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 채 멀다하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출시-서비스 종료를 반복하는 지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입니다. 그 당시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혁신적이었던 게임일지라도, 1년이 지나고 보면 이미 '옛날 게임' 느낌을 받게 되는 시대가 됐죠.

하지만 이렇게 급성장을 반복하는 게임시장에서도 이른바 '옛날 감성'을 살린, 클래식한 게임들이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갈수록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만을 중시하는 게임 형태가 아닌, 게임 속 세세한 부분부터 진짜 정성을 담은 '제대로 된 게임'을 찾는 수요가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5년의 기간 동안 개발을 이어온 게임이 있습니다. 물론 이 5년이라는 긴 시간을 온전히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을 만큼 개발 과정이 순탄치는 못했지만, 그들은 이 시간을 결코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2010년 처음 개발을 시작하고, '지스타 2012'를 통해 그 모습을 처음으로 세간에 공개했던 누리웍스의 SF 액션 MORPG '와일드버스터'. 곧 공개될 것 같은 분위기 속에 홀연히 모습을 감췄던 그 게임이, 첫 공개 후 3년이 지난 지금, 1차 CBT 소식과 함께 다시 찾아왔습니다.

긴 잠에서 깨어나 첫 CBT를 준비하는 '와일드버스터'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인벤은 개발사인 '누리웍스'를 찾아 최준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긴 시간 기다려준 유저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지만,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최대한의 성의를 다했다는 그의 말에서 1차 CBT에 거는 그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최준 대표를 통해 '와일드버스터'의 지난 사연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들을 수 있었던 이날의 인터뷰를 직접 확인해보세요.



▲ 누리웍스 최준 대표

Q. '와일드버스터'는 어떤 게임인가요?

'와일드버스터'는 SF와 밀리터리가 조합된 액션 MORPG입니다. 누구든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접근성이 용이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죠. 사실 세계관 자체가 SF고, 디자인도 대중적이라고 할만한 디자인은 아닐 수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유저들도 충분히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지금까지 개발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RPG로 만들고 싶습니다. 여기서 '아기자기'란 건 귀엽게 생긴 캐릭터 디자인이 아닌, 소소하게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정통 RPG 본연의 재미를 말하는 것이죠. 실제로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린 만큼, 이런 '아기자기한 재미'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가 마련되어있습니다.

▲'지스타 2013'에서 공개됐던 '와일드버스터' 플레이 영상

Q. '와일드버스터'는 2010년, 처음 개발에 착수한 이후, 2012년 지스타에서 처음으로 공개됐었는데요. 지금까지 CBT 일정을 미루게 된 이유가 있다면?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면 조직 관리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PD로서 역량이 부족했죠. 개발을 진행하면서 개발인력이 계속 바뀌었어요. 서버교체도 벌써 3번은 진행했습니다. '와일드버스터'를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유저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전해드릴 말이 없네요.

▲ 지난 지스타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었던 '와일드버스터'

Q. 그만큼 게임 내에 새로운 부분이 많이 추가됐을 것 같습니다.

물론이죠. 기본적으로 UI를 시각적으로 보기 쉽게 많이 바꿨습니다. 스킬 구성도 유저에게 익숙한 구성으로 바꿔봤고요. 이러한 변화는 모두 기본적인 전투의 스피디한 진행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맵 전부를 리뉴얼했습니다.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경비병을 제외한 모든 NPC가 외형부터 시작해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만의 스토리도 가지고 있죠. 이러한 NPC 중에서는 호감도를 높임에 따라 전투에 참여, 화력을 보조해주는 역할도 담당하게 됩니다. 이처럼 게임 속 하나하나의 부분이 무성의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게 디자인의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이외에 그래픽 부분에서 최적화를 진행했고, 다양성을 추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프로젝트의 PD이지만 AD 역할도 함께 담당하고 있으므로, 그런 부분에서는 신경을 많이 썼고, 추후에 다른 파생 컨텐츠에 사용할 수 있게끔 계속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CBT에서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열심히 피드백을 받아서 내년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1차 CBT 진행이 늦어지는 동안 저희도 놀고만 있지는 않았거든요(웃음). 개발 기간이 길었던 만큼 무지막지하게 쌓여있는 컨텐츠가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Q. 방금 언급한 '추후에 추가될 파생 컨텐츠'는 어떤 것이 준비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와일드버스터'를 문제없이 잘 오픈하고, 이후 '모바일 버전'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모바일 버전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와일드버스터' 게임 내에 등장하는 적군 병사인 '막스맨'이라는 캐릭터가 있거든요. 메탈슬러그의 '모덴군' 같은 역할인데, 이 캐릭터를 활용한 번외게임을 만들어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새롭게 추가되는 부분도 물론 좋지만, 기존에 밝혔던 '와일드버스터'의 고유한 컨셉들은 잘 남아있는지 궁금합니다.

외견적으로도 와일드버스터만의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은 그대로 살렸고, 길어도 일주일이면 최고 레벨을 찍을 수 있는 '쉬운 레벨업'이라는 기존 컨셉도 그대로 유지할 생각입니다. 전투에서 막히고, 레벨업을 하는데 계속 반복 노가다하고, 이런 스트레스는 취향이 아니거든요. 이외에 빠른 신규 컨텐츠 추가가 가능한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는 것이 저희의 강점인데, 업데이트가 너무 빨라서 '업데이트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콘텐츠 또한 계속 추가할 생각입니다.



Q. 캐릭터 이해를 돕기 위한 '30분가량의 긴 튜토리얼'이 있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긴 튜토리얼을 힘들어하는 유저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원래는 '랑그릿사' 같은 클래식 게임의 튜토리얼 방향성을 채용하고 싶었습니다. 튜토리얼을 진행하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게임의 방향이 정해지는, 그런 느낌이죠. 하지만 긴 튜토리얼이 요즘 온라인 게임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RPG를 시작하면 바로 마을 앞 늑대를 잡고 싶지, 누가 하나하나 NPC를 클릭하고 싶어하겠냐는 지인의 충고도 들었고요. 결국, 현재는 5분 정도의 짧은 튜토리얼로 수정됐습니다.


Q. 지난 지스타에서 공개됐던 버전의 경우, 타격감이 부족한 것이 조금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어떤 게임에 있어서든 조작감, 타격감은 영원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내부에서도 호불호가 많이 갈렸죠. 일단 넉백이나 스턴 효과를 넣어 과거보다는 상향된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CBT를 진행하면서 유저분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1년 사이에 모바일 게임에서도 언리얼 엔진4를 사용하는 등, 시각적으로 많은 향상이 이뤄졌습니다. 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만큼, 시각적인 부분에서의 경쟁력을 위해 개발 엔진 교체를 고려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그 문제를 수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게임은 세계관에 맞는 디자인과 느낌을 유저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분명 잘 만들어진 모바일 게임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빠른 전투로 이루어지는 PC 온라인 게임 진행에서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와일드버스터'의 경우, 쉐이더 개선, 보강을 통해 기본적인 리소스가 너무 많이 필요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고품질의 그래픽이 중요시되는 요즘 트렌드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NPC 하나하나에 감정이 깃들어 있는 '다양성'과 같은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으니, 이런 쪽을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보다 더 개발기간을 늘릴 수 없다고 생각한 부분도 물론 있었어요(웃음). 겉으로 보이는 외형보다 진짜 원하는 바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12월 19일부터 20일까지, 양일간 진행되는 1차 CBT를 통해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원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외부 접속이 원활한지, 기본적인 게임플레이가 문제없이 잘 이루어지는지 그런 부분입니다. 다수가 접속했을 때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이번 기회를 통해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유저들을 통해 많은 피드백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Q. 마지막으로, '와일드버스터'를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과 CBT를 플레이할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와일드버스터'에는 8개의 거점을 통한 많은 던전, 보스, 스킬 등 다양한 컨텐츠를 준비했습니다. 한번 플레이하면 '정성을 많이 썼네?'라고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편적으로 나타나는 보여주기식 디자인이 아닌, 이야기 속 세계관에 맞는 그런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유저님들에게는 출시가 많이 늦어져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에 짧게 진행하는 CBT이지만, 열심히 피드백을 받아 빠른 시일 안에 정식 오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유저라면 누구나 1차 CBT에 함께 할 수 있으므로,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