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로드컴플릿에서 '디스코판다, 크루세이더퀘스트'를 만들어온 최선웅 기획자는 이번 NDC2016에서 '즐거움을 강조할 수 있는 인터랙션 디자인 기법'이란 주제로 강연을 준비했다. "인터랙션은 플레이어와 게임 간의 강렬한 감정 통로 중 하나이며, 목표 달성을 위한 우세선택지를 연속적으로 제공, 학습시키는 것이 인터랙션의 패턴화"라는 말을 첫 마디로 자신이 생각하는 인터랙션에 대한 메세지를 보냈다.

※ 인터랙션과 인터랙션의 파편화란?

'게임(컴퓨터 혹은 디바이스)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유저들은 이 상호작용을 학습한다. 이것을 우리는 '인터랙션'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작용을 통해 유저는 '흥미-재미'로 연결되며 몰입한다. 이것을 우리는 '인터랙션의 패턴화'라고 말한다.


▲로드컴플릿 최선웅 기획자



"게임 플레이 도중에 발생하는, 입력 메커니즘, 피드백을 포함하는 일련의 과정. 인터랙션."

게임에서 인터랙션은 크게 게임의 정보, 조작하는 인터페이스, 플레이어의 물리적 환경, 사용자와 게임 간의 상호대화성을 이끌어가는 게임 플레이로 구성된다. 어렵게 말했지만 말 그대로, 내가 게임에서 했던 행동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고, 이 결과가 나에게 주는 재미라고 보면 된다. 이 사이에 우리는 게임에 대한 피드백과 느낌 등 다양한 상호감정을 나누게 된다.

이 인터랙션은 게임의 규칙으로 남게 되고, 이 규칙을 유저는 이해한 뒤 즐기게 된다. 예를 들어 테트리스의 경우 목표는 최대한 높은 점수의 달성이라 지정한 뒤, 바닥에 떨어지는 수많은 종류의 테트로미노(블록)를 조합해 점수를 내야 한다. 점수도 가로로 한 줄을 모두 채웠을 경우 해당 줄이 사라지면서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정해둔다. 큰 틀을 정해 블록이 천장에 닿을 경우 게임은 종료되게 했다. '천장=게임종료-->갖가지의 블록을 조합-->줄'을 만들면 점수 획득이라는 구조화를 시킨 것이다.



▲ 새로운 규칙을 더한 테트리스


여기서, 테트리스에 하나의 재미있는 규칙을 넣어보자. '줄을 한 번에 많이 없앨수록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규칙이다. 이 규칙 덕분에 유저는 최대한 많은 줄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어떻게 블록을 쌓아야 하는지를 학습한다. 이 학습을 통해 유저는 '세로 한 칸을 비우고 최대한 높이 쌓을 것인지, 혹은 위험하거나, I형 블록이 나오면 터뜨릴 것'인지 결정한다.

하스스톤에서는 '자군야포'(자연의 군대 + 야생의 포효)'라는 특수한 유저 인터랙션이 존재한다. 적의 체력이 14가 남았을 때, 드루이드의 핸드에 두 카드가 있는 상황. 이때 이 두 카드를 사용해 적을 한 번에 처치하는 것이다.

즉 게임에서 인터랙션의 패턴화란, 플레이어에게 목표 달성을 위한 '우세 선택지'를 연속적으로 제시하고, 경험화시킨 뒤, 이 경험을 유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과정으로 각인시켜 '패턴화'를 이루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패턴화는 유저에게 쾌감을 가져다준다.


▲ 14...14... 유저간 인터랙션이 발생한 자군야포 사례




"인터랙션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직관화."

인터랙션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더 쉽게 접근하고,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더 강렬하게 느끼게 만들 것' 이 세 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내에 인터랙션은 최대한 직관적이어야 한다. 테트리스에서 한 줄을 만들기 위해 블록을 쌓는 행동이나 하스스톤의 카드의 내용이 이미지와 텍스트로 유저에게 전달되게 만든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인터랙션은 유저에게 '피드백'을 유도한다. 서로 간의 상호작용으로 탄생한 패턴과 습관이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후에 있을 일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패턴들을 플레이어가 어떻게 더 빨리 파악하게 할 수 있을까? 바로 이미지와 텍스트 두 요소다.



▲ 메커니즘 분류는 최대한 시각화시키자


퍼즐앤드래곤은 속성이라는 게임의 가장 큰 요소를 이미지화했다.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좌측에 있는 속성 이미지는 몬스터를 효율적으로 처치하기 위한 상성 메커니즘을 유저들이 확인하고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크루세이더퀘스트는 텍스트를 이용해 인터랙션을 유도했다. 바로 자신의 블록을 세 개 사용할 때, 3-체인을 다른 캐릭터가 사용했을 때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크루세이더퀘스트는 텍스트로 이루어진 인터랙션을 이미지화시켰다. 이것이 바로 게임에서 사용하고 있는 체인 블록이다. 유저들은 이 블록을 이용해 인터랙션을 실현시킨다. 즉 메커니즘이 시각화가 된다면, 유저들은 이 게임의 인터랙션을 무의식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이에 따른 피드백은 명확할수록 좋다. 입력이 된 직후, 나온 내용물이 명확할수록 유저는 자신이 제대로 학습하고 있다는 감정을 받게 된다. 그럼 자신이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패턴화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런 패턴화가 효과적일수록 즐거움은 더욱 늘어나고 유저는 게임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 입력이 직관적일 때 가장 베스트다


▲ 패턴학습을 통해 즐거움을 쉽게, 자주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메커니즘은 확장이 용이하다. 하스스톤에서 다른 효과가 나오더라도 쉽게 익힐 수 있는 것도 이런 메커니즘이 확실하게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감성적인 영역도 더 효과적으로 전달이 가능하다. 언더테일에서 토리엘이 공격하기 싫다고 했을 때의 공격 패턴을 본 유저들은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를 확실하게 느끼듯이 말이다.

"인터랙션의 패턴화가 반복되면 유저는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

인터랙션의 패턴화에는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학습이 더는 불가능한 상황이 온다고 가정해보자. 아마 그 게임은 유저에게 재미를 전달해주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패턴화가 반복되면, 유저가 이 게임의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패턴 학습 시간이 짧아져 쉽게 지루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인터랙션을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 끊임없이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인터랙션의 패턴이 반복되어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빨라지는 단점이 있고, 점점 복잡해지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 끊임없이 콘텐츠를 추가하는 방법이 있지만 단점이 명확하다


또 다른 방법으로 '랜덤성'을 부여하는 방법이 있다. 카드 게임에서 원하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도, 원하는 카드가 핸드에 들어오지 않거나, 게임을 클리어하는 데 필요한 아이템이 원하는 장소에서 등장하지 않는 방법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랜덤성은 플레이어와 플레이어 간에 만들어지는 콘텐츠에서도 발생한다. 바로 'PVP'같은 콘텐츠다. 컴퓨터는 정해진 패턴이 있지만, 플레이어는 그렇지 않다. 이를 통해 새로운 학습 환경을 제공해 재미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패턴화될 수 없는 영역의 확보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패턴이 다양화될수록 유저는 즐거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