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은 국내에 오픈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불과 2년 만에 블리자드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효자 종목이 됐습니다. 게임의 인기가 높은 만큼 세계 각지에서 e스포츠 대회가 열리고 있고, 당연히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에서도 여러 가지 리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e스포츠 대회가 흥행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당연히 선수들입니다. 열정적이고 재능 있는 선수들은 e스포의 '꽃'이죠.

하지만 그 꽃을 아름답게 가꾸고 길러내는 것은 중계진입니다. 잘했을 때는 칭찬을, 실수를 했을 때는 과감하게 비판을 해줘야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뛰어난 플레이를 했을 때 해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시청자들은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자세하게 짚어, 선수의 의도를 전달해줘야하죠.

중계진이 어떤 해설을 하느냐에 따라 선수의 평가는 하늘과 땅 차이로 갈립니다. 이에 따른 부담감은 오롯이 해설자의 몫입니다. 선수라는 '꽃'을 더 아름답게 피울 수도, 시들게 할 수도 있는 중계진은 매력적이면서도 부담스러운 자리임이 틀림없습니다.

인벤은 달라진 규정과 김영일 캐스터의 합류로 더욱 새로워진 HCC 중계진과 프로듀서에게 이번 시즌 양상은 어떨지. 그들의 예측과 HCC 시즌5에 임하는 각오를 한 번 들어봤습니다.



Q. 각자 자기소개 한마디 부탁합니다.

김영일 : 안녕하세요. 저는 인벤 방송국 캐스터 김영일입니다. 다양한 게임들을 돌고 돌다가 하스스톤까지 오게 됐습니다.

'마스카' 이임혁 : 하스스톤 전문 해설로 활동하고 있는 '마스카'입니다. 개인 방송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룩삼' 김진효 : 개인 방송으로 많이 알려진 '룩삼' 김진효 해설입니다. 자평하자면 최근 개인 방송계의 뜨고 있는 태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웃음).


Q. 두 해설은 지난 시즌 호흡을 맞춰봤지만, 김영일 캐스터는 이번 시즌에 새로 들어오게 됐는데... 적응하기 힘들진 않았나요?

김영일 : 아직 HCC를 시작하지 않았어요. 그전에 예행연습으로 진행한 하스스톤 프로그램 '증오의 8인'이 잘 돼서, 열심히 준비한 결과가 나온 것 같아 조금 만족하고 있어요. 그런데 정작 e스포츠보다는 Eat스포츠로 관심을 받았어요. HCC에서는 게임 본연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는 해설을 선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Q. 두 해설은 김영일 캐스터와 호흡을 맞춰본 느낌은 어떤가?

'마스카' 이임혁 : 굳이 비교하자면 좀 더 자유로워졌어요. 연습량이 줄어들었다는 게 아니라. 이전에는 이기민 캐스터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김영일 캐스터랑은 서로 호흡을 하면서 조화롭게 해설을 할 수 있어서 시너지가 잘 발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룩삼' 김진효 : 이기민 캐스터는 이끌어가는 스타일이었어요. 반면 김영일 캐스터는 우리를 일단 자유롭게 풀어주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뒤에 수습하는 식이에요. 지금 적응 단계인데 시너지가 잘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스카' 이임혁 : 예를 들어서 예능 MC에 빗대어 설명하면 이기민 캐스터가 강호동이었다면, 김영일 캐스터는 유재석 같은 느낌이랄까요.



Q. 김영일 캐스터는 롤, 히오스, 특별 기획 코너 등등 많은 것을 진행하셨어요. 그렇지만 하스스톤은 새로운 도전이고, 캐스터가 리그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게임 이해도는 필수 조건이에요. HCC를 중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김영일 : 일단 하스스톤 캐스터 제의를 받고 다음 날 바로 60만 원 상당의 과금을 했어요. 하스스톤은 히오스와 연계해서 여러 가지 행사가 있어 원활한 진행을 위해 평소에 조금씩 하긴 했어요. 모든 게임이 마찬가지지만 중계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틀을 알아야 해요. 하스스톤에서는 카드 명칭과 주로 쓰이는 덱이 기본 틀이죠죠. 카드를 공부하는 수준으로 암기했어요.

대부분 카드를 다 외운 뒤에는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면서 어떤 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지 파악했습니다. 다른 대회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관찰하면서 저만의 색으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Q. 증오의 8인의 인기가 뜨거웠습니다. 출연진 구성도 좋았으나, 김영일 캐스터의 Eat스포츠 중계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어요. 기획 단계부터 Eat스포츠가 예정돼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것인지 궁금해요.

김영일 : 처음에는 아무것도 예정돼 있지 않았어요. '증오의 8인' 코너는 HCC 시즌이 열리기 전에 중계진의 합을 맞춰보는 예행연습 느낌이 강했던 프로그램이었거든요. 그런데 첫 화부터 선수들이 먹기 시작하는데 재밌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출연진이 재밌는 상황을 연출하니까 저도 자연스럽게 애드리브가 나왔죠. 주변 반응도 좋았고, 시청자들도 즐거워 해주셨어요.

하지만 증오의 8인 중간쯤부터 Eat스포츠에 꽤 포커스가 많이 맞춰지는 것 같아서 게임 본연의 내용으로 초점을 돌려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상금을 놓고 대결을 펼치는 '증오의 8인' 구조상 분위기가 침체되는 구간이 매번 있었어요. 그래서 분위기 환기를 위해서 Eat스포츠를 중계하다 보니, 시청자분들 중에서 "Eat스포츠가 메인 콘텐츠 같다", "정말 재밌다"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의 진행에 대해서 과분한 칭찬도 많이 해주셨죠. 기획 단계에서 준비된 것은 없었어요. 출연진들이 자연스럽게 재밌는 상황을 연출했고 저는 캐스터로서 본분에 충실했어요.



Q. 룩삼, 마스카 해설도 선수들에게 재밌는 에피소드, 상황이 연출되도록 많이 끌어냈는데요. 그 비결이 무엇인가요?

'마스카' 이임혁 : 하스스톤 해설자로 꽤 오래 활동했어요. 처음부터 저는 선수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선수 개인의 플레이 성향이나, 좋아하는 덱, 친해지지 않고서야 알 수 없는 팀의 상황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거든요.

'룩삼' 김진효 : 저도 선수들과 친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도 아주 친하고, 제가 올킬러즈 소속이잖아요? 단체 메신저 방에서 덱 공유, 수정 등 의견을 제시하는데요. 거기서 해설할 때 도움이 되는 영감을 얻어요.

'마스카' 이임혁 : 구 올킬러즈 아닌가요?

'룩삼' 김진효 : 구 아닙니다. 기사가 잘못 나간 거에요. 현 올킬러즈입니다(웃음). 아 그리고 저의 룸메이트인 '타요' 안창현 선수는 정말 '증오의 8인' 탈락을 아쉬워했어요. 떨어지고 나서 한참 동안 침울해하더라고요.


Q. 두 해설은 선수를 해도 될 정도의 실력을 지녔어요. HCC에 참가하는 팀들을 보면서 한 번쯤 참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나요?

'마스카' 이임혁 : 일단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선수로 나갈 순 없어요(웃음). 가끔 HCC를 보면서 선수로 뛰고 싶은 욕심이 날 때가 있어요. 팀원들끼리 단합해서 끝나고 같이 밥을 먹으러 간다거나, 으쌰으쌰 하는 걸 볼 때 나도 저런 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중계진도 팀이지만 선수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화이팅이 부족하죠.

김영일 : HCC 참가 팀들의 우정을 보면서 중계진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룩삼' 김진효 : 저는 전혀 부럽지 않습니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중계진도 팀이기 때문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으쌰으쌰 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하나도 부럽지 않습니다. 해설 자리에 굉장히 만족해요(웃음).



Q. 탐험가 연맹 출시 이후로도 큰 메타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아요. 구성하는 카드 중 몇 장이 더 효율이 높은 카드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느끼는 유저들이 많아요. 리그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볼거리가 나오는 것도 중요한데요?

김영일 : 아직도 많은 선수가 새로운 덱 실험단계에 있고 카드의 숨겨진 힘이 다 발휘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새로운 메타가 나오기 이전까지 현재 단계에서는 다양한 볼거리를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가져와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hcc 시즌5의 경우 연승전으로 다시 바뀐 만큼 올킬, 역 올킬이 나오면서 새로운 스타들의 탄생과 기존 선수들이 활약해준다면 시청자분들의 만족을 충분히 채워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가로 패치의 방향이 기존에 안 쓰이는 카드들과 시너지를 받는 쪽을 지향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카드들을 사용할 수 있으면 게임 내적으로 더 풍성한 볼거리가 생길 것 같거든요.

'마스카' 이임혁 : OP카드라고 불리는 특정 카드들이 있어요. 확실히 너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블리자드의 너프 방향이 고치는 수준이었으면 좋겠어요. 너프를 할 때 항상 그 카드는 다시 못 쓰게 버리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잦은데 안타까워요. 예를 들어 '전쟁 노래 사령관'은 다시 쓸 수 없는 카드가 돼버렸죠.

'룩삼' 김진효 : 쓰이는 카드만 쓰이는 건 TCG 장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봐요. 그런데 '수수께끼의 도전자' 같은 카드는 너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덱은 선수로서 안 쓰는 게 이상한 거죠. 그러다 보면 매번 똑같은 덱만 등장하고, 보는 재미가 떨어지게 되잖아요. 딱 '수수께끼의 도전자'까지는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박사 붐'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Q. HCC는 팀전으로 되고 있어요. 다른 리그와 비교했을 때 HCC가 가지는 장점에 대해서 중계진의 생각을 한번 듣고 싶어요.

김영일 : 아무래도 팀 단위의 경기니까. 팀원들끼리 정보 공유가 원활하고, 밴픽 단계에서도 훨씬 심리전이나 전략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개인 리그와 다르게 상대적으로 기회도 많은 편이라, 거기서 과감한 덱을 꺼낼 수 있는 부담감을 덜어주기도 해서 재밌는 덱들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물론, 다른 리그의 수준이 낮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대회 시간이 긴 만큼 다양한 경기와 양상이 나오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부분이죠. 또 팀전인 만큼 이 팀은 라인업이 강력한데, 이길 팀이 있을까? 이런 의문도 e스포츠에서는 굉장히 재밌는 스토리 요소거든요. 이런 점이 HCC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마스카' 이임혁 : 가장 큰 장점은 하스스톤 내에서 교류의 장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리그는 경기만 하고 그냥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HCC는 대기하면서 선수들끼리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팀전이다 보니까 팀원을 구하기 위해서 게시판 같은 곳에서 교류도 활발하게 열리죠. 일반 유저들도 게시판을 통해 팀을 구해서 대회에 참가해 선수가 될 기회가 많아요. 물론, 예선을 뚫고 올라오는 것은 힘들지만 한 팀에 3명이니까 다른 리그에 비해서 훨씬 기횟값이 높죠.

'룩삼' 김진효 : 개인적으로 팀전이 더 보는 재미가 있어요. 사람들이 게임을 할 때 일반적으로 많이 보는 것은 캐릭터, 직업이 몇 개 인지거든요. 팀전은 3:3이니까 더 다양한 조합과 덱이 나올 수 있는 거죠. 유명한 선수들이 한 팀으로 활동하는 것도 다른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점이에요. 저는 HCC의 단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한 사람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부분이 확실히 있거든요. 2~3명 모두 고르게 잘하는 경우가 많은데, 팀 안에서 다 잘하지만, 스타 선수는 보통 한 명만 나와요.

'마스카' 이임혁 : 룩삼 해설이 '슬시호' 정한슬 선수와 같은 팀으로 한 번 출전했었어요. 자기가 거의 다 이겼는데 항상 "슬시호까지는 가지도 못하네?"라는 반응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정한슬 선수에게 가는 것을 꼬집고 싶었던 거에요(웃음).

'룩삼' 김진효 : 제가 정한슬, '서렌더' 김정수와 팀으로 나왔었거든요. 그러면 가운데 낀 사람이 빛을 발하기 어려워요. 이번 시즌에는 다양한 스타들이 탄생했으면 좋겠어요.


▲ 좌측부터 김영일 캐스터-경민규 PD

Q. HCC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점점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요. 그에 따른 부담도 존재할 것 같은데요?

김영일 : 개인적인 부담감 같은 경우는 아까 룩삼 해설도 말했듯이 중계를 하다 보면 특정 팀, 선수에게 포커싱이 맞춰지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이 점은 해설자로서 계속해서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초점을 골고루 맞춰서 더 다양한 스타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저는 중계를 하면서 우리 인벤 방송국에서 잘해서 스타가 되서 다른 대회에서도 활약하는 것을 보면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왠지 내가 키운 것 같고(웃음). 하스스톤에 잠재력을 가진 선수가 정말 많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스타 플레이어가 되도록 고르게 빛내주고 싶어요.

'마스카' 이임혁 : 해설은 정말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해요. 어떤 선수의 똑같은 플레이를 가지고도 해설이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시청자들이 다르게 해석하거든요. 예를 들어 "이건 다음 턴에 어떤 경우의 수를 대비한 굉장히 좋은 플레이다"라고 말하면 잘하는 선수로 평가를 받아요. 반면, "여기서 이걸 왜 내죠?"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을 때는 못하는 선수로 평가받거든요.

그렇기에 해설로서 선수의 마음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선수가 어떤 부분을 생각하고 있고, 어떤 부분에서 고민하고 있는지. 혹시나 내가 그걸 잡아내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부담감이 항상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하스스톤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덱을 다 한 번씩 해보면서 숙련도를 올리려고 하고 있어요. 해설자가 못하는 덱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룩삼' 김진효 : 저는 선수들도 수긍할 수 있는 질 높은 해설을 해야겠다는 부담이 있어요. 선수들이 대회가 끝나고 다시 보기로 볼 때 자기 플레이를 보면서 해설하는 사람의 말에 수긍할 수 있는 질 높은 해설을 하고 싶어요. 마스카, 홍차 해설이 정말 잘한다고 생각해 두 분의 발자취를 좇아가고 있어요(웃음).

'마스카' 이임혁 : 룩삼 해설이 내가 선보인 리노 잭슨 도적 덱을 쓰레기로 만들어 놨죠(웃음). 정말 좋은 덱이거든요.

김영일 :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어요. 어떤 선수는 예능으로 들고 온 덱인데, 정말 잘 풀려서 좋은 평가를 받고, 정말 진지하게 준비했지만, 패가 말려서 안 좋게 비치는 경우도 있거든요. 마스카 해설은 어떤 경우였는지 모르겠네요.

'룩삼' 김진효 : 저는 해설이 객관적이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가끔 쓰레기를 쓰레기라고 말할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친분을 떠나서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거든요(웃음).



Q. 하스스톤이 인기를 얻으면서, HCC 참가 팀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은둔 고수들이 많이 등장하는 만큼 예선을 뚫기가 정말 어려워요. 본선은 더 치열할 것 같은데요. 이번 시즌 다크호스와 우승팀을 하나씩 꼽으신다면?

김영일 : 지난 주 예선 경기를 대부분 다 봤어요. 유명한 팀, 선수들도 떨어지고 다크호스도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그 날 인상 깊었던 팀은 '학교 망신'팀이에요. 그 팀은 세 명이 모두 얼방 마법사를 잘다뤘어요. 4강에서 나이트메어와 붙을 때 대장전 풀세트까지 갔어요. 마지막 경기에서 '페가소스' 심규성을 '학교 망신'팀 주장 선수가 맞붙었는데요. '학교 망신'팀 주장 선수 이름이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얼방 마법사의 극의에 달한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나이트메어의 경기다 보니 참가 선수들이 뒤에서 관전을 많이 했는데요. 정말 질린다 싶을정도로 뛰어난 판단력을 보여줬어요. 나이트메어를 꺾고, 본선까지 진출해 개인적으로 기대가 커요. 기존에 강팀들은 물론 잘하겠지만 캐스터의 입장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활약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기대하는 것과 성적 나오는 건 매번 다르지만, 역시 시드권을 가진 기존의 강팀 중에서 우승팀이 나올 것 같아요. 본선 경기는 부스 적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험이 있는 팀들은 이미 적응이 된 상태고,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질 것 같아요.

'마스카' 이임혁 : 이번 예선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재야 고수들의 대거 본선 진출이라고 봐요. 엔트리 숫자를 줄이는 룰 변화로 하나의 팀이 두 개로 나뉘는 경우도 많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팀들이 많이 생겼어요. 정보는 없지만 실력은 뛰어난 그들의 활약이 기대되네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역시 '대티슬' 팀이라고 봐요. 연승전으로 바뀐 상황에서 '대티슬'을 꺾을 팀이 있을지도 관점 포인트 중 하나에요. 골든 위습 팀도 정말 잘해요. 골든 코인 2팀인데, 개인적으로 1팀 보다 강한 것 같아요.

'룩삼' 김진효 : 저는 다크호스 팀으로 '하밥하' 팀을 뽑고 싶어요. 지난 시즌에 나오긴 했지만 큰 임팩트를 주진 못했거든요. HCC 예선을 뚫는 게 정말 힘들거든요. 2시즌 연속으로 통과했다는 건 저력의 증거라고 생각해요. '대티슬'의 대항마로는 역시 올킬러즈인 '빅리거'라고 생각해요. 팀 구성은 '혼비' 박준규, '코둘기' 최용재, '하루솔' 장윤영 모두 대회 우승 경험이 있어요. 근데 솔직히 '대티슬' 멤버가 너무 강한 것 같아요. 과거 가젯잔 경매인 5코스트 시절 '먼치킨화' 이도흥이 오지 않는 이상 이기기 힘들어 보여요. NNA의 탈락도 좀 아쉽긴해요.


Q. 대회에 등장할 깜짝 카드를 하나 꼽아 보자면요?

'마스카' 이임혁 : 저는 리노 도적이 한 번쯤 나올 것 같아요. 얼방 마법사, 기름 도적 등 순간 폭딜을 가하는 직업을 상대로 90%가 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거든요. 대회에서 저격 카드로 한 번쯤은 나올만해요.

'룩삼' 김진효 : 이색적으로 이것저것 넣은 비밀 성기사가 나올 것 같아요(웃음). 리노, 힐 등등을 넣은 욕심 가득하지만 생소한 비밀 성기사가 나올 것 같습니다.

김영일 : 저는 리노 방밀 전사가 나올 것 같아요. 원래 방밀 전사가 얼방 마법사한테 강하잖아요? 더 강해진 욕심이 가득한 리노 방밀 전사가 기대됩니다. '따효니' 백상현 선수가 쓰는 걸 봤는데, 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좌측부터 경민규 PD, 김영일 캐스터, '마스카' 이임혁 해설, '룩삼' 김진효 해설

Q. HCC를 시작하기 앞서서 이번 시즌에서 리그의 발전을 위해서 나는 이런 해설, 캐스터, PD가 되고 싶다는 포부 한마디를 듣고 싶어요.

경민규 PD : 약 1년 반 전이네요. "하스스톤 팀 리그를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HCC가 벌써 시즌 5를 맞이했습니다. 믿어지지 않네요(웃음). 초기에는 하스스톤으로 무슨 e스포츠냐 말도 많았지만, 이제는 유저들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주목하고 열광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인벤 방송국은 선수와 시청자 여러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멋진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누구나 "이게 e스포츠야!"라고 소리칠 수 있게 올해도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룩삼' 김진효 : 이번 시즌에는 해설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싶어요. 제가 지향하는 해설은 '클템' 이현우 해설이에요. 선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해설을 하고 싶어요. 밧줄을 태울 때도 저 선수가 어떤 판단으로 태우는지 잘 짚어줄 수 있는 게 제가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김영일 : 저는 HCC 처음 들어올 때부터 고민이 많았어요. 이미 위상이 높아져 있는 HCC의 명성을 깎아 먹어선 안된다는 부담이 컸거든요. 주위에서 "꽝꽝맨 다음 자리로 들어오니까 너도 뭔가 해야 하지 않겠냐"라는 제의도 했어요. 그때는 온갖 의성어들이 머리를 맴돌았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최종적으로는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편안하고, 전달력 있는 중계의 색을 살려야겠다는 판단을 내렸어요. 해설들과 조화롭게 시너지를 발휘해 하스스톤 방송의 중심에 인벤 방송국이 서게 하는 게 저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스카' 이임혁 : 저는 멋있는 해설을 하고 싶어요. 해설의 역할이 기술적으로 상황을 분석해주는 역할이지만, 누가 들어도 "이건 '마스카'가 해설하고 있는 거다"라고 알 수 있을 만큼 저만의 스타일을 확립하고 싶어요. 저만의 '멋'을 찾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이 있나요?

경민규 PD : 'HCC부터 HIT, 하스돌, 최근 증오의 8인까지 인벤방송을 꾸준히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올해는 더 재미있고 더 다양한 콘텐츠로 인사드리고 싶네요. 많이 응원해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웃음). 그리고 이번 시즌 김영일 캐스터가 합류해 새로운 조합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격려와 피드백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영일 : 먼저 증오의 8인을 많이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해요. 지금 시청자분들이 '갓영일'이라고 불러주시는 데 기분이 좋으면서도 부담이 크거든요. 제가 '증오의 8인'에서는 Eat스포츠 중계로 치우쳐져 있었어요. HCC에서는 게임 내적으로도 인정받는 캐스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스카' 이임혁 : 처음 해설을 시작했을 때 정말 힘들었어요. 솔직히 잘하지 못했었거든요. 많은 분이 아낌없이 격려와 질책해 주셔서 발전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애정 어린 조언과 응원 보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룩삼' 김진효 : 마스카(?), 홍차(?)하면 괄호 안에 '해설'이 들어갈 것 같잖아요. 그런데 룩삼하면 원숭이가 들어갈 것 같아요(웃음). 이번 시즌에서는 의문 부호 안에 '해설'이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게 대회 해설 잘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