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스트림과 다소 동떨어진 지역, 언더독의 반란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

언더독(Underdog)은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할 확률이 낮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오늘 다룰 지역의 팀들은 이번 대회 1일차 무대에서 조기 탈락할 확률이 높다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그들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각 지역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으며, 앞도적인 승률을 바탕으로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만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길이 너무나도 험난해 보인다.

네 번째로 소개할 지역은 주류에서 다소 멀어진 지역이지만,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의외성을 지닌 팀들로 'Negative Synergy'(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지역), 'Big Gods'(라틴 아메리카), 'Renovatio I'(동남아시아), 'GIA'(대만)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도 각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이번 대회에 임한다.




이번에 살펴볼 지역들은 대만을 제외하고 북미 대표팀과 같이 아메리카 서버를 사용한다. 대만의 경우, 우리와 같은 한국 서버를 이용하는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동남아시아 대표인 Renovatio I은 한국과 미국 서버를 동시에 플레이한다는 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서버가 속한 지역의 대표팀들과 비슷한 스타일을 지녔다는 것이다. 가령, Negative Synergy나 Big Gods은 북미 대표팀처럼 선수마다 선호하는 특정 영웅을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GIA는 한국 대표팀처럼 안정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지녔다.

그렇다면 이번 주 금요일부터 3일 동안 서울에서 펼쳐질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글로벌 서킷 2016 스프링 챔피언십(이하 스프링 챔피언십)'의 1일 차 무대에서 유저들을 반겨줄 팀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첫 번째 소개할 팀은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지역 우승자인 Negative Synergy로 대표 선발전에서 다른 팀보다 한 수 위의 호흡을 보여주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블리즈컨 북미 지역 선발전에 참여한 robadobah와 Sashin의 활약을 보면 이런 팀워크를 확인해볼 수 있다.

두 선수는 Team Immunity 출신으로 지난 북미 지역 선발전에서 8강이라는 성적에 그쳤지만, 미국 최강이라 불리는 Cloud9과 경기를 치르며, 한 단계 성장했다. 이러한 경험이 이번 선발전에서 다른 팀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Negative Synergy는 2탱커보다 공격적인 1/3/1 조합을 주력으로 사용하며, 탱커 robadobah와 지원가 Daspurtz의 포지션을 제외하고 모두 올라운더로 채워졌다.

특히, 서브 탱커와 딜러 영웅을 주로 선택하는 Sashin이 팀의 중추라 할 수 있는데, 티리엘과 제라툴 플레이가 인상적인 선수로 알려졌다.







라틴 아메리카는 지난 여름을 기점으로 상당수의 팀이 사라지고 다시 만들어지그를 반복했던 대격변의 지역이다. 이렇게 혼잡한 와중에 기존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BigGods의 진출은 어저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잇다. 브라질 지역 예선에서 1세트를 패배하긴 했어도, 본선 무대에서는 전승 가도를 달렸던 만큼 이들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BigGods도 정해진 포지션보다 선수 개개인의 취향이나 자신 있는 영웅 위주의 밴픽 전략을 구사한다. 어떤 면에서는 아메리카 서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탱커 영웅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Typhex가 있더라도 누더기가 필요할 때는 murizzz이 탱커로 나선다는 것이다. 딜러 DEUS나 지원가인 Vieira를 제외한 선수들이 모두 올라운더라는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키 플레이어로는 딜러인 DEUS를 꼽을 수 있다. 기술 피해 기반의 마법사 영웅을 주력으로 사용하며, 확실한 마무리를 책임지는 선수로 BigGods의 영웅 조합이나 전반적인 운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발라 같은 일반 공격 위주의 암살자 영웅은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탱커를 담당하는 Typhex도 주의해야 할 선수다. 무라딘과 요한나처럼 단단한 전사 영웅을 주력으로 사용하는데, 최근 프로들 사이에서 비주류라 할 수 있는 요한나로 진입각을 보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알려졌다.







세 번째로 다룰 팀은 우리나라 유저들에게도 익숙한 대만의 GIA다. 일부 상위권 유저들에겐 마냥 반갑지 않은 이름이지만, 2회 연속으로 세계 무대를 밟았다는 점에서 마냥 이들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ahq e-Sports Club의 해체나 신생팀인 Team AW를 상대로 비교적 손쉽게 대만 지역 선발전을 마무리한 것도 사실이다. 아직은 대만 지역에서 GIA에 대적할 상대가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GIA 역시 오랜 기간 동안 서로의 합을 맞춰왔으며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GIA의 장점은 지난 시즌보다 안정된 탱커 라인이다. 이전까지 선수별로 선호하는 영웅들을 중구난방으로 투입하는 형태였다면, 최근에는 한국과 비슷하게 메인 탱커와 서브 탱커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BlueWay가 메인 탱커를, Lulumi가 서브 탱커를 담당하는 형태로 확정된 1선 라인은 예전보다 더 단단해졌다.

특히, Lulumi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영웅 리그에서 기복이 상당한 선수로 유명하지만, 팀워크가 중요한 대회에서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으로 팀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소냐나 무라딘, 스랄처럼 슈퍼 플레이가 돋보이는 영웅을 선택한다는 점도 팀 내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동남아시아 지역의 대표 Renovatio I은 필리핀 지역에서 진출한 팀이다. 팀원 전원이 지난 블리즈컨을 준비했던 선수들이고 vyy와 Stronger의 경우, Wargods이라는 LoL 프로팀으로도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지난 블리즈컨에서 Bibingka라는 팀으로 활동하던 선수들은 동남아 지역 예선에서 싱가포르팀인 Relics에 패하며 아메리카 챔피언 출전이 좌절되었으나, 이번 시즌 추가된 동남아시아 대표 선발전에서 서울행 티켓을 거머쥐고 복수와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Renovatio I은 로마자 I에서 알 수 있듯, 히어로즈에서 보기 힘든 2팀 체제를 갖췄으며, 이번에 다룰 네 팀 중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을 지닌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형제팀인 Renovatio II도 필리핀 지역 예선을 뚫고 대표 선발전에 참여한 만큼 형제팀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했던 것으로 예상된다.

포지션 부분에서도 다른 아메리카 서버 소속의 팀들과 달리 주력 포지션의 체계가 잡혀있는 편이다. 지원가 Stronger와 메인 딜러인 MiseryProx를 제외하면 올라운더 선수로 알려져 있으나, 기존 대회 전적을 살펴보면 HarHarr가 메인 탱커를 담당하고 있다.

나머지 두 선수가 서브 탱커와 서브딜러를 번갈아 맡고 있는데, vyy의 소냐가 5승 전승을 기록했고 hyskoa의 그레이메인도 6승 전승으로 무패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피지컬에 자신이 있는 선수들이며, Renovatio I의 핵심 전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