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무료화 한 지 1년. '언리얼 엔진'은 많은 변화를 맞았다. 그동안 유료라서 사용해보지 못하던 개발자들도 무료화 선언 이후 언리얼 엔진에 쉽게 접근했고, 그만큼 저변을 넓히고 수요도 대폭 늘었다. 또한, 언리얼 엔진이 모바일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PC나 콘솔 못지않은 그래픽을 모바일에서 보여주기도 하면서 더욱 많은 관심을 받았다.

VR 역시 마찬가지. 지난해도 그랬고, 올해 역시 GDC의 가장 큰 화두는 VR이다. 에픽게임즈는 이 화두를 놓치지 않고 시기적절하게 VR개발툴을 공개했다. 그리고 GDC 개막과 함께 트위치 방송을 통해 보여준 'VR에디터'는 말 그대로 개발 환경을 모니터가 앞이 아니라 가상현실 속으로 옮겨놓은 멋진 모습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정말 쉬지 않고 발표와 이슈가 이어졌다. 무료화, 모바일 진출, 그리고 VR 개발. 거기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곧 테스트를 시작할 에픽게임즈의 MOBA '파라곤'도 있다. 에픽게임즈에 대해 지대한 관심은 GDC에서도 바로 알 수 있었다. 엑스포 한켠에 자리 잡은 그들의 부스는 정말 쉴 새 없이 개발자들이 방문했으니까.

많은 인파를 뚫고 부스 안으로 들어가자 이 넓은 오지에서 정말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지난해에도 만났던 에픽게임즈의 부사장 '제이 윌버(Jay Wilbur)'.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짧게나마 인터뷰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흔쾌히 OK 해주었고, 엔진 무료화 이후 성과와 신작 '파라곤', 그리고 'VR에디터'에 대해 짤막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에픽게임즈의 '제이 윌버' 부사장

Q. 작년 GDC에서 만난 이후 정확히 1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다. 지난해 인터뷰에서는 '언리얼 엔진4'의 무료화를 말하며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었는데 실제로 좋은 성과를 보았나?

작년 한 해는 우리 회사의 엔진 비즈니스가 대단히 크게 발전한 한 해였다. 말했듯 우리는 엔진을 전면 무료화했고, 이에 따라 언리얼 개발자 커뮤니티의 가입자 수도 대폭 상승해 150만 명을 넘어섰다.

작년부터 우리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에게 여러 가지 사후 지원과 기술적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개발팀 역시 엔진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언리얼 엔진3'가 여전히 현역이고, 언리얼엔진4를 이용한 게임들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에픽이 예상했던 성과와 실제 성과를 비교해보면 어떤가?

무료화 이후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매일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작년에 어림잡아 예상하고 있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말이다.

어떻게 보면 자화자찬일 수도 있는데, 우리는 '언리얼 엔진'이 다른 엔진들과 차별화된 강력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개발자들이 이를 통해 전보다 훨씬 멋지고 높은 수준의 작품들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멋진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 굉장히 고무되어 있다. '언리얼 엔진4'의 성과는 우리 기대 이상으로 좋다.


Q. 이번에 새로운 VR 개발 툴(VR 에디터) 데모를 공개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대략적으로 말해줄 수 있나?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인데, 우리는 오큘러스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VR에 관심이 있었고, 오큘러스가 VR을 시작하는 시기에 기술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다만 덜 알려졌을 뿐이다. VR에 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VR 에디터의 경우 몇몇 개발자들이 실험적으로 만든 툴을 실제로 상품화한 것이다. 실험 단계에서 우리는 이 툴이 굉장히 유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굉장히 편하게 VR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도구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VR 에디터를 이용하면 IT 전문가가 아니라 해도 손쉽게 VR 환경으로 들어가 VR 공간을 창조할 수 있다. 이는 비단 '게임'뿐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와 같은 영상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 감독이 우리 에디터를 사용하게 되면 혼자서도 상당한 수준의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을 정도다.

'VR로 하는 게임은 VR을 쓰고 보면서 개발한다'는 느낌이다.


▲ VR에디터 시연 영상.(※ 영상이 매우 긴 편입니다.)

Q. VR이 굉장히 뜨거워지고 있는 지금이다. 에픽이 이 시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우리가 바라는 에픽의 이상적인 모습은 그저 엔진을 팔고, 툴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VR 경험을 만들어내는 개발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동료가 되어주는 것이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VR을 연구해왔고 VR과 관련된 기술 전반에 정통해있다.

구체적으로는 콘텐츠를 만드는 개발자, 혹은 개발사에게 도움이 될 개발 툴을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나아가 VR 콘텐츠와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이들이 겪을 여러 가지 문제점, 예를 들면 버그나 크래싱 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려 한다.

정리하자면 우리는 개발자들이 어려움을 느낄 때 도움을 주고 함께 걸을 수 있는 '동반자'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


Q. 에픽이 준비하고 있는 MOBA 게임인 '파라곤'에 대해 묻고 싶다. 에픽 내에서 파라곤에 대한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자체적인 게임 사업은 우리에게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Super important) 부분이다. 일단 게임 개발과 엔진 비즈니스는 그 자체로도 굉장히 밀접하게 얽혀 있는 부분이다.

다른 엔진 개발사와 비교할 때 우리가 갖는 차이점은 그간 계속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해 왔다는 점이다. 직접 게임을 만드는 과정은 우리가 엔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도 자산이 될 수 있다. 직접 게임을 만들고, 이 과정을 통해 얻는 성과가 밑거름이 되어 에픽을 더 풍성하게 만들며, 동시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자산이 된다.

▲ '파라곤' 얼리엑세스 런칭 트레일러

Q. 에픽이 워낙 비주얼로 유명하다 보니 공개된 영상만으로도 '파라곤'의 비주얼은 확실히 고평가 받고 있다. 반면 게임으로서는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먼저 질문해보겠다. 혹시 파라곤을 플레이해 보았는가?

아직 해보지 않았다.

=파라곤은 정말 대단한 게임이고, 그간의 게이밍 경험을 통째로 바꿀 정도로 굉장한 게임이 될 것이다. 단순히 비주얼과 그래픽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레벨 디자인의 퀄리티도 뛰어나며, 고도의 경쟁 요소를 갖춘 게임이다.

말로만 파라곤을 설명한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 아마 직접 해보게 되면 느끼게 될 것이다.

※ 파라곤의 테스트 일정은 현지 시각 18일부터이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파운더스 팩'을 구매할 경우 테스트 접속 권한이 부여된다. 예정된 파라곤의 과금 체계는 부분 유료화이며, 현재 구매할 수 있는 세 종류의 패키지에는 가격의 3배에서 5배에 이르는 가치의 인 게임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