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일주일 앞둔 시점. '엔씨소프트문화재단'에서 조금 특별한 소식을 알려왔다. '나의 AAC'라는 이름의 어플리케이션을 발표하는 자리를 갖는다는 소식. 전부터 사회 공헌 활동을 꾸준히 해 왔고, 'AAC'도 제작해온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지만, 사실 대중에게 AAC는 그리 친숙한 소재가 아니다. 나 또한 어렴풋이 알고 있는게 전부였고 말이다.

'AAC'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보았다. AAC는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의 약자로, '보완대체의사소통'을 뜻한다.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에는 의사소통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발달장애인 및 외상 장애인들이 많다. 'AAC'는 정상적인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쉽게 의사소통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을 뜻한다.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프로그램이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프로그램일수도 있는 것이다.

많은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제작 발표회.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의 이재성 전무는 발표 시작 전 이렇게 말했다. "아마 여기 계신 기자분들이 보기에 '나의 AAC'는 조금 어색한 어플리케이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의 AAC'는 전적으로 이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이들에 맞춰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감안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사회를 맡은 엔씨소프트문화재단 나의진 과장

발표회는 윤송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사장의 영상 인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 윤송이 이사장의 영상 인사 전문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행복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이번에 'AAC'를 만들어 발표하게 되었는데, 이 'AAC'가 조금 더 원활한 의사소통과 행복 추구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AAC가 더 발전하고 더 많이 보급될 수 있도록 저희 재단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또 계속 성원해 주시기를 부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재성 전무가 '나의 AAC' 제작 배경과 특징, 그리고 향후 계획을 발표하는 순서를 이어갔다. 이재성 전무는 '나의 AAC'가 시작한 이유를 '휴머니즘'을 말하며, 의사소통이야말로 인간이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재성 전무는 'AAC'를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우리가 이런 장애를 체험할 수 없다'는 점을 말했다. 외상장애 등 신체적 장애는 그 불편함을 일반인들도 체험해보고, 그 마음을 어느정도 알 수 있지만, 지적 장애의 경우 절대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이재성 전무가 말하는 '나의 AAC' 개발 배경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은 총 20여 만명, 전체 장애인의 8%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전체 장애인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으나, 발달장애인은 매년 7천 명 정도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사소통장애 문제를 개선하고 위한 기술 개발과 노력은 없었습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발달장애의 비중이 전체 장애에 비해 낮은데다, 의사소통 능력 또한 개개인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개발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시장인 영어권의 의사소통 지원 소프트웨어를 들여오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의사소통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권리임을 알고는 있지만, 의사소통 장애를 개선해 나가는 것에 대한 우선순위는 밀려나 있는 셈입니다.

때문에 비영리 공익 재단인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 'AAC'의 일반적 구성 요소


이재성 전무는 '나의 AAC'의 기능적 목표가 '의사소통, 상호작용의 사회적 목적을 충실히 구현하는 것'이라 말하며 '자신의 요구나 바람을 표현하고', '정보를 전달하거나 공유하며', '사호적 친밀감을 쌓고', '사회적 에티켓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는 것'을 세부적인 목표로 꼽았다.

또한 AAC의 사용 효과에 관한 연구들도 많이 진행되어 의사소통의 빈도와 단절 시 복구 빈도가 증가하며, 의사소통 기능 습득과 수행에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들이 검증되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AAC를 이용한 의사소통은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적 낙인이 줄어들고, 부모와의 상호작용 기능도 더욱 높아지는 효과를 갖고 있다.

'나의 AAC'는 기초, 아동, 일반의 세 가지 버전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세 가지 버전은 현재 플레이스토에서 모두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또한, 앱스토어는 11월 중으로 무료 다운로드를 지원할 예정이다.

■ '나의 AAC' 버전별 주요 특징

1. 기초

AAC를 처음 접하거나, 심각한 장애가 있는 사람의 가족이나 교사, 치료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버전으로, 매우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또한, 어떠한 상징을 보고 말하거나 음성을 듣고 말하는 반복 학습 기능을 갖추고 있다.

2. 아동

아동 버전은 의사소통 장애를 가진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아동과 그 가족, 특수교사, 치료사를 대상으로 한다. 아동 버전은 아동들이 자주 겪는 상황을 300여 개의 핵심 상징으로 구성하고, 상징과 상징을 연결해 의사 표현을 가능하게 만든다.

3. 일반

의사소통 장애를 가진 대다수의 사람과 부모, 교사, 치료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버전으로, 일반적으로 자주 겪는 상황을 950여 개의 핵심 상징으로 구성해 두었다. 의사 표현은 상징과 상징을 연결하는 식으로 이뤄지며, 상징 선택 시 뒤에 올 메시지를 예측해서 제안해 주는 메시지 예상 기능과 상징을 출력해 의사소통 판으로 활용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 아동과 일반 버전은 공통으로 '자주 쓰는 말 기능'과 '복수 사용자 기능(교사가 여러 사용자를 맡을 때 사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모든 버전에 '이야기 만들기 기능'과 사용자별 개인 상징 제작, 사용자 개인 음성 녹음 기능이 지원된다. 또한,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음성 인식 기능도 사용한다.

▲ '나의 AAC'는 대상에 따라 세 가지 버전으로 이뤄져 있다.


이재성 전무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상징'을 선택한 이유로 '텍스트보다 이미지에 가까울수록 훨씬 강력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라 말하며, 현재 AAC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AAC 종합 정보 사이트 'www.myacc,co.kr'을 개설해 두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AAC를 필요로 하는 현장과 학계, 지자체와 정부 등과 협업하며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는 말도 함께였다.

마지막으로 이재성 전무는 '나의 AAC'의 주요 기능에 대한 세부 설명을 시작했다.

'나의 AAC' 주요 기능 세부 설명

1. 기초 : AAC를 처음 접하거나, 심각한 장애가 있는 사람

- 의사소통: 질문에 대한 긍정 혹은 부정 등 양자택일로 기본적 의사소통이 가능

- 보고 말하기: 특수교육 기본 교육 과정, 그림 등을 보고 따라 말하기의 반복적 학습을 지원

- 듣고 말하기: 특수교육 기본 교육 과정, 소리를 듣고 사물의 이름을 맞추거나, 따라 말하는 반복적 학습을 지원

- 상호작용: 정보를 전달하고나 공유하는 기능으로, 어떤 시간 흐름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저장하고, 이야기에 대한 질문과 반응으로 상호 작용이 가능

▲ '나의 AAC' 각 기능은 이재성 전무가 직접 시연했다.


2. 아동 : 복잡한 의사소통 요구를 가진 저학년 장애 아동들이 자주 겪는 상황을 300여 개의 상징으로 구성하고, 상징을 선택하여 낱말형 또는 문장형(상징+상징)으로 의사표현이 가능하도록 함.

의사소통은 사용자가 선호하는 결과를 즉각적으로 얻게 될 때 그러한 행동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아동 버전의 '말하기' 메뉴 화면은 '음식' 상징 폴더와 '~하고 싶어요.'의 상징 폴더를 가장 위에 배치함.

- 말하기 : 아이들이 자주 겪는 300여 개의 상징 구성. 기초적 문장 구성으로 의사 표현이 가능하다. 완성형 메시지를 나타내는 상징, 다른 상징과 결부되어 사용하는 상징을 자주 사용되는 순으로 배치하여 빠른 상징 접근을 가능하게 만듦.

- 자주 쓰는 낱말형 또는 문장형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불러와 정확하고 빠른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지원

- 검색: 사용자가 원하는 상징을 찾기 어려울 경우, 사용자가 원하는 상징 폴더나 그 상징을 바로 찾을 수 있는 기능

- 이야기 만들기: 어떤 시간 흐름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저장하는 기능, 어떤 이야기에 대한 질문과 반응으로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3. 일반 : 복합적 의사소통 요구를 가진 성인이나 AAC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며, 사용자의 일상생활을 장소와 음식, 동물, 숫자, 시간, 모양 등 950여 개의 상징으로 구성함

- 상징으로 말하기: 한국 AAC학회의 도움을 받아 일반인들에 의해 자주 사용하는 핵심 어휘와 장애 특성을 고려한 부수 어휘 등 950여 개의 상징으로 구성함

- 문자로 말하기: 상징 선택만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긴 메시지 등을 문자로 입력하여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스마트폰의 자체 TTS(음성 변환 기능으로 불러오는 기능

- 이야기 만들기: 정보의 공유와 상호작용에 주목적을 둠. 어떤 시간 흐름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저장하는 기술, 이야기에 대한 질문과 반응으로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나의 AAC'에 대한 질문과 답변 시간이 이어졌다. 답변에는 이재성 전무와 발달장애인의 어머니이자 성남시립 장애인전담 한마음 어린이집 원장인 황보정희 원장이 나섰다.

Q. 실제로 아이가 조작해야 하는 부분이 많을 텐데, 그걸 조작하는데 보통 어르신들도 힘들어한다. 이게 발달장애인들에게 쉬운 접근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들 또한 스마트폰과 친숙하다. 아주 어리거나 장애가 중증이면 도움이 필요하지만, 인지 능력을 갖춘 장애인들은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사용한다. 그래서 접근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끝내 AAC 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되려면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Q. 이전에도 AAC를 제작했었는데, 만족도는 어떤 수준이었나?

'My First AAC'라는 이름으로 첫 버전이 나왔을 때, 30명 중 5명의 아동만 그럭저럭 사용했다. 때문에 AAC의 필요에 대해 교사들과 이야기도 하곤 했다. 당시에는 태블릿으로 나왔기 때문에 보급도 어려웠고, 아이가 집어던지기라도 하면 큰 문제가 오곤 했다.

긍정적인 효과라면 이 덕분에 '터치'에 대한 개념이 아이들에게 생겼다는 정도일까? 하지만 당시에도 어플리케이션형 AAC를 사용하기 전보다는 확실히 나은 효과를 보긴 했다. 이번 버전은 종전과 비교하면 더욱 발전되어 있으니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AAC는 완벽한 프로그램이라기보단 보완책에 가깝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도 AAC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Q. 'AAC'에 대한 설명은 많이 들은 것 같다. 원장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장애인들을 일컫는 표현이 매우 많은데,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알맞은 것인가?

'장애우'가 올바른 표현으로 쓰이던 때도 있었으나 이 또한 상황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분하는 것이 맞다. 또한, 장애도 15종으로 나뉘어 '정신 지체'나 '정신 박약'은 이제 옳지 못한 표현이다. '지체 장애인'이 맞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