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위 디그니타스의 여정은 아쉽게 끝났지만 놀라운 승부욕은 확실히 각인됐다.

디그니타스는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2016 히어로즈 스프링 챔피언십 2일 차 B조 경기에서 TNL을 상대로 엄청난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1:2로 패배했다. 디그니타스는 패자전에서 나벤틱을 2:1로 꺾고 최종전에 올라왔으나 또다시 TNL을 만나 0:2로 패배, 이번 대회 일정을 마감하게 됐다.

팬들에게 '카라짐의 아버지'이자 세계 최고의 지원가 중 하나로 통하는 'Bakery'는 이번 대회 내내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의 캡틴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고, 별명답게 놀라운 카라짐 활용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벤은 디그니타스와 TNL의 경기가 종료된 후, 'Bakery'와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Q.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지원가이자 디그니타스 팀의 캡틴을 맡고 있는 'Bakery'라고 한다.


Q. 한국에 처음 온 걸로 알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전체적으로 문화나 환경이 미국, 유럽에 비해 굉장히 달랐다. 하지만 e스포츠 환경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서 최고인 것 같다. MVP 블랙의 '사케'와 함께 PC방에 갔는데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골목에 들어서니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게 굉장히 신기했고, PC방에서 게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아주 재미있었다.


Q. 팬들에게 '카라짐의 아버지'로 통하는데, 기분이 어떤지?

그렇게 평가해주니 굉장히 뿌듯하다.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굉장히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카라짐을 할 때 특이한 점이 있는데, 사운드 세팅을 바꿔달라고 주최 측에 얘기를 항상 하는 편이다. 카라짐의 평타 타격 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메리데이'도 카라짐을 정말 잘 하지만 사람들이 나를 카라짐의 아버지로 칭해주는 사실이 정말 고맙다.


Q. 운영 스타일이 기존엔 주장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밴픽은 'JayPL', 경기 내 오더는 'Wubby'로 알고 있다. 예전에 비해 무엇이 달라졌나?

예전처럼 캡틴 중심의 운영을 할 경우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만일 캡틴이 현 메타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 팀 전체적으로 악영향이 있었다. 현재는 내가 팀의 전체 활동량을 조율하고, 'JayPL'은 드래프트, 'Wubby'는 경기 내 오더를 나눠 맡고 있다.


Q. 지난 시즌 두 번의 리빌딩을 했다. 팀 변화에 대해 평가하자면?

아까 말했던 역할 분담이 최고의 성과인 것 같다. 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매 경기를 준비할 때마다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경기 전마다 드래프트, 맵 선발 과정에 있어서도 정말 많은 준비를 한다.


Q. TNL에게만 두 번 지면서 아쉽게 일정을 마감하게 됐다. 한국 팀과 경기를 펼쳐본 소감은 어떤가?

이번 대회는 한국인이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 뼈저리게 체감한 대회였다. 블리즈컨 이후로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한국 팀이 너무나 강해졌다. 한 가지 다행스런 점은 TNL과의 경기를 통해서 아주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Q. 유럽 드림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팀의 캡틴으로서 책임감이 크진 않나?

물론 부담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약간의 부담감은 꽤 좋은 자극도 되고 괜찮은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가 너무 앞서서 준비를 하는 바람에 당장의 경기에서 놓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앞으로 더 보완해야 할 점이다.


Q. 이번 대회에서 우승이 가장 유력한 팀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만약 MVP 블랙이 이번 대회에서 한 번이라도 진다면 그게 훨씬 놀라울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팀을 더 많이 발전시켜야 할 것 같다.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켜봐주시는 한국 팬분들에게도 정말 감사드린다. 추후 카라짐 외에도 다른 많은 영웅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