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의 영혼이 슈퍼 히어로의 몸에 들어간다?!'

이런 영혼 뒤바뀜은 '주인공인데 그래선 안 되지.' 같은 팬의 시점, 혹은 '사람의 영혼이 어떻게 바뀌나?' 같은 메타피스적인 시점에서 여러 번 되물을 만한 일대 사건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창작물, 그중에서도 코믹스로 한정 지어보면 영 볼 수 없는 내용만은 아닙니다.

만화 드래곤볼에서는 기뉴 특전대의 대장 '기뉴'가 자신의 정신과 주인공 '손오공'의 정신을 바꾸는가 하면 캡틴 아메리카의 주적 레드 스컬은 캡틴의 몸을 뺏기 위해 시공간을 넘기도 하죠.

▲ 몸을 바꾼다는 게 그리 낯선 소재는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내용은 어디까지나 한순간의 '에피소드'에 불과했습니다. 주인공은 여차여차 위기를 넘기고 곧 자신의 몸을 되찾게 되죠.

오늘 소개할 악당. 아니 영웅은 이와는 조금 다릅니다. 악당의 정신이 영웅에 깃들고 영웅의 인격은 악당의 육체에 갇혀 사망하고 말죠. 그리고 남은 악당이자 영웅은 스스로 새로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글로 읽어도 혼란스러운, 밑도 끝도 없는 막장이야기는 불행왕 '스파이더맨'과 그의 영원한 숙적 '오토 옥타비우스 - 닥터 옥토퍼스(이하 오토)'의 이야기를 담은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본 기사에는 최근 연재된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 작품에 대한 미리니름을 원하지 않는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1963년 연재를 시작하며 50여 년 간 마블의 간판스타 자리를 놓치지 않던 슈퍼 히어로 스파이더맨. 하지만 2012년 그가 충격적인 사망과 함께 70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팬의 걱정을 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공개된 새 이슈. 스파이더맨, 즉 피터 파커의 영혼은 죽고 그의 육체를 영원한 숙적 오토가 가로채게 되죠. 그리고 스스로를 진짜 스파이더맨으로 칭하기 시작합니다.

피터의 죽음과 더 우수한(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의 탄생. 그 시작은 이렇습니다.

▲ 오토의 정신, 피터의 육체가 결합해 탄생한 '슈피리어 스파이더맨'.

그린 고블린과 함께 스파이더맨의 아치 에너미인 오토가 스파이더맨. 그러니까 피터와 정신을 맞바꾸고 그의 육체를 차지함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새 이슈에서 밝혀집니다. 평소 자신의 헬멧을 이용하던 피터의 정신을 오토가 조금씩 잠식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죠. 이후 오토봇을 이용해 정신 전체를 바꿔버립니다.

닥터 옥토퍼스의 육체는 병으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기에 피터 혼자서는 육체를 되찾을 수 없었죠. 이에 악당 그룹 시니스터 식스의 동료인 하이드로맨, 스콜피온 등을 이끌고 자신의 육체를 되찾으러 갑니다. 그리고 정신을 바꿔버리는 황금 오토봇을 접근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 "체이이이이이이이인지!" 리틀 기뉴, '황금 오토봇'을 침투시키지만....

하지만 오토는 피터의 반격을 예측하고 오토봇의 침입을 막는 헬멧을 미리 착용해두죠. 그리고 피터의 정신이 담긴 오토의 육체를 빈사상태에 이르게 하고 강인한 피터의 육체를 손에 넣어버리죠. 이때 죽어가는 피터의 눈앞에 벤 삼촌의 영혼이 나타나고 육체를 되찾을 가망이 없음을 깨닫은 피터는 마지막 힘을 짜내 오토에게 자신의 기억을 전달합니다.

벤 삼촌과 메이 숙모와의 어린 삶. 스파이더맨이 되고 벤 삼촌의 죽음을 맞는 광경. 스파이더맨으로 겪은 다양한 전투. 오토는 피터의 경험을 자신이 직접 겪었던 것처럼 느끼고 피터의 슬픔과 책임감을 고스란히 전달받습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이 가진 의무가 얼마나 값지고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피터의 혼이 담긴 오토가 죽고 완전히 스파이더맨이 된 오토는 그 자리에서 '오토 옥타비우스의 죽음'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새롭고 더 훌륭한 스파이더맨이 되기로 마음먹으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피터의 의지를 잇기로 마음먹은 오토 파커.

새롭게 연재되는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의 새 주인공이 된 오토 옥타비우스(오토 파커). 하지만 불과 1화 만에 피터가 등장하게 됩니다. 비록 오토 파커의 정신 속에 담긴 기억일 뿐이지만요. 피터의 기억은 오토 파커의 주변을 서성이며 끊임없이 자신의 신체를 돌려달라 합니다. 물론, 오토 스스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 때문에 큰 효과는 없었죠.

하지만 이 기억, 그러니까 인격은 종종 외부에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노트를 이용해 글을 써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려고 하는 등 오토의 정신이 한눈판 사이 육체 일부를 잠시 점거하기도 합니다. 어벤져스도 그의 행동이 이상하다 여겨 조사하기 시작하고요(다만 오토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외형을 바꿀 수 있는 외계종족 스크럴이라 생각하고 진행한 일이지만요).

이에 오토 파커는 남아 있는 피터의 기억을 모조리 제거해버립니다. 그리고 오토 파커 앞에 보이던 피터도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 선택에 오토 파커는 피터의 기억을 뒤져가며 피터 행세를 하기 어려워집니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는 오토의 서스펜스 스릴러가 시작된 거죠.

▲ 어벤져스 형, 누나, 동생과의 몸싸움도 불사하는 오토 파커.

교묘한 술수로 아슬아슬한 피터 행세를 이어가던 오토 파커. 하지만 정작 피터에게 육체를 돌려준 건 자신이었습니다.

오토 파커는 대학에서 안나 마리아라는 한 여성을 알게 됩니다. 사실 그녀는 첫 만남부터 오토의 인상에 '팍' 하고 남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수재라 불릴 정도로 영리하지만 소인증을 앓고 있는 안나 마리아. 그녀가 외모 때문에 놀림 받는 모습을 본 오토는 비슷한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안나와 함께 다니며 놀림당하는 그녀를 곁에서 지키죠. 안나는 파커의 몸을 취한 후 스파이더맨으로만 살아가던 오토가 처음으로 보인 진정성 있는 사랑인 셈이었죠.

하지만 그녀가 매너스에게 납치되고 숙적 그린고블린과의 싸움이 격해지면서 자신의 힘으로는 사람들을 지킬 수 없다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진정한 스파이더맨은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깨닫죠.

결국, 오토는 다시금 깨어나 자신의 기억 속에 숨어 있던 피터에게 육체를 넘기고 자신의 기억을 소거합니다. 완벽한 스파이더맨을 꿈꿨지만 스스로 완벽한 영웅도, 악당도 되지 못한 오토 파커의 이야기는 이렇게 피터의 손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 "너만이 그녀를 구할 수 있어. 네가 더 훌륭한 스파이더맨이니까."




닥터 옥토퍼스의 유니폼이 왜 '완벽한' 스파이더맨의 형태를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스레 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블 퓨처파이트에서는 외형뿐만 아니라 오토 파커의 전투 스타일도 고스란히 구현하고 있습니다. 평소 로봇을 이용한 공격과 비열한 술수를 게임에서도 만날 수 있는 거죠.

여기에 속성은 바뀌지 않고 '컴뱃'으로 유지되기에 '스피드' 스파이더맨에 아쉬워했던 유저라면 충분히 새로 키울만한 영웅이기도 합니다.

속성뿐 아니라 스킬 구성도 훌륭합니다.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은 닥터 옥토퍼스와 달리 3개의 순간 접근기와 2개의 무적기, 거리를 벌리고 공격하는 스킬까지 공수 만능의 모습을 보여주죠. 다만, 스킬 사용 시 딜레이가 커 상대를 묶어둔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의 스킬 구성.

'거미줄 잡기'는 뒤로 점프한 뒤 적 근처에 거미줄을 쏜 후 당겨 순간적으로 접근하는 스킬입니다. 기본 공격력은 128%로 높지 않으며 뒤로 점프하는 동작이 커 적의 공격에 무방비해지니 조심해야 하죠. 다만, 순간적으로 적과 거리를 좁힐 수 있기에 적 공격 사이에 사용하면 적의 허점을 파고들 수 있습니다.

▲ 바닥에 남긴 자국까지 이동하며 피해를 줍니다.

'마지막 포옹'은 등에 달린 로봇 다리로 적에게 접근한 뒤 다시 거리를 벌려 거미줄로 묶어버리는 스킬입니다. 스파이더맨처럼 한 번의 공격에 최대 5명의 적을 묶을 수 있으며 71%로 3회 공격을 가한다. 스킬 사용 시 적에게 달려가는 모션 중에는 적 피해에 무방비하기에 거미줄 잡기와 함께 사용해 딜레이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 첫 동작인 로봇 거미발 공격 시 딜레이를 줄여야 빠르게 다음 공격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새끼 거미들'은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의 능력치 70.5% 수준의 폭발 스파이더봇 6개를 소환하는 스킬입니다. 스파이더봇은 물리공격력의 63%에 달하는 피해를 주며 적에게 알아서 돌진하기에 별다른 조작 없이 피해를 줄 수 있죠. 레벨을 올리면 소환물의 능력치도 함께 올라가 고정 피해에 % 피해도 함께 늘어납니다.

▲ "거미 로봇 속에선 거미만 안전하지."

하늘에서는 적을 끌고 공중으로 올라간 뒤 떨어트려 403%의 물리 피해를 주는 스킬입니다. 기본 공격력이 높고 하늘에 올라가 있는 동안에는 무적 상태가 되기에 위험 상황을 타개하는 데 효과적이죠. 또한, 사용 뒤에는 적과 적당한 거리로 떨어지기에 추가 공격을 가하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하늘에서'는 ★5부터 사용할 수 있으며,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의 성능을 ★5 이후 급상승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 잡고, 들고, 던지고.

거미 공포증은 거미줄을 타고 적 주변을 왔다 갔다 하며 106%의 피해를 5회 가하는 스킬입니다. 공격 범위가 넓어 스파이더맨의 '웹 슬링어'와 달리 적 다수를 제압하는 데 좋은 스킬이죠. 또한 '하늘에서'처럼 사용 중에는 무적 상태가 됩니다.

무적 기술이 두 개에 광역 스턴 기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은 ★6 이후부터 자기 생존은 알아서 챙길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주요 스킬이 ★5부터 사용할 수 있어 그전에는 강력한 공격도, 훌륭한 생존력도 기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웹 슬링어'와 옐로우 자켓의 '자, 보이시나?'를 교묘히 섞은듯한 인상의 '거미 공포증'.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의 패시브와 리더스킬은 기존 닥터 옥토퍼스와 같습니다. '돌연변이 성장'은 물리 공격력의 5%를 올려주는 패시브지만, 자신 스스로의 공격력만 올려주며 리더 스킬 치명적인 기계팔은 아군의 생명력 5%에서 최대 30%까지 올려주는 스킬입니다.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의 팀 효과는 닥터 옥토퍼스와 다를 게 없지만, 캐릭터의 특성이 달라진 만큼 더 높은 효율을 보여주는 팀 효과가 잔뜩 늘었습니다. 여기에 기존 영웅들의 유니폼 등장, 능력치 개선으로 추천 팀 효과의 종류도 증가했죠. 그 중 슈피리어 스파이더맨과 특히 잘 어울리는 팀 효과는 이렇습니다.

#1. 악의 정수

킹핀, 슈피리어 스파이더맨, 울트론으로 이루어진 '악의 정수'는 모든 공격력 +6.1%, 모든 방어력 +6.1%, 생명력 +6.1%의 효과를 부여합니다. 꼭 팀 구성 시 필요한 필수 능력치 증가 효과만 있으며 킹핀, 울트론 모두 ★6 스킬의 추가와 능력치 상승으로 쓸만해 진 만큼 활용도가 높아졌습니다.

다만, 킹핀의 유니폼 '아머워즈'가 없으면 컴뱃-컴뱃-유니버설로만 이루어져 조합 이득을 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2. 시니스터스

시니스터 식스의 주 빌런 3인방으로 이루어진 팀 효과 '시니스터스'는 치명타율 +4.5%, 치명타 피해율 +4.8%, 회피율 +4.2%의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베놈의 스킬이 개선되며 평균 피해량이 크게 늘었고 그린고블린의 한결같은 강력함이 더해져 적을 제압하기 좋은 구성입니다.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의 유니폼 효과를 발동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회피율을 가진, 이른바 꿀 효과도 강점입니다.

▲ 능력치는 회피가 약한 닥터 옥토퍼스가 기반이기에 이를 어떻게 올리느냐가 관건입니다.


#3. 거미공포증 + 정신적 교감

슈피리어 스파이더맨, 킹핀, 스파이더맨으로 이루어진 2인 팀 2개, '거미 공포증'과 '정신적 교감'은 생명력 상승 +9.6%, 회피율 상승 +5%, 모든 공격력 +4.8%의 추가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킹핀에 유니폼을 착용시켜 블래스트로 속성을 변화시키면 컴뱃-스피드-블래스트로 속성 이득을 모두 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마블 최고의 인기 영웅 피터 파커의 죽음. 그 자리를 꿰찬 숙적 오토. 그리고 시리즈의 종결. 아캄 어사일럼으로 성공 가도를 연 작가 댄 슬롯의 파격적인 진행에 많은 팬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스파이더맨의 원작자인 스탠 리는 댄 슬롯에게 SNS를 통해 '남들은 나에게 시가나 시계를 선물해주던데 너는 나에게 생일 선물로 죽은 피터를 줬군. 고맙네!'라며 트윗을 남기며 아쉬움을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했죠.

특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1부터 재시작하는 리런치가 진행되며 일부 팬들에게는 슈피리어 스파이더맨, 그러니까 오토 파커는 흑역사쯤으로 취급받고 있기도 합니다.

▲ 세절기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700을 갈아버리는 스탠 리(합성입니다. 합성!).

하지만 피터 파커가 오토에 의해 '배드애스(Badass)'처럼 행동하며 상남자 위용을 뽐내자 항상 지질했던 모습에 답답함을 느꼈던 팬들은 색다른 매력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오토 파커를 괴롭히는 피터의 기억을 짜증 난다 여기기 시작한 거죠.

작품 내적으로도 주인공인 피터에게 큰 수혜를 주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가진 두뇌를 영리하게 사용할 줄 안 오토 파커는 다양한 활동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었습니다. 이는 오토가 떠난 피터에게도 큰 도움이 됐죠. 항상 가난에 허덕이던 피터는 오토가 남긴 자산으로 돈 걱정 없는 여유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 평소의 유쾌함은 없이 징징거리만 했던 피터의 기억.

작가 살해 위협부터 피터 파커(오토가 아닌 원래의 피터)라는 캐릭터의 인기를 크게 하락시키는 등 작품 내외로 논란이 많은 작품이지만, 그린 고블린의 악랄함에 한발 물러났던 오토 옥타비우스가 전면에 등장하며 다시금 영광을 되찾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피터에게 영혼을 내준 이후 다시금 정식 스토리 바깥으로 떨어져 나간 오토 옥타비우스의 마지막 이야기를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