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일 자로 '안도 테츠야' 대표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이하 SCEK)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로써 지난 2010년부터 SCEK를 이끈 카와우치 시로 사장은 2015년 12월 31일부로 퇴임을 하며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재팬 아시아(SCEJA) 부사장이 되었다. 많은 국내 콘솔 게이머들이 그의 퇴임에 아쉬움을 표현했지만 섭섭해할 필요는 없다. 아시아 시장 소프트웨어 총괄직이 되었기 때문에, 더 많은 한국어판 타이틀을 기대해볼 수 있다.

올해부터 SCEK의 중심이 된 '안도 테츠야' 대표는 1987년에 소니 도쿄에 입사해 소니 라틴 아메리카, 소니 멕시코 디비전 매니저, 소니 유럽 부사장 등을 역임해왔으며, 최근 2013년도부터 작년 말까지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홍콩(SCEH) 매니징 디렉터로 활동했다.

그는 일부 굵직한 타이틀을 홍콩에 선 출시하도록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국내 게이머들과 업계 관계자와의 깊은 대화를 위해 현재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게임에 대한 애정과 한국에 대한 열정만큼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카와우치 전 대표의 개그본능을 그대로 이어갈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이다.

안도 테츠야 신임 대표이사가 카와우치 사장의 뒤를 이어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 활성화에 일조할 수 있을지를 두고 많은 이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SCEK는 자사 회의실에서 미디어를 초청해 안도 테츠야 대표와 만남의 시간을 주선했다.




Q. SCEK의 대표로 취임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한마디로 압축해서 이야기하자면 정말 기뻤다. 소니에 1987년도에 입사해서 28년 동안 근무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의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해서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소니에서 계속 일하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 회사이기에 해외 업무가 많았던 점도 좋았고 말이다.

4년 전까지만 해도 TV나 오디오, 카메라 등의 가전제품 업무를 주로 맡았고, 2013년부터 홍콩에서 SCEH(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홍콩) 매니징 디렉터를 맡아왔다. 여기서 근무하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주는 진정한 즐거움과 이에 대한 훌륭함을 알게 되었다. 홍콩 내에서의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생활도 정말 즐거웠다.

한국은 IT 강국이라고 들었다. 한국 게임 시장의 잠재력이 높기에 참여하게 된 점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Q. 처음에 SCEK 대표로 부임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복합적인 기분이었다. 홍콩에서의 업무가 정말 즐거웠고 계속 있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떠날 때 상당히 섭섭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도전적인 마음도 있었다. 한국 시장은 잠재력이 크며 유저들의 열정도 뜨겁다는 이야기를 예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대감도 컸다.


Q. 홍콩 시장과 한국 시장은 다소 차이가 있을 텐데, 한국 콘솔게임 시장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한국 게임시장은 대단히 크다. 물론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시장을 포함해서인데, 이렇게 큰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 놀랐다. 또한, 훌륭한 개발사가 많았다. '이런 분들이 한국의 넓은 게임시장을 지탱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팬들의 열정이 홍콩보다 더 뜨겁다. PS4 발매 이벤트 때, 영하 날씨에도 불구하고 첫 주자로 구매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텐트를 치고 기다린 유저가 있다고 들었다. 홍콩에서도 PS4가 발매됐을 때 줄이 이어지긴 했지만, 이렇게 추운 날씨에 밖에서 기다린 사람은 없었다.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정말 한국 게임 팬들의 열정에 놀랐다.



Q. SCEK 대표로 부임하기 전에 한국에 와본 적은 있나?

사실 한국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에 SCEK 대표로 부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9월 말쯤에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인생 첫 한국 방문이었다. 원래부터 아내와 두 딸이 K-POP과 한국 드라마를 무척 좋아했던 터라, 가족 모두 함께 갔다.

다른 것보다도 우선 음식이 아주 맛있었다. 길거리도 상당히 깨끗했고 말이다. 춥다는 것만 빼고는 모든 점에서 마음에 든다(웃음).


Q. 홍콩에서 바라본 한국의 이미지는 어떤가?

홍콩 지사에도 약 50여 명의 직원이 있다. 예전에는 휴가를 간다고 하면 직원 대부분이 '일본'을 꼽았는데, 이제는 한국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역시 K-POP과 쇼핑이다. 이제는 내가 연예인 관련 상품을 직접 사서 그들에게 보내줄 수 있게 되어 기쁘고 뿌듯하다(웃음).


Q. 한국 콘솔게임 시장의 발전에 힘쓰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한국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우선 카와우치 시로 전 대표 등의 관계자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공부하고 있다.

또한, 유저나 딜러 등 업계 관계자 및 게이머들과 소통하기 위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들과 한국어로 소통하면서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언제 실현될지는 모르겠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깊은 대화를 구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카와우치 전 SCEK 대표의 평판이 굉장히 좋다. 타이틀 한국어화는 물론이며 유저들과의 소통 측면에서도 잘했는데, 후임으로 오는 입장에서 부담도 있을 듯하다.

솔직히 말하면 굉장히 부담된다(웃음). 28년동안 소니에 몸 담고 일해오고 있는데, 내가 아는 한 이렇게까지 유저친화적으로 다가간 대표는 어느 나라에서도 없었다. 이런 점은 정말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우선은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기 보다는, 현재 잘 형성되어 있는 SCEK와 게이머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개선해 나가는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유저들과의 깊은 대화를 통해 좋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나갈 것이다.




Q. 발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콘솔게임 시장은 전체 한국 게임시장에서 상당히 비중이 낮다. 본인은 앞으로 한국 게임시장에서 콘솔 시장을 확장해 나가는데 주력할 지, 혹은 기존 유저층을 지켜나가는 데 전념할 건지 궁금하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양 쪽 모두 신경쓸 생각이다. 현재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콘솔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은 상당히 중요하다. 코어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힘을 쏟아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라이트 유저와 콘솔 게임을 해보지 않은 기존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존 코어 게이머들을 관리하고 신규 유저를 유입하는 양 측면 모두 신경쓸 것이다. 이것이 국내에서 콘솔 게임 시장이 더욱 발전하고 확장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Q. 카와우치 전 대표는 국전(국제전자센터) 등의 매장을 방문하면서 시장 흐름을 파악하면서 유저들과 소통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 나갈 것인가?

기본적으로 카와우치 전 대표가 해왔던 방식은 그대로 고수해 나갈 생각이다. 유저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잘 파악해 나가며, 이를 반영해 노력할 것이다. 이것이 한국 콘솔게임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본 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스스로 한국어도 구사하려고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Q. 한국 콘솔게임 시장 발전을 위한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국내 콘솔게임 시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콘솔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이 두텁지 않다는 점이 있겠다. 그래서 한 분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이나 모바일과는 다른 '콘솔게임 만의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싶다.


Q.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게임이나 게임 장르가 있나?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잘 하지는 못한다. 카와우치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레이싱 게임을 선호한다. 또한 가족용 게임도 좋아한다. 그래서 집에서 가족들과 '리틀빅플래닛'이나 '저스트 댄스'와 같은 게임을 함께 즐기는 편이다. 아, '용과 같이'도 상당히 좋아하고 말이다(웃음).



Q. 최근 오큘러스는 1차 출시국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PS VR은 1차 출시국으로 한국이 포함될 예정인가?

PS VR과 관련해서는 가능한 모든 힘을 쏟을 것이다. 빠르게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게 우리들의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가급적 빠른 시일에 한국에 출시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힘을 쏟아서 준비할 계획이다.


Q. PS VR의 가격은 어느 정도가 될까?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소니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즐거움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그런 열망이 있기에,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선의 가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국내 PSN에서 프리오더 등 일부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어떻게 노력해 나갈 것인지 알고 싶다.

아직까지 한국 유저분들이 타 국가에 비해 조금 불편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카드 결제라던가 일부분에서의 불편함이 있는 것도 잘 인지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해결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생각하며, 편안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최근 넷플릭스 서비스를 발표했다.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 향후에도 게임 외의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 있는지?

일단은 '게임'이 우선이다. 게임 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져야 하며,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완성하는게 먼저다. 그 다음으로 비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



Q. 앞으로 SCEK 대표로 활동하면서 타이틀 현지화에도 힘쓸텐데, 한국어화 정책에 대한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 부탁한다.

무엇보다도 중요시하고 힘써 나갈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카와우치 전 대표가 '현지화' 부분에서 정말 잘 했는데, 게이머들의 열망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잘 대응해줬다. 나 역시 '많은 타이틀의 한국어화'는 필수 미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 카와우치 전 대표는 도쿄로 돌아갔으며, 아시아 시장 소프트웨어 총괄자로 있다. 그렇기에 그와 팀을 꾸려서 개발사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며, 더 많은 타이틀이 한국에서 로컬라이징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유저 여러분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한국 유저 여러분의 뜨거운 마음을 잘 느끼고 있다. 항상 플레이스테이션을 즐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열정을 잘 느끼고 있기에, 앞으로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든 면에서 노력해 나갈 것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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