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강연은 '크루세이더 퀘스트(이하 크퀘)'를 개발한 로드컴플릿의 강연입니다. 하지만, '크퀘'에 대한, 로드컴플릿의 강연은 아님을 미리 밝히겠습니다. 오늘의 강연은 로드컴플릿의 마카롱 스튜디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카롱 스튜디오는 '킥 히어로', ‘쉽 인 드림’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론리원', '데빌 이터'를 통해 로드컴플릿 내에서도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성장의 과정은 어땠을까요? 그 물음에 대해서 로드컴플릿의 배수정 이사와 최혜인 PM이 답하는 '0부터 시작하는 소규모 글로벌 개발부터 출시까지 - 셀프 퍼블리싱 회고록' 강연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마카롱 스튜디오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마카롱 스튜디오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카롱 스튜디오는 퀄리티 있는 게임을 상당히 빠르게 개발하는 스튜디오이자 로드컴플릿의 브랜드인데요. 7개월 간 5개의 게임을 출시했고 iOS, 구글 스토어를 통틀어 총 8번의 글로벌 피처드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총 49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이 과정에서 든 마케팅 비용은 0원을 기록했습니다.

저희도 게임을 개발하면서 여러 강연을 통해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도움을 주고 싶은 입장에서, 마카롱 스튜디오를 만들고 커져가는 과정에서 얻은, 개발부터 퍼블리싱까지의 경험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 로드컴플릿 배수정 이사



■ 마카롱 스튜디오, 어쩌다/무엇을/왜/어떻게 하게 되었는가?


아시는 것처럼 마카롱 스튜디오가 소속돼 있는 로드컴플릿은 레트로 RPG 게임 ‘크퀘’의 개발사입니다. 2009년 창립하고 나서 요동치는 시장에서 요동치며 살아남고 있다가 ‘디스코판다’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경험을 얻고, 지금은 ‘크퀘’로 살만해진 상태입니다. 그래서인지 후속작을 개발하면서 주변에서는 당연히 ‘‘크퀘’를 잇는 RPG를 개발하겠지?’하는 시선을 보내왔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출시한 게임은 ‘데드 아이즈’였습니다. 이 게임을 내놓고 여러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어리둥절하다는 반응과 함께 ‘크퀘’에나 전념하라는 성난 의견들이 대다수였는데, 한쪽에선 좋은 도전이라고 응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 ‘데드 아이즈’를 개발한 팀이 바로 마카롱 스튜디오의 전신이었는데요. 그 팀은 어쩌다가 ‘데드 아이즈’같은 게임을 개발하게 됐을까요?

그 시작은 글로벌 퍼블리셔와의 협업이었습니다. 2년 전 봄, ‘디스코판다’팀은 국내 서비스만 1년째 하고 있었는데요. 옆에 팀에서는 ‘크퀘’ 출시를 준비 중인데, 이제 라이프사이클의 끝이 다가오고 있는 ‘디스코판다’팀은 뭘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때 인도계 퍼블리셔 떡밥이 던져졌습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직접 퍼블리싱을 하면 글로벌에서 유저를 끌어 모을 뾰족한 수가 없지만, 퍼블리셔라면 돈도 있고 유저들도 유치하기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처음에는 퍼블리셔만 있다면 성공은 누워서 떡 먹기라고 생각했다고…

목표는 2개월 후 출시라고 잡고 가벼운 마음에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인도의 삼성이라더니 대기업 스타일의 극세사 QA를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그러면서 계획과는 다르게 1년의 시간이 흘러서야 게임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퍼블리셔와 함께하면 마케팅은 수월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퍼블리셔 역시 피처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결국 잘 되진 않았지만 그때의 경험을 비싼 수업료 삼아 얻은 것도 있었습니다. 글로벌 출시에 앞서 필요한 것들과 피처드,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앱 광고 설계 등을 말이죠.

▲ 실패한 인도 진출, 하지만 배운 것도 있었습니다

그 기간 중에 ‘디스코판다’팀이 개발한 게 바로 ‘데드 아이즈’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프로토타입에서 시작해서 가볍게 빨리 내보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더 퀄리티를 높이자는 욕심에 8개월에 걸쳐서 출시하게 된 게임인데요.

문제는 게임 특성상 무료로 내기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결국은 고민 끝에 유료로 출시했는데요. 로드컴플릿 최초의 자체 퍼블리싱이기도 했고, 거기에 유료였으니 피처드가 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조건이었습니다. 다행히 iOS, 구글 스토어 양쪽에 피처드를 받게 됐고, 국내에서는 유료게임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퍼블리셔가 없어도 피처드를 받을 수 있구나 하고 말이죠.

그 외에도 GDC에서 얻은 VIP 미디어리스트를 통해 미디어킷을 배포했는데, 운 좋게도 Mashable.com이란 곳에서 기사가 났고, 2400회 이상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이걸 보고 또 생각했죠. 에이전시가 없어도 해외PR도 가능하구나 하고요.

성공적인 피처드와 홍보, 그렇다면 성과는 어땠을까요? 결과는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 생소한 IP, 생소한 개발사, 유료 게임이라는 높은 구매장벽이 있었던 거죠. iOS의 경우 CTR(Click-through Rate, 클릭 대비 실제 다운로드 수)이 0.2%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500명이 구경해도 1명 만 다운받는 수준이었던 거죠.


▲ 노출도가 곧 매출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결국 출시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게임의 규모를 키우는 건 위험한 도박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신규팀, 스타트업이라면 첫 출시에 운명이 갈릴 수도 있을 정도로요.

팀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국내시장은 RPG로 수렴되고 있는 분위기인데 팀의 장점은 RPG 역량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사장님이 말했습니다.

"마카롱 스튜디오가 당장에는 손해를 봐도 '크퀘'로 수익이 나고 있으니, 마카롱 스튜디오는 다양한 도전을 통해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자"


왜냐하면 ‘크퀘’가 유명해져도 개발사인 로드컴플릿의 네임밸류는 거의 0이었거든요. '크퀘'는 알아도 로드컴플릿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게임들과 자체 퍼블리싱을 통해 로드컴플릿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자는 계획이었습니다.

그 첫 번째로 우선 진입장벽을 낮춰야 했습니다. 그래서 무료게임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유료로 피처드할 당시보다 유저 유입은 1/10로 줄었지만, 설치는 10배나 증가했습니다. CTR이 100배나 증가한 거죠.

이후부터는 개발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작게, 여러 번 출시해 실수를 줄여나가자고 말이죠. 근데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기존에 로드컴플릿과는 다른 시도를 하는 만큼, 별도의 브랜드가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마카롱 스튜디오가 탄생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마카롱 스튜디오는 12명이 한 팀으로, 최소 2개 이상의 유닛으로 나눠서 여러 게임들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단계를 나눴는데요.

첫 번째로는 부트캠프, 이른바 최대한 빨리 개발해서 출시하자는 거였습니다. ‘킥 히어로’, ‘쉽 인 드림’ 같은 게임들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3개 중 2개 게임이 구글 글로벌 피처드를 받았고, 총 100만 다운로드, 광고수익으로 1000만 원의 수익을 벌었습니다.

이렇게 되니 이제 게임성을 더욱 심화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즉, 게임에 대한 깊이와 리텐션을 키우고자 했습니다. 좀 더 개발에 시간을 쏟고, 라이브도 신경쓴 거죠. ‘론리원’과 ‘데빌 이터’의 경우 피처드는 물론이고, 총 280만 다운로드에다가 2.5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처음과 비교하면 투입 맨먼스 4배, 다운로드 2.5배, 그리고 수익은 무려 24배나 증가한 거죠.

올해부터는 신작을 개발하는 동안 TV쪽 포팅도 준비했는데요. ‘킥 히어로’의 경우 애플TV로 출시했는데, 기존의 iOS버전도 재조명을 받으면서 누적 다운로드 150만, 5000만 원에 추가 수익을 얻기도 했습니다.

자, 그럼 지금까지 이룬 마카롱 스튜디오의 실적을 보겠습니다. 12명이서 7개월 간 5개의 게임을 출시했는데요. 11개월 동안 누적 490만 다운로드에 마케팅 비용 0원으로 3.5억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제 좀만 더 성장하면 자생 가능한 팀이 됨은 물론이고 인센티브까지 받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소규모 게임 자체 퍼블리싱 개발기


마카롱 스튜디오는 이렇게 해서 탄생하게 됐습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마카롱 스튜디오의 개발과 출시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이사님을 대신해서 제가 강연을 이어나가겠습니다.

▲ 로드컴플릿 최혜인 PM

앞서 피처드에 대해서 여러 번 말했는데요. 피처드가 정말 그렇게 중요할까요? 그 질문에 대해서는 지표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킥 히어로', '론리원', '데빌 이터'의 지표를 준비했는데요. 출시 후 한 달간의 지표에서, 피처드를 받았을 때가 평소보다 약 100배나 유저 유입률이 오른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단한 피처드인데, 그럼 피처드를 받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글과 iOS 각각 방법이 있습니다. 구글의 경우 일정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데요. 이래도 안 되는 경우는 있죠. 하지만 피처드의 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표적으로는 백 키(Back Key)나 구글 플레이, 푸쉬 배너의 색 등이 있습니다.

iOS는 마땅히 존재하는 가이드라인은 없는 만큼, 마켓에서 어떤 조건들을 선호하는지 유추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가 '론리원'을 피처드 받기 위해 신청했을 때는 '스샷에 있는 캐릭터가 상점에는 없다', '광고가 나오는 조건이 있나?' 등 여러 이유로 재검토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런 피처드가 깐깐한 건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마켓을 대표하는 앱의 하나가 되는 만큼, 마켓 측에서도 검수할 필요가 있는 거죠. 하지만 반드시 된다고 생각하시면 실망하기 쉬울 테니까, 신경 쓸수록 피처드의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어느 쪽이라고 해도 신경 쓴 만큼, 플랫폼을 이해한다고 보이는 건 물론이고, 유저에게도 좋은 경험을 안겨줄 수 있으니까요.

피처드 외에도 라이브에서 고민할 건 많습니다. 출시 후 라이브를 위해서 분석, 운영 솔루션이 필요한데요. 대형 개발사에서는 자체적인 솔루션이 있지만 저희 같은 소규모 개발사에서는 시중에 존재하는 SDK 솔루션을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솔루션을 찾아봤는데, 문제는 너무 많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이 중에서 뭘 써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솔루션은 반드시 써야 한다기보다는, 필요에 의해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저희가 쓴 광고 SDK를 예로 들겠습니다.

저희는 게임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광고가 필요했는데요.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을 만들었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니티 애즈를 사용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광고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슈가 발생했는데요. 알고 보니 하루에 볼 수 있는 광고 횟수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광고를 붙였습니다. 어차피 대부분 SDK를 사용하는 난이도는 비슷했으니 그나마 eCPM이 가장 높았던 애드콜로니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여러 개의 광고 SDK를 지원하는 미디에이션을 사용했고, 지금은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끝으로 출시 전에 신경 쓸 것들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우선 타겟 마켓에 대한 이해도가 필수입니다. 저희가 '론리원'을 출시하고 피처드 됐을 때, 미국에서 첫 날 많은 유저들이 영입됐습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엄청 가파르게 유저들이 빠져나갔습니다.

왜 그런가 하고 알아보니 미국에서는 여전히 저사양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거였습니다. 이미 글로벌 서비스 경험이 있었는데도 최적화에 대해서 너무 간과했었습니다. 지금도 미국 유저가 상당히 많은데, 만약 저런 이슈가 터지기 전에 최적화에 신경썼다면 어땠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이렇게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도 마카롱 스튜디오는 저희의 색을 가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한 번의 출시 경험은 다음번 출시를 위한 황금 발판입니다. 마카롱 스튜디오가 그랬습니다. 계속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도 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변화의 바람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마카롱 스튜디오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