때 전직 시스템을 공개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Q. 앞의 두 콘텐츠는 감이 잡히는데 부족전은 다소 생소하다. 어떤 콘텐츠인지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황인철 : 세 부족의 대립을 바탕으로 하는 콘텐츠다. 부족들은 각기 밸런스가 다른데, 여기에 유저들이 용병으로 참여해서 각 부족의 승리를 도울 수 있다. 당연히 부족별 밸런스는 매주 혹은 2주에 한 번씩 재조정된다. 기존에는 즐겨보지 못한 새로운 재미를 줄 것으로 생각된다.

▲ PVP와는 새로운 재미를 줄 부족전


Q. 그러고 보니 '던스'의 경우 전직과 함께 계승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었다. 전직한 직업의 스킬을 가져오는 거였는데 '던스 비긴즈'에는 언제 등장할지 궁금하다.

황인철 : 아무래도 PC와 비교하면 모바일에선 다소 힘든 시스템이다. PC에서는 계승을 통해 다양한 스킬을 가져올 수 있었다. 전사가 마법을 쓴다든가 함정을 설치한다든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힘든 게 계승된 여러 스킬을 갖고 오기 힘든 환경이다.

그래서 계승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모바일에 맞춰서 새롭게 계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계승을 통해 기존 스킬을 더욱 강화하는 그런 방향으로 생각 중이다. 아직은 모바일에 맞춰서 최적화해야 할 부분이 많다.

▲ '던스 비긴즈'에는 아직 미구현된 계승 시스템


Q. 몇몇 용병은 뽑기로만 조각을 모을 수 있다. 높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점 때문에 과금을 통해 던전에서 얻는 용병보다 초월 횟수가 뒤처져 오히려 능력치가 낮은 경우가 있다. 비앙카처럼 명예 상점에서 살 수 있도록 할 계획은 없나?

황인철 : 우선 18일에 밸런스 패치를 통해 뽑기로만 나오던 용병들의 능력치를 향상했다. 아마 시간이 좀 지나면 용병들 간에 밸런스가 어느 정도 맞춰졌다는 얘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비앙카의 경우 우선 이번 시즌에서는 거의 모든 유저들이 비앙카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비앙카 대신 새로운 용병을 추가하는 등 보상을 변경할 생각이다. 그 외에도 주말에는 이벤트를 통해 유저들이 조금만 노력한다면 누구나 신규 용병인 에핑을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 높은 등급의 용병들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우선 모든 유저가 기본적으로 비앙카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 1차 목표


Q. 현재 퀘스트로 올릴 수 있는 프리미엄 등급은 자동사냥이 가능한 4등급까지다. 무과금으로 그 이상 올릴 계획이 있나?

양길환 : 프리미엄 등급의 경우 CBT 당시에는 무조건 과금을 통해서만 올라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브퀘스트만 열심히 해도 특정 레벨까지는 올라갈 수 있도록 유저 편의성을 더한 만큼, 등급 상향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가 오가야 할 것 같다.


Q. 유저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패키지에는 따로 프리미엄 등급이 올라가는 혜택은 없다. 패키지에도 프리미엄 등급을 올려달라는 말들이 있는데 어떤가?

양길환 : 우선 패키지의 경우 대부분 할인율이 상당히 높다. 거기에다가 프리미엄 등급을 올리는 부분에 대해서도 다른 게임들의 VIP 시스템들과 비교하면 가격 부담이 적다고 본다. 그래서 패키지에까지 프리미엄 등급을 올리는 건 우선 제외했다. 향후 새로운 패키지가 나온다든가 하면 구성에 따라서 프리미엄 등급에 대한 것을 추가하는 것도 고려에 두고 있긴 하다.

▲ 여러 상품들을 묶은 패키지에는 프리미엄 혜택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Q. 글로벌 출시 계획 및 iOS 출시일은 언제쯤 될지 궁금하다.

양길환 : 가까운 시일 내 출시할 계획을 하고 있다. 글로벌의 경우는 우선 동남아 시장에 선 출시할 예정이다. 다른 시장에 비해 작다고 생각할진 모르지만 동남아 시장의 경우 다른 게임들을 서비스했을 때도 꽤 매출이 나왔던 시장이다. '던스 비긴즈'의 SD 캐릭터와 시원한 액션이라면 충분히 먹혀들 것이라고 본다.

글로벌 원빌드로 준비하지만 서비스하게 될 지역에는 거점서버를 둬서 지역별로 조금씩 차별화된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또한, iOS 버전의 경우는 글로벌 출시와 함께 나올 계획이다.


Q. 그러고보니 조작 방식이 가상 조이스틱과 터치 이동식 두 개로 나뉘어져 있다. 유저들을 위한 배려인가?

양길환 : 그것도 그렇지만 사실 처음에는 터치 이동식으로 개발하던 게임이었다. 그런데 국내 유저들은 가상 조이스틱으로 조작하는 걸 선호해서 새로 추가해 넣은 것이다. 그리고 국내 유저를 떠나서 유저들이 자기가 선호하는 조작법을 쓰는 게 더 좋지 않나 싶다.


Q. 유행이라고 해야겠지만, 액션 RPG 장르는 많은데 그 속에서 살아남을 '던스 비긴즈'만의 특징은 뭐가 있나?

양길환 : 얼마 전 인벤에 올라온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비슷한 그래픽과 UI 등에 대해서 일침을 가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가운데 '던스 비긴즈'를 넣어보니 그래도 유독 눈에 띄는게 나름의 차별화를 두지 않았나 싶다.

아기자기한 SD 캐릭터와 그 속에서 느껴지는 호쾌한 전투라면 충분히 많은 유저들에게 '던스 비긴즈'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 "양산형과는 다르다!"


Q. 최근 모바일 시장은 마케팅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던스 비긴즈' 역시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보는데 준비 중인 게 있나?

양길환 :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규모 마케팅이라고 무조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우선 우리의 게임을 즐겨주는 유저들을 위해 업데이트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들도 타 게임들과 비교해 부족함 없이 갖췄다고 보는 만큼, 콘텐츠들이 충분히 준비되면 그때쯤 해서 마케팅을 통해 알리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Q. 끝으로 '던스 비긴즈'를 지켜봐 준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양길환 : '던스 비긴즈'가 처음 공개됐을 때 시장 반응이나 인벤 유저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유저들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알지만 우리들도, 스튜디오도 '던스'라는 IP에 애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번 '던스 비긴즈'를 통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개발자들도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유저분들도 애정이 어린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황인철 : 몇몇 게임들을 보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 삼아 국내 서비스를 하는 경향이 있다지만 저희는 우선 한국 유저들이 재밌어야 글로벌에서도 통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 유저들의 입맛에 맞는 게임으로, 과금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닌 공략에 대한 스트레스를 줘서 클리어하는 재미를 주는 게임이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