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위습의 시대가 열리다!

12일 강남 삼성동 아프리카 프릭스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하스스톤 클랜 챔피언십(HCC) 시즌5 결승전에서 골든위습이 하밥하와 끝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승리를 거두면서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골든위습은 '고스트' 박수광이 첫 승을 따냈지만 '로이' 안두선에게 박수광과 '그레이브키퍼' 정재헌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골든위습의 대장 '크라니쉬' 백학준이 등장해 상대 팀 전원을 역스윕하면서 결국 HCC 시즌5 우승을 차지했다.

이하는 챔피언이 된 골든위습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챔피언이 됐다. 소감이 어떤가?

'클러버아오이' 정연수 : 골든코인에 들어온지 1년 됐는데, 1년 만에 뭔가 성과를 이룬 것 같아서 정말 기분이 좋다.

'고스트' 박수광 : 버스를 잘 타서 기분이 좋다(웃음).

'크라니쉬' 백학준 : 솔직히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당장 다음 주에도 경기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돌아가서 곱씹으면 실감이 날 것 같다. 일단은 뭔가를 해냈단 기분이 든다.

'그레이브키퍼' 정재헌 : 네 번이나 지고 우승을 해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이 기록을 갱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웃음).


Q. 어쩌다 보니 상대방 어그로 덱들을 상대로만 싸움을 하게 됐다. 이런 흐름을 예상했는지?

백학준 : '샤이' 선수가 MVP를 노리기 위해 앞에 나올 걸 알았다. 다른 두 선수가 쓰는 덱들은 대부분 돌진 사냥꾼, 주술사 등으로 성기사나 흑마법사를 카운터치는 성향을 띄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느 정도 힐도 있고 중반에 힘이 강한 덱을 들고 나왔다.

정재헌 : 그 성기사와 흑마법사를 그대로 들고 나온 사람이 나다(웃음).


Q. 평소 중견이나 대장으로 나오던 '고스트'가 오늘은 선봉으로 나섰다. 이유가 무엇인가?

박수광 : 그냥 선봉을 해본 적이 없어서 한 번 해 봤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선봉을 해보고 싶었다. 1킬이라도 해서 다행이었다.

백학준 : '고스트'가 한 번도 선봉을 안 해봐서 상대가 예상을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Q. HCC 내내 '크라니쉬'가 팀을 하드캐리했다. 자부심이 남다를 것 같은데?

백학준 : 그렇긴 한데 별로 염두에 두진 않는다. 2팀으로 출전을 할 때 팀원과 논의를 해서 성향이 맞는 선수, 같이 끌어갈 수 있는 선수 위주로 팀을 구성해 나누게 됐다. 팀을 나누는 순간부터 이 팀에서는 내가 대장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힘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생각대로 된 것 같다.


Q. 우승을 확신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박수광 : 주술사 VS 전사 매치에서 이겼을 때 우승할 줄 알았다.

정재헌 : 상대 주술사가 어그로 주술사인 걸 확인했을 때, 그리고 라인업을 봤을 때 이겼다고 생각했다.

백학준 : 템포 법사로 유리한 매치인 드루이드 상대로 고생을 해서 걱정을 했는데, 다음 경기에서 도적 상대로 무난하게 이기면서 승리를 확신했다.


Q. '그레이브키퍼'는 장난삼아 '갓승우승'이란 말이 나오기도 한다. 본인 입장에서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

정재헌 : 이번 시즌에 나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팀원이 모자라진 탓에 나와있는 일종의 보결 역할이었다. 경기 전 날에 응급실을 다녀온 적도 있었다. 팀이 시즌 내내 인원 문제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반 정도는 건강 문제 때문에 지고 1/4은 실수를 해서, 1/4은 운이 나빠서 진 것 같다. 이제 건강 문제는 거의 해결됐고 많이 좋아지고 있다. 덕분에 연습할 시간도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시즌엔 '갓승'이 아니길 희망한다.

백학준 : 내 입장에서는 나와주기만 해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레이브키퍼'는 항상 앓아 누웠고, '고스트'는 인원이 없어서 매일 광주에서 올라와야 했다.


Q. 우승하는 동안 본의 아니게 '크라니쉬'에게 엄청난 비중이 쏠렸다. 팀 입장에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일 것 같은데.

백학준 : 일단 골든코인 팀은 아쉽게 탈락을 했는데, 이번 시즌에 우리가 그 원수를 다 갚아줬다. 다음 시즌에는 각 선수 하나하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노력을 하겠다. 우리 팀도 그렇고 다른 팀도 그렇고 패치 직전 상태라 의욕이 약간 떨어진 상황인데, 정규전 패치가 되면 다시 의욕을 갖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재헌 : 내가 2013년도 시절 기량으로 다시 돌아가면 정말 잘 할 것 같다.


Q. '로이'와의 사냥꾼 미러매치에서 통한의 실수를 하고 말았다. 가혹한 하사관이 드로우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

박수광 : 먼저 때리고 나서 속사를 썼다. 원래는 먼저 속사를 쓰고 때렸으면 킬각인 상황이었다. 장궁이나 하사관, 살상 명령 등만 나왔어도 킬각인 상황이라고 생각해서 일단 달렸는데 달리고 보니 코스트가 부족하더라. 차라리 하사관이라도 안 보고 서렌을 쳤으면 마음이라도 안 아팠을 것을... 꼭 뭐에 씌인 것 같았다.

정재헌 : 뒤에서 보면서 "이거 하사관 나오면 끝 아니냐"고 말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미 공격을 했더라.


Q. 고대 신의 속삭임 카드 일부가 공개됐다. 현 상황에서 카드 효용성 예측은 큰 의미가 없겠지만, 그래도 평가를 해 보자면?

박수광 : 카드 자체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좋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른 건 모르겠고 벌목기 얼굴을 안 봐도 돼서 좋다.

정재헌 : 오작동하는 치유로봇이 마음에 든다. 스탯도 괜찮고 효과 자체도 여러모로 써먹을 구석이 있어 보인다. 또, 이전에는 나 이런 사냥꾼이야 한 장이 변이 등 같은 위치에 있는 제압기 카드들을 다 죽이고 있었다. 어쩌면 쓸 가능성이 있었을지도 몰랐던 양분 흡수 등의 카드도 빛을 못 보고 묻혔는데, 이제는 다양한 카드들이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백학준 : 로데브, 썩은위액 누더기골렘이 사라진 후 컨트롤 덱에서 쓰기 좋은 5코스트 카드가 나와서 좋은 것 같다. 전반적인 수준에선 적절하다고 본다. 새 확장팩은 메타를 적절한 만큼 변화시킬 것 같고, 카드 파워도 적당한 것 같다. 나 이런 사냥꾼이야 너프도 마음에 든다. 케잔 비술사 정도는 적당한 저격 카드인데 나 이런 사냥꾼이야는 너무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다.


Q. 상금은 어떻게 쓸 생각인가?

백학준 : 상금 나누기 문제로 결승 전에 얘기를 했는데, 우승할지 준우승할지도 모르는데 이런 얘기 해서 뭐하냐며 나중에 말하기로 했다. 나는 MVP 상품이 워낙 뛰어나서 만족하는데, '클러버아오이' 선수가 자꾸 자신의 지분을 주장하는 바람에 다른 선수들이 치열하게 지분을 논의하고 있다(웃음).

박수광 : '클러버아오이'한테는 후하게 쳐서 왕복 택시비로 3만원 정도 주면 된다. 그 정도도 완전 혜자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박수광 : 연습을 혼자 하는 스타일이라 딱히 누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다(웃음).

정재헌 : 요즘 하스스톤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북을 쓰고 있다. 모든 카드에 대한 평가를 기록 중이고 1-2개월 안에 챕터1이 나올텐데, 그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

백학준 : 팀원들에게 모두 감사한다. 몸이 아픈데도 항상 경기장에 나와준 '그레이브키퍼', 먼 데 살아서 나오기도 힘들었던 '고스트', 특히 유학을 간 '카필라노' 선수도 연습을 많이 도와줬다. 올해 돌아오고 나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 골든코인 팀 선수들도 많이 도움을 주고 직관도 와 줬다. 주목을 받은 건 나지만 다같이 잘해줘서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