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유니버스 FINAL CBT 홍보 영상

정확히 언제쯤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생각해보면 '하이퍼유니버스'를 처음 보았던 그 당시만 해도 이 게임이 성공할 거라는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하나의 캐릭터를 붙잡아 팀 대전을 벌이는 AOS와 쉬운 조작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는 2D 횡스크롤 액션의 조합. 말로는 그럴싸하지만, 현실적으로 크게 다가오진 않았다. 주목할 만한 사안으로는 AD를 '김범'이 맡았다는 정도였을까?

하지만 몇 번의 테스트와 시연을 거치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하이퍼유니버스'는 내 예상보다 짜임새 있게 만들어졌고, 2D 횡스크롤 액션과 AOS의 시너지도 훌륭했다.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을까? 관련 기사의 댓글에도 "예상보다 뛰어나다."라는 의견이 많이 보였다. CBT 반응 또한 좋은 편이었다. 나날이 높아지는 게이머들의 기준치를 충분히 채우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개발진 앞에는 또 다른 숙제가 놓여 있었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단 재밌고 좋네요." 칭찬인 것 같지만, 달리 보면 아쉬운 말이기도 하다. 간간히 보이는 '생각보다', '예상보다'라는 단어가 칭찬을 얽매는 굴레가 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시점, 캐주얼 게임에서나 보이던 '2D 횡스크롤'의 비주얼 때문일까? '하이퍼유니버스' 앞에 놓인 벽은 생각보다 두텁고도 높았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체험기] '횡스크롤 액션'과 'AOS'... 넥슨의 차기작 '하이퍼 유니버스'

'씨웨이브소프트'의 문을 두드리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공교롭게도 '하이퍼유니버스'의 PD와 AD는 둘 다 외자 이름을 가진 이들이었는데, 이름 글자만 따면 딱 '용'과 '범'이다. 고사성어나 고대 설화에서 틈만 나면 이유 없이 치고받는 영물들 말이다. 하지만 이름에서 오는 임팩트와 다르게, 그들은 대범하고 과감한 모습보다는 신중하고 꼼꼼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제 곧 마지막 테스트가 다가올 테니 걱정되는 사안이 한둘이 아닐 테다.

솔직히 말해, 이들의 이름은 '용'이며 '범'일 테지만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다. 아마 이들이 진짜 게임업계에서 용과 호랑이와 같은 존재가 되려면 '하이퍼유니버스'의 성공이 수반되어야 할 터였다. 작은 회의실에 앉아 노트북을 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지막 테스트를 앞둔 이 시점. 더욱 많은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하이퍼유니버스'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 씨웨이브 소프트, 김 범 AD(좌)와 신 용 PD(우)


Q. 1차 테스트 이후 시간이 꽤 흘렀어요. 지난 CBT 당시 어떤 부분에서 활발한 피드백이 들어왔나요?

신용 PD : 유저분들이 가장 많은 목소리를 내준 쪽은 역시 밸런스 쪽이었어요. 특정 캐릭터가 지나치게 강하다던가, 혹은 특정 캐릭터가 약하다는 등등의 의견이 주를 이루었죠.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어요. 테스트 당시 여러 정보를 모을 수 있도록 장치해 두었으니까요. 플레이 시간이라던가, 캐릭터별 승률 등 수치화된 데이터 말이죠. 이후 내부 테스트와 FGT 등을 거치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고쳐나갔어요.


Q. 파이널 테스트에서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어떤 부분이죠?

신용 PD : 아무래도 캐릭터 간 밸런스를 가장 많이 봤죠. 실제로 체감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내부적으로 상당히 많은 수치가 변경되었어요. 직접 게임을 하면서 미세히 조절해 나갔죠. 리소스 최적화 부분에서도 공을 들였어요. 이번에 테스트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확실히 전보다 컴퓨터에 부담이 적게 가해진다는 걸 느낄 수 있으실 거에요.


Q. 지난 테스트 전에 '속도감'에 대해 말이 나왔었어요. 게임이 전체적으로 느릿느릿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속도를 높인 후 테스트를 진행했었죠. 이번에도 변화를 느낄 수 있을까요?

신용 PD : 속도감에 대한 지적은 여전히 있었어요. 단순히 캐릭터의 이동 속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다 보니 시점이 일반적인 2D 횡스크롤 액션에 비해 멀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죠. 그래서 시점을 확대하고, 보다 캐릭터를 큼직하게 볼 수 있게 만들었어요. 이후 진행한 테스트에서 확실히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었죠.

또한, 시점을 확대하다 보니 공들여 만들어두고도 잘 보이지 않던 캐릭터들의 액션도 더욱 잘 보이더군요. 물론 캐릭터들의 기본적인 이동 속도도 어느 정도 보완이 되었어요.

▲ 1차 CBT에 비해 화면이 많이 당겨졌다.


Q. 1차 CBT 당시 새로운 맵을 공개했지만 아쉽게도 플레이할 수는 없었어요. 이번에는 플레이 가능한가요?

김범 AD : 네 이번에는 플레이할 수 있어요. 이번에 플레이할 수 있는 맵은 공성 레인이 두 곳에 있어요. 기존에 플레이 되던 맵에 비해 훨씬 다양한 전략적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죠. 아마 사냥과 레인 파이트의 비중은 반반 정도가 될 거에요.

▲ 이번 전장의 주제는 'SF'


Q. 현재 총 32종의 캐릭터가 존재하는 거로 알고 있어요. 이번 CBT에서 추가된 캐릭터는 없나요?

김범 AD : 캐릭터의 수 자체는 지난 CBT랑 똑같아요. 개발 중인 캐릭터는 많지만, 실제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수는 변화가 없죠. 준비 기간 동안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 보았는데, 오히려 이 점이 허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OS게임은 기본적으로 많은 학습이 필요해요. 내가 하는 캐릭터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캐릭터, 그리고 아군의 캐릭터가 어떤 기술들을 갖고 있으며, 어떤 방식의 플레이를 펼칠지 머릿속에 그려야 하죠. 하지만 처음 하는 게임에서 이 모든 정보를 습득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저희는 32종의 캐릭터도 처음 게임을 접하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많은 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AOS게임들을 봐도 시작과 함께 30종 이상의 캐릭터를 내놓는 경우는 거의 없죠.

준비된 캐릭터들은 있지만 아마 적절한 시기가 되어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은 '스킨' 쪽에 대한 작업을 가열차게 하는 중이죠. 저는 이 스킨들이 단순히 '의상'의 변경이 아닌, 게임의 세계관이나 캐릭터의 컨셉을 잡아줄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게임 '패드'로 하이퍼유니버스를 플레이하고 싶어하는 게이머들이 많은데, 아직 패드 지원은 안 되는 건가요?

신용 PD : 안그래도 저희 게임 영상이 해외에 소개된 걸 봤는데 댓글에 패드 지원 여부를 묻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게다가 국내에도 많은 게이머가 게임 패드를 하나 정도는 소장하고 있는 시대다 보니 패드 지원의 필요성은 확실히 느꼈죠.

이번 CBT 때는 당장 사용하기 어렵겠지만, 오픈하게 되면 패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에요.


Q. 이번에 새로 추가되는 콘텐츠 중에 '상점'시스템이 있어요. 상점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건 수익 모델에 대한 고려도 이어진다는 뜻인데, '하이퍼유니버스'의 수익 모델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신용 PD : 상점 시스템은 콘텐츠의 순환 구조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에요. 게임을 하게 되면 게임 내 재화를 얻게 되는데, 이를 소모할 수단이 필요하니까요. 아마 이번 CBT는 기간이 짧은 만큼 재화 테이블이 조정되어 있어요. 아마 어떤 느낌인지 정도만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수익 모델은 이제 생각하는 단계인 것 같아요. 일단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그림은 'P2W(Pay To Win)'을 지양하는 착한 요금제죠. 아마 외형 변경이나 게임 완료 보상의 양을 늘리는 그런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기본적으로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현금 결제 요소는 없을 겁니다.

▲ 아이템도 내 취향껏 넣어줄 수 있다.


Q. 요즘 게임 내에서의 '성평등'과 관련되어 몇몇 게임들이 일부 네티즌들에게 지적당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어요. '하이퍼유니버스'도 '캐릭터'를 부각하는 게임이다 보니 우려하는 바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범 AD : 사실 '하이퍼유니버스'에서 캐릭터들의 성비는 비슷한 편이에요. 여성 캐릭터 중에서도 흔히 말하는 '볼륨있는 몸매'를 가진 캐릭터가 많은 편은 아니고요.

저희는 '하이퍼유니버스'의 캐릭터를 만들면서 굉장히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다리가 굵은 여성 캐릭터도 있고, 근육질의 흑인 여성도 존재하죠. 아마 외부에 보이는 이미지들에 그런 캐릭터들이 드러나다 보니, 우려의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 '하이퍼유니버스'의 캐릭터는 굉장히 다양한 편이다.


Q. 이번 CBT를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따로 있나요?

신용 PD : 유저 풀의 확대죠. 생각보다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 '2D 횡스크롤 액션'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 아닌 것 같아요. 캐주얼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이 과거부터 존재하다 보니 이 시점 자체에 대한 편견이 박혔다고 해야 할까요? 많은 분이 '하이퍼유니버스'를 저연령 대상의 게임으로 생각하고 계시더라고요. 사실은 20대 유저들을 고려한 게임임에도 말이죠.

그래서 이 편견을 깨고 최대한 많은 분이 이 게임을 즐겨보시게끔 하는 게 저희의 목표에요. 저흰 '사이드뷰'가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의 힘을 알고 있어요. 대전 격투 게임이 30년을 이어져 오면서도 꾸준히 사이드 뷰를 채택하고 있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잘 만든 AOS게임은 장단점이 굉장히 명확해요. 높은 전략적 선택을 요구하고, 심도 높은 경쟁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되어주지만, 그만큼 신규 유저가 넘어야 할 허들이 높죠. 저흰 액션과 사이드 뷰라는 시점이 이 요소를 완화해주며, 동시에 AOS라는 장르와 멋진 시너지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고 있어요.

▲ '사이드뷰'가 가진 액션의 강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