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과 모바일 게임, 모바일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 친숙한 문화 컨텐츠이자 이제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습니다.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은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반대로 모바일 게임의 광고 웹툰이 나오기도 하고 있죠.

그러던 중 눈에 띈 한 게임이 있었습니다. 폭발하는 화산섬을 탈출하는 고양이를 도와주는 게임 '최후의 바나냥'.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눈에 띄지만 일견 평범한 이 게임은 놀랍게도 '봉천동 귀신', '옥수역 귀신'으로 유명한 호랑 작가가 1인 개발로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웹툰 IP를 기반으로 하는 게 아닌 웹툰 작가 본인이 혼자서 개발했다는 점에서 어떤 계기로 게임 개발을 한 걸까 더욱 궁금증이 일었는데요. 언젠가는 웹툰과 모바일 게임을 떠나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호랑 작가. 웹툰과 게임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그를 만나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도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게임 개발하는 웹툰 작가 '호랑'



웹툰 작가 '호랑' - 그가 모바일 게임에 도전한 이유는?

Q. 만나서 반갑습니다, 호랑 작가님. 웹툰 작가로는 유명한데요. 인벤 유저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호랑 : 봉천동 귀신, 옥수역 귀신으로 여러분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웹툰 작가 '호랑'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인벤 유저분들과는 '최후의 바나냥'을 통해서 만나게 됐는데요. '최후의 바나냥'은 러너류 게임으로, 여러분들이 화산이 폭발하는 섬에서 탈출하는 바나냥을 도와주기 위해 길을 만들어주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 덕분에 이렇게 여러분들과 만나게 돼서 기쁘네요.


Q. 바쁘실 테니 바로 본론으로 넘어갈게요. '최후의 바나냥'은 혼자서 개발했단 점에서 호기심이 동했는데요. 웹툰 작가가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호랑 : 아무래도 그러실 거에요. 웹툰 작가가 직접 게임을 만든 경우가 없을 테니까요. 만들게 된 계기라면, 제가 병역을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했습니다. 당시에 웹 에이전시 업체에서 일했는데 거기서 게임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유니티 엔진을 처음 접했었습니다. 거기서 유니티 엔진을 써보니 이게 참 쉽게 쓸 수 있더라고요.

예전에도 혼자서나마 게임을 만들거나 했는데 유니티를 써보니 이 정도면 혼자서도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뽑을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기 전에도 게임 개발사에서 일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집에서 개인적인 취미를 겸해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출시하게 됐습니다. 사실 혼자서 개발했다고 했지만, 주변에 조언을 받기도 했어요. 제 여자친구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거든요. 그래서 바나냥의 토실토실한 움직임을 구현할 때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Q. 취미를 겸해서 만들었다고 했는데, '최후의 바나냥'의 개발 기간은 대략 얼마나 걸린 건가요?

호랑 : 순수하게 개발에만 걸린 기간을 한다면 그리 길진 않을 겁니다. 퇴근 후 여가 시간이나 휴일을 이용해서 영화 홍보 웹툰과 단편 웹툰을 그리는 짬짬이 개발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오래 걸렸네요. 개발부터 완성까지 하면 한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렸던 거 같습니다. 다음에 또 게임을 만든다면 더 짧은 시간 안에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긴 시간 혼자서 개발해 온 '최후의 바나냥'


Q. 다음이라는 건 이후에도 '최후의 바나냥'을 잇는 작품들을 준비 중이란 건가요?

호랑 : 사실 여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당장에 차기작을 내겠다 하는 건 아니고요. '최후의 바나냥'은 일종의 테스트였습니다. 혼자서 개발을 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고, 기획에서부터 개발, 출시까지 혼자서 모든 과정을 경험해봐야지 이후에도 체계적인 기획이 가능하잖아요. 다음에는 혼자가 아닌 지인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Q. 준비 중인 새로운 도전이란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은데요.

호랑 : 지금은 구상 단계일 뿐이지만 언젠가 웹툰과 게임이 연동되는 컨텐츠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같은 컨텐츠인데 게임과 웹툰의 주인공이 다르다던가, 서로 다른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하거나 이렇게 말이죠. 스핀오프나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컨텐츠라고 보면 되겠네요.



웹툰 작가겸 게임 개발자 - 지금의 '호랑'이 있기까지

Q.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신데요. 본업인 웹툰 쪽이 소홀해지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호랑 : 그렇진 않을 거예요. 지금도 차기작을 연재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연재하기 힘든 환경이었다고 봐요. 병역 중에는 연재작가의 일과 병행할 수 없었던 만큼 차선책으로 단편작을 주로 그렸던 거였죠. 그러고 보면 항상 일을 겹쳐서 했던 거 같아요. 그 전에 버디게임즈에서 일할 당시에는 학업을 병행해야 했고, 웹툰으로 데뷔한 다음에도 개발을 병행했죠. 하지만 당분간은 장편 연재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Q. 버디게임즈에서 일하셨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는 건 처음부터 웹툰 작가를 목표로 한 건 아니란 거군요?

호랑 : 그렇죠. 사실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웹 디자인을 전공으로 공부했거든요. 그때 웹과 관련된 전반적인 프로그래밍을 익혔고, 그 후에는 프리랜서 비슷하게 웹 관련된 일들을 했습니다. 사이트를 만든다든가 하고 말이죠. 대학 전공도 디지털 컨텐츠 학과로 가게 돼서 결과적으로 디자인과 프로그래밍 둘 다 조금이나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버디게임즈에 3D 모델러로 입사를 하게 됐는데요. 어쩌다 보니 이것저것 다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사업이 통폐합되면서 게임 스튜디오가 사라지게 됐는데요. 거기서 다른 스튜디오로 가던가 아니면 희망퇴직을 할지 정해야 했는데 당시 학업도 병행하고 있던 차라 여러모로 힘든 것도 있어서 결국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물론 나오면서도 혼자서라도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게임을 만들던 중에 다음에서 웹툰 공모전을 하더라고요. 재밌겠다 싶어서 응모했는데 덜컥 당선돼서 그렇게 웹툰 작가로 데뷔하게 됐습니다. 사실 시대를 잘 탄 거 같아요. 당시에는 웹툰에 대한 관심도도 낮았으니까요. 지금 웹툰 작가를 목표로 하고 데뷔하는 분들을 보면 참 대단한 거 같습니다.


Q. 모바일 게임이라고 해도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요. '최후의 바나냥' 같은 장르의 게임을 개발한 이유가 있나요?

호랑 : 사실 처음부터 '최후의 바나냥'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은 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 역시 마음 같아선 대작 RPG 게임을 만들고 싶죠. 하지만 혼자서 그런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까 우선 하나라도 완성하자는 생각에 '최후의 바나냥'을 만들게 된 겁니다. 사실 이렇게 대작을 꿈꾸는 건 웹툰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볼 수 있는데요. 스토리 작가를 지망하는 분들이 작업의 공정을 생각하지 않고 결과물만을 생각하면서 무조건 대서사시를 만들겠다고 하는 게 있습니다.

이상만큼은 '원피스'나 '베르세르크'같은 걸 목표로 하고 말이죠. 사실 이런 경우는 백이면 백 다 엎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웹툰 작가의 위치에 있다 보니까 그런 게 더 잘 보이는데요. 간혹 "처음부터 완벽하게 콘셉트를 잡고 기획을 하면 다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냐."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막상 보면 단편 하나 만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우선 하나라도 완성하자란 생각에 '최후의 바나냥'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사실 만화를 그리면서 한 편을 만들기도 정말 힘듭니다. 페이지로 치자면 몇 페이지 안 돼요. 한 20페이지 정도 될까요? 그런데 그걸 완성 못 하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결국은 끈기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우선은 뭐든지 하나를 완성하고 우선 익숙해지란 겁니다. 그리고 다음을 생각하란 거죠. 그게 웹툰이든 게임이든 말이죠.

'최후의 바나냥'도 그런 점에서, 처음에 말했듯이 테스트를 겸해서 하나의 게임을 완성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 개발자 '호랑'에게 한편의 단편작과 같은 '최후의 바나냥'


Q. 하나의 단편이라도 완성하고 나서 이후를 보라는 거군요. 그런데 작가님은 보통 단편 하나를 그리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던가요?

호랑 : 우선 첫 편을 그리기까지가 제일 어려운 거 같습니다. 처음 시작하기 전에 캐릭터나 배경 등의 구상을 전부 해야 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 처음 구상에서 한 달 정도 잡습니다. 그리고 구상이 끝나고 연재를 시작하면 다음부터는 일주일 단위로 작품을 그리는 거죠.

이런 구상이 중요한 게 '최후의 바나냥'도 처음에는 한 달 만에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유니티를 써보니 순수 엔진의 기능만으로는 안 되는 것도 있더라고요. 거기에다가 퍼즐 부분이 은근히 코딩양이 많았습니다. 더군다나 만들면 만들수록 그래픽적으로도 욕심이 생겨서 쉐이더를 만들고 적용하다 보니 개발 기간이 확 늘어나게 됐습니다.

처음에 기획할 때 '딱 이 정도만 하자.'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어야 했는데 혼자 만들다 보니 원래 생각했던 걸 벗어나 작업량이 눈덩이처럼 커져만 간 거였죠.


Q. 처음에 목표로 했던 '최후의 바나냥'은 어땠나요?

호랑 : 기본적인 퍼즐 러닝 게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캐릭터도 하나밖에 없었어요. 단순히 기록 경신만을 목표로 한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케찹이라는 개발사를 알았는데요. 여기 게임들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게임들투성이더라고요. 거기다가 광고를 통해서 케찹의 다른 게임들을 홍보하면서 유저들이 꾸준히 케찹의 게임을 하도록 유도했습니다.

그걸 보고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게임을 단순하게 만드는 한편, 여러 개를 만들고 케찹에는 없는 캐릭터성을 부여해서 이번에는 바나냥 길 만드는 게임을 했다면 다음에는 날아가는 바나냥같은 게임들을 만드는 거죠. 그렇게 여러 컨텐츠를 만들어서 일종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어떨까 하고 말이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최후의 바나냥'은 너무 스케일을 크게 잡았던 만큼, 다음에는 욕심을 버려야 할 거 같아요.


Q. 그러고 보니 작가님의 특이한 경력을 봤는데요. 네이버 웹툰 관련 툴을 만들었다고 알고 있는데,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호랑 : 아, 그 툴이요? 그게 원래는 제가 쓰려고 만든 툴이었는데요. 화면을 스크롤하면 BGM이 재생되는 기능이었습니다. 특별히 배포용으로 만든 툴은 아니었는데요. 좀 쓰다 보니까 다른 작가분들이 "호랑아 나 이거 한 번만 쓰게 해주면 안 되겠냐?"하고 빌려달라고 부탁하시더라고요. 그때는 그냥 필요하신 분에게 코딩해서 보내드리곤 했는데요. 덕분에 다른 작가분들 웹툰에도 '기술 지원 : 호랑' 이런 게 달렸습니다.

▲ 웹툰 '우리들은 푸르다' 34화 中

그런데 이게 자연스럽게 광고가 됐더라고요. 작가분들도 더 요청하게 되고 해서 아예 다른 분들도 쓰기 쉽게 하자고 생각해서 UI를 붙이고 배포했습니다. 그 외에도 모바일에서 한 번에 큰 이미지를 불러오는 데 오래 걸려서 이미지를 잘게 자르는 툴을 만들기도 했고요. 이런 걸 하다 보니까 어느샌가 기술 지원 작가로 이름이 알려지게 됐습니다(웃음).


Q. 사실 호랑 작가님 하면 공포 웹툰이 떠오르기 마련인데요. 그에 대한 얘기도 듣고 싶습니다. 그런 독특한 웹툰을 만든 이유가 있나요?

호랑 : 아무래도 개발을 했던 경험을 살리며 툴을 만들다 보니까 노하우가 쌓였습니다. '이런 기능을 넣으면 더 재밌지 않을까? 이건 어떨까?' 하고 말이죠. 그러다가 공포 특집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유저와 인터렉티브한 작용을 하면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스크롤을 유저의 입력이라고 생각하고 그 움직임에 맞춰서 효과를 주면 딱 맞겠다 싶더라고요.

근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네이버 웹툰 플랫폼에 제가 코드를 입력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거였죠. 대신에 플래쉬를 올릴 수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플래쉬에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심고, 그 플래쉬를 담당자께 드렸죠. 이게 어떻게 보면 해킹이라고 봐야 하는 편법과도 같은 방법이었는데요. 제가 코드를 입력할 방법이 아쉽게도 이거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이걸로 스크롤의 움직임에 따라 플래쉬가 동작할 수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담당자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네이버 웹툰 개발하시는 분들은 싫어하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말했다시피 해킹과도 같은 방법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도 우려와는 반대로 좋게 넘어가 주셨습니다.

결과적으로 네이버에서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공포 웹툰으로 조회수도 엄청났고, 외국에서도 반응이 있었습니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계속 순위권에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되니까 네이버에서도 웹툰 기능을 좀 더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한 거 같습니다. 그래서 당시 산업 기능 요원으로 일하던 저한테 오셔서 조언을 구하기도 하면서 툴을 만들었습니다.

전 어떻게 보면 이런 게 웹툰의 미래라고 생각해요. 유저와 웹툰 간의 인터렉티브한 작용이 되는 한편, 다른 컨텐츠와 접목하는 게 말이죠.

▲ 독특한 시도로 화제를 모은 단편 웹툰 '옥수역 귀신'
※ 출처 : 네이버 웹툰 '2011 미스테리 단편'



게임 개발하는 웹툰 작가 '호랑' - 당분간의 '호랑'은 어느 쪽?

Q. '최후의 바나냥'의 결과치에 대해선 만족하시나요?

호랑 :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현재 2만 다운로드가 넘었고요. 만족스러운 수치인 게 마케팅을 전혀 안 했습니다. 페이스북 정도로만 광고했는데, 마케팅 비용을 한 푼도 안 들이고도 '이 정도 결과가 나올 수 있나?' 할 정도로 놀라운 성적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광고 수입에 대해서도 전혀 기대를 안 했는데도 생각보다 많이 벌려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왜 개발사들이 무료 게임에 광고를 붙이는지 이해했달까요? 물론 예전에도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낸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때는 머리로만 알던 걸 이제는 결과를 보고, 직접 체험한 거죠.

그리고 반응이 괜찮았던 만큼 유료 아이템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아이템을 업데이트하기 전에는 겁도 있었습니다. '반응이 안 좋으면 어쩌지?' 하고요. 그런데 유료 아이템 역시 생각 외로 수익이 꽤 나더라고요.

이렇게 직접 겪어보면서 기획적인 부분이 많이 성장한 거 같습니다. 한 예로 얼마 전에는 iOS에도 올렸는데 거부당했더라고요. 기능 하나가 규정에 어긋난다는 거였는데요. 알고 보니 규정대로 했는데, 제가 이해한 것과 앱스토어에서 요구하는 게 살짝 달랐던 거였습니다. 지금은 수정해서 다시 올렸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런 것도 직접 출시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부분인데, 직접 경험한 만큼 향후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Q. 작가님 하면 역시 공포 장르로 유명한데 공포 게임을 내놓을 생각은 없나요?

호랑 : 의아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제가 귀여운 걸 좋아합니다. '최후의 바나냥'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둥글둥글하고 어딘지 귀엽잖아요? 그리고 제가 만약 공포 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아마 사람들이 게임 개발자로서 저를 봐주는 게 아니라, 공포 웹툰 작가 '호랑'으로 기억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공포 게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물론, 아예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당장에는 만나보기 힘들겠지만, 따로 공포 게임에 대해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Q. 이제 마지막이네요. 끝으로 이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당분간의 '호랑'은 게임 개발자와 웹툰 작가, 어느 쪽에 전념할 건가요?

호랑 : 당분간은 웹툰 작가 '호랑'으로서 활동하려고 합니다. 네이버에서 장편을 연재하기 위해서 준비 중이고, 아무래도 연재를 하면서 동시에 다른 걸 하기엔 시간이 많이 부족한 만큼 새로운 게임으로 찾아뵙기엔 시간이 걸릴 거 같습니다. 다만 연재할 때도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했던 만큼, 앞으로도 여러 시도를 해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를 웹툰 작가와 게임 개발자 둘 중 하나로는 정립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둘이 다른 것 같으면서도 닮은 구석이 많거든요. 영화나 게임, 만화가 서로 컨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의 차이가 있다뿐이지 상당히 비슷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앞서 말했다시피 언젠가는 웹툰과 게임을 잇는 컨텐츠에 도전하고 싶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언젠가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서 함께 컨텐츠를 만드는 등의 의미 있는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게 많지만, 저 혼자서 그 모든 걸 짊어질 순 없으니까요. 지금도 그 목표를 위해 계속 도전하고 달려가는 만큼, 앞으로도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아! 마지막으로 '최후의 바나냥' 역시 많이 즐겨주시고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