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현대시대에 돌입한 판게아 1주 01세션이 12월 25일 이집트의 점령 판정승으로 종료됐다.

현대시대는 전투 헬리콥터와 구축함, 주력탱크 같은 강력한 탈것이 등장하고 첩보원으로 핵을 발사하거나 우주선 발사대를 지어 과학승리를 노리는 등, 산업시대보다 진일보한 최신 과학 기술의 세계를 무대로 한다.

특히 '판게아 1주 01' 세션의 마지막 날은 크리스마스 당일에 진행됐다. 프로젝트에 시달리는 대학생이나 야근, 혹은 출/퇴근 시간 때문에 도시 공방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직장인들도 그날 하루만큼은 문명 온라인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으로 현대시대에 돌입해서 크리스마스에 마무리된 세션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 현대시대 도시 공방전의 주인공은 단연 "전투 헬리콥터"

산업시대 도시 공방전의 주인공이 '탱크'였다면, 현대시대에는 '전투 헬리콥터'가 공방전의 흐름을 좌우했다. 바다나 산맥, 성벽 등의 장애물에 구애받지 않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면서 강력한 공격력까지 겸비한 전투 헬리콥터는 그야말로 현대시대의 날아다니는 악마였다.

기동성과 화력을 모두 갖춘 전투 헬리콥터는 게릴라전에 적합했는데, 10대 정도가 빠른 기동력으로 산맥이나 바다를 넘어오면 수비 병력이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시청을 부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전투 헬리콥터는 내구도가 낮아서 적의 공격에는 취약했다. 보병에게 조금만 공격당해도 황급히 기체를 돌려서 빠져나가야 했고, 도시에 설치된 대공포나 구축함의 대공 미사일에 특히 취약했다.

그래서 현대시대에는 산업 포탑을 철거하면서까지 시청 주위를 대공포로 둘러싸는 일도 벌어졌다. 그만큼 전투 헬리콥터의 위력이 막강했던 것. 전투 헬리콥터를 견제하는 수단이 없는 도시는 공방전에 쥐도 새도 모르게 철거되곤 했다.


▲ 시청 주위에 포탑이 아닌, 대공포를 짓는 것이 중요해졌다.


산업시대 탱크의 뒤를 이어 현대시대에도 맹활약할 것으로 예상했던 '주력탱크'는 전투 헬리콥터에 밀려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탱크보다 빠르고 강한데다가 단단함까지 겸비했지만, 전투 헬리콥터의 기동성을 따라잡을 순 없었고, 무엇보다 대공 방어 수단이 빈약해 전투 헬리콥터를 상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했다. 보병을 상대하거나 건물을 파괴하는 데에는 제격이었지만, 이미 전투 헬리콥터가 현대시대의 주요 공격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이상 주력탱크는 주인공이 될 수 없었다.


▲ 주력탱크는 강력하지만, 대공 능력이 부족한 게 아쉽다.


산업시대의 전함보다 한층 강력해진 현대시대의 구축함은 그야말로 바다의 제왕이었다. 전투 헬리콥터가 아무리 빠르고 강했다지만, 강력한 대공 공격 수단을 보유한 구축함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오직 바다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많은 인원이 탑승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막강한 공격력과 긴 사정거리, 높은 내구도를 보유한 구축함은 사실상 일대일 전투로는 상대할 병기가 없었다. 심지어 전투 헬리콥터들이 바다를 건너다가 상대의 구축함을 만나기라도 하면 그저 지나가기만 하더라도 한두 대 정도는 잃을 각오를 해야 했다.






■ 판게아 1주 01세션 크리스마스 도시 공방전

※ 도시 공방전 기사는 이집트의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현대시대에는 '과학 승리'가 추가된다. 공방전이 진행되는 1시간 내에 도시마다 하나씩 우주선 발사대와 우주선 부품 공장을 건설하고, 발사대에 우주선 부품들을 가져가 조립해서 쏘아 올리면 과학 승리로 이기게 된다.

이집트에서는 현대시대를 기념해 과학승리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공방전이 시작하기 전에 길드장끼리 의견을 나눠서 인접한 도시에 우주선 발사대, 우주선 부품 공장들을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

공방전이 시작하기 전에 우주선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미리 준비해놓고, 공방전이 시작함과 동시에 불필요한 도시를 철거하면서 바로 우주선 관련 건물을 건설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우주선 관련 건물이 지어지지 않는 것이다.


▲ 과학 승리를 노렸지만 아쉽게도···.


해당 현상은 도시당 하나밖에 지을 수 없는 건축물이 있으면 우주선 관련 건축물 청사진을 내려놓을 수 없었던 현상으로, 26일 클라이언트 업데이트에서 수정되었다. 하지만 사정을 알지 못했던 유저들은 당황했고, 곧 정신을 차린 뒤에 과학 승리를 포기하고 1차 공방전에서 수비에 전념하기로 했다. 일제히 전투 직업으로 변경한 뒤에 전투 헬리콥터를 동원해 주위 도시들을 정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판게아의 왼쪽 아랫부분, 이집트 본토에 로마와 중국의 전투 헬리콥터가 쳐들어왔다. 이집트도 전투 헬리콥터로 대응해 1차 공방전 동안 도시를 크게 잃지 않는 선에서 적의 병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

현대 승리를 노리다가 갑작스럽게 수비 노선으로 변경한 터라 다른 지역은 어떻게 공방전이 진행되는지 잘 알지 못했고, 1차 공방전이 끝난 이후에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즈텍이 로마를, 이집트의 다른 길드에서 중국을 공격하면서 비교적 수비를 잘 햇던 이집트와 로마의 도시를 점령하면서 그 자리에 새로 도시를 건설한 아즈텍이 급부상한 것이다. 결국, 1차 공방전은 아즈텍이 가장 많은 그리드를 확보한 채로 종료됐다.




1차 공방전이 정신없이 지나가고, 2차 공방전을 준비하는 동안에 대책을 세웠다. 과학 승리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이고, 이 상태에서 문화 승리는 사실상 어려울 것 같아 그리드를 최대한 확보해서 점령 판정승을 노리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2차 공방전에 무턱대고 도시를 늘리면 3차 공방전에 집중 공격을 당할 것이 뻔했기에, 2차 공방전도 1차와 마찬가지로 수비에 치중하기로 했다.

이집트가 본토의 점령당한 도시를 수복하는 사이에 다수의 전투 헬리콥터를 동원한 아즈텍에게 판게아 중앙의 도시를 빼앗기고 말았다. 기세가 오른 아즈텍은 이집트 본토에도 쳐들어왔지만, 뒤늦게 도착한 이집트의 수비 병력은 본토의 입구에 해당하는 도시인 '웨너그'에서 아즈텍을 공세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 3차 공방전이 다가왔다. 이제는 본격적인 그리드 싸움으로 승패가 갈린다. 문명마다 상대 도시를 견제하고 자신이 속한 도시에 그리드를 확보하면서 치열한 그리드 전쟁에 돌입했다.

3차 공방전이 시작할 때는 이집트와 아즈텍, 로마의 그리드 현황이 비교적 비슷했고, 1차 공방전에서 이집트에 본토 도시를 공격당한 중국은 회생의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와 1위의 자리를 노렸고, 이집트 본토 깊숙한 곳까지 전초 기지를 건설하면서 그리드를 압박했다.

하지만 도시당 전초기지 제한이 발목을 잡았다. 3차 공방전까지 진행되면서 많은 도시가 파괴되어 건설할 수 있는 전초기지의 수가 부족했던 것이다. 최근 성행하는 도시 철거 메타 때문에 25일 업데이트로 주인 없는 시청에 철거 스킬을 사용할 수 없게 변경되어 점령한 상대 영토에 무턱대고 도시를 늘릴 수가 없었기 때문.

결국, 가장 많은 도시가 있어서 꾸준하게 전초기지를 늘릴 수 있었던 이집트가 가장 많은 그리드를 확보해 점령 판정승으로 승리했다.


▲ 기동성이 뛰어난 전투 헬리콥터는 훌륭한 이동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 3차 공방전 종료 직전 그리드 현황




■ 현대시대 플레이 영상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