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다. 테라가 넥슨이라는 파트너를 만나 새로운 환경과 마음가짐으로 재출발한 지 100일이나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도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기 마련인데, 게임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 같다. 넥슨이나 개발사인 블루홀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플레이해오던 유저들이 계속해서 게임을 이용하는지, 그리고 신규 유저들은 어느 정도나 늘어났는지, 무엇보다 이렇게 찾아준 유저들이 이탈하지 않고 얼마나 잘 유지되는지 초조하게 지켜봤을 테니 말이다.

뭐, 객관적으로는 게임에 접속했을 때 눈에 띄게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관 전보다 한층 더 활발하게 올라가는 채팅창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최소한 첫 단추는 무리 없이 잘 끼운 것 같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기자 개인의 생각이고, 실제 속 사정은 직접 들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마련.

그래서 지난 100일간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보는 것마냥 이관 후 분위기를 살폈을 테라 관계자들의 대표로, 넥슨 사업본부 배재혁 파트장을 만나 서비스 이관부터 앞으로 게임이 나아갈 방향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넥슨 사업본부 배재혁 파트장



Q. 테라가 새 둥지를 튼 지도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났다. 현재 서비스 이관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일반적으로 다른 게임의 경우 1년 이상 휴면 상태인 계정에 대해 별도로 DB를 보관하는데, 테라 역시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관이 완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아직 진행 중인 회원들도 있지만, 대부분 새로 시작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이관보다는 이전 지원으로 풀어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시간 이전 신청을 2개월 앞당겨서 올해 5월 18일(수)까지로 변경했다.


▲ 지난 1월부터 진행된 실시간 이관 신청은 이번 달로 마감된다


Q. 서비스 이관 후 변화된 모습이나 국내, 해외 분위기 등 내부적으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놀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대부분의 지표가 이관 전보다 3~4배 정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며, 피시방 순위도 기존 30위권에서 10위권 내외를 유지할 정도로 껑충 뛰었다.

전체적으로 봐도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인데, 비록 테라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오래되었지만, '잘 만든 게임'으로 다시 한 번 국내 및 해외에서 게임성이 재조명 받고 있어 기쁘기도 하다.

아마도 이런 결과는 무엇보다 꾸준하게 테라를 즐겨 오던 회원분들이 서비스 이관이라는 다소 급작스러운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찾아주신 결과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특히 좋은 게임을 만든 블루홀의 개발력과 넥슨의 퍼블리셔 역량이 더해져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거 같고,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 탈 없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 4월 4주차 온라인 게임 순위! 이관 초기에는 8위까지 올라갔었다


Q. 사실 초반에는 테라를 넥슨이 퍼블리싱 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초반 운영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기존에 테라를 하던 유저들은 과금 요소에 대한 걱정이 제일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기존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이 불안감을 해소하는 포인트라고 생각하여 변화를 최소화했는데, 앞으로도 지금의 유료화 정책은 무조건 고수할 생각이다.

구체적인 운영 면에선 그동안 개선했으면 하는 요소들을 정비했는데, 렉과 같이 게임 플레이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에 신경을 많이 썼다.

물론 100% 만족할만한 개선이 이뤄졌다고 할 순 없지만, 앞으로도 지속해서 환경 개선에 노력할테니 지켜봐 줬으면 하고, 운영자와 유저간의 소통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Q. 공식 홈페이지나 인벤 게시판을 보면 유저들의 불편, 개선 사항 등 건의 제보가 많다. 이런 부분은 잘 체크하고 있는지...

모든 게임이 그렇겠지만, 유저들의 의견은 게임 발전이나 개발 방향을 정하는 데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된다.

그래서 이관과 함께 오픈한 테라 공식 홈페이지에는 유저들의 실질적인 고민이나 불편한 점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인 '건의 제보 게시판'도 만들었는데, 주 단위로 빠지지 않고 전체 리뷰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리스트업 한 후 진행 상황을 매달 유저들에게도 공지하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하나씩 게임에 적용하고 있다.


▲ 게임에 관련된 의견은 건의 게시판이나 테라 인벤 신문고 게시판을 이용하자!


다만,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반면, 적용까지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개발 인력이나 계획 등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인데, 좀 더 빨리 개선된 환경을 제공해 드리지 못하는 게 참 아쉽다.

이외에도 테라 인벤 커뮤니티의 각 게시판 역시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 버그와 건의 게시글이 올라오는 신문고 게시판, 자유게시판이나 직업 게시판 등 소중한 유저들의 의견을 놓치지 않도록 유의 깊게 체크하고 있다.


Q. 이관 후 유료 아이템 부분도 제법 많은 변화가 있다. 그중 월간 아이템북처럼 독특한 상품도 있었는데, 다른 형태의 패키지를 고려 중인 건 없나?

고민은 하고 있다. 월간 아이템북은 모바일 게임의 출석 체크 같은 개념으로 테라를 매일 꾸준히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저렴하게 좋은 아이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지금은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는 거 같아 판매를 중단했는데, 조만간 상품성을 개선해 재출시할 예정이다.


▲ 구매 가격 대비 쓸만한 보상들로 구성되어 있던 월간 아이템 북!



Q. 갑자기 생각난 건데, 가끔 페이스북 이벤트로 지급하는 한정판 피규어 퀄리티가 매우 좋다. 테라의 IP를 이용한 캐릭터 상품도 괜찮을 거 같은데...

아직 계획이 확정된 건 없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테라의 IP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을 출시할 거다.

사실 테라에 존재하는 캐릭터나 특이한 요소 등 퀄리티 좋게 나올 수 있는 소스가 너무 많아서 뭐부터 할지 고민 중이라는 게 조금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그리고 기존에 출시한 피규어는 한정판이기 때문에 판매를 하긴 어려울 듯하고, 새로운 피규어를 만드는 건 고려해볼 만한 것 같다.


▲ 가지고 싶은 퀄리티의 피규어가 제법 많았다!(공교롭게도 다 엘린...)



Q.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알찬 이벤트가 많은 거 같다. 기획 단계에서 어떤 점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지 궁금하다.

이벤트는 게임 내 콘텐츠를 도와주는 개념이지, 메인이라고 하기엔 미묘한 요소다.

최근 실시한 이벤트에서 보상을 정할 때 유저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는 건 맞지만, 이벤트는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즐겼을 때 좋은지 가이드를 제시해 줄 수 있을지를 기획 단계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주로 즐기는 콘텐츠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이벤트로 관련 보상을 강화하기도 하며, 신규 콘텐츠나 인지도가 낮은 콘텐츠를 소개하거나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Q. 특히 PC 방 이벤트는 단연 화제였다. 무려 15강 철기장 장비가 보상 이었는데, PC방 유저들에게 유독 혜택을 많이 주는 것은 아닌지?

일단 과거 PC방 이벤트로 +15강 장비라는 파격적인 보상을 준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시기적으로 그때는 장기 휴면, 신규 유저들이 상당히 많이 유입되는 타이밍이었고, 해당 유저들이 게임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허들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낮추고 싶었다.

따라서 일정 시간 PC방에서 테라를 플레이하면 파밍 단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최상위 장비를 제공하게 되었는데 당시 100시간 접속이라는 조건이 과도해 보일 수 있지만, 게임에 익숙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과 장비 활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 부분이다.

다만, 기획 의도와 달리 대리 접속이나 아이템 거래 등 좋지 않은 모습도 많이 보고되어 상당히 아쉬웠다. 아마 앞으로 더이상은 +15강급 무기나 장비가 보상인 이벤트는 없을 거 같다.

그리고 PC방 유저의 혜택이 일반 유저에 비해 조금 더 좋은 이유는 플레이를 위해 부가적인 지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인데,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는 게 맞다고 본다. 물론 집에서 플레이하는 유저분들 역시 귀한 시간을 투자해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만큼 동등한 수준에서 조금 더 주는 방향으로 고려할 뿐, 불만이 나올 정도로 특혜를 주는 건 아니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 참고로 기자는 10시간을 채우고 포기했다...



Q. 꾸준하게 출시되고 있지만, 최근 추가된 신규 클래스의 경우 무기 외형 선택 폭이 좁아서 아쉽다는 반응도 있는데?

검토되고 있는 부분이긴 한데 언제, 어떤 식으로 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개발상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 있다기보단, 적절한 상품과 출시 시점에 대한 문제라서 좋은 소식이 있으면 미리 공지를 통해 안내가 나갈 것이다.



Q. 북미, 일본에서 새로운 외형 아이템이 먼저 출시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유저도 많다. 이유가 있나?

사실 해외에서 출시되는 유료 아이템은 넥슨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권한도 없다.

서비스중인 국가의 성향이나 운영 정책에 따라 국내보다 먼저 출시되는 경우도 있는데,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국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Q. 최근 밸런스 패치가 많았다. 유저들 사이에 많은 이슈가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클래스별 밸런스 패치는 넥슨과 블루홀 양사가 상반기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지금 굉장히 이슈가 되는 걸로 알고 있고, 일부 유저들은 박탈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 역시 안다. 이점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는 부분으로 최대한 소외 받는 클래스가 없도록 꾸준하게 밸런스 패치가 이뤄질 예정이며, 인력 또한 집중 투자할 것이다.

따라서 당장은 불만족스러운 유저들도 있겠지만, 더 나은 결과를 위한 과도기나 성장통 정도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좀 더 이야기를 드리면, 아마도 7월경에는 현재 생각하고 있는 그림이 완성될 것으로 보이는데 PVP와 PVE를 별개로 작업 중이며, 클래스별 고유의 특징을 부각하면서 상향 평준화가 되는 형태로 진행될 것 같다. 특히 탱커와 딜러의 경계 선상에서 고통 받는 검투사의 경우 한쪽에 조금 더 힘을 실어 줄 예정이다.


▲ 탱킹? 아니면 딜?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되는 검투사


Q. 이제 여름 시즌이 코앞인데, 앞으로의 업데이트 계획도 궁금하다.

순차적으로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는데 그중 두 가지만 공개하겠다.

일단 첫 번째로 기존 클래스에 대한 리뉴얼이 진행되는데, 사용 스킬에 분명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규 클래스 추가도 예정되어 있다.

이어서 두 번째는 만렙 유저들을 위해 기존 스타일을 탈피한 새로운 개념의 PVP, PVE 콘텐츠가 도입된다. PVP는 대규모 인원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는데 초보나 장비 수준이 좋지 않은 유저들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함께 선보일 PVE 콘텐츠는 높은 난이도로 인해 도전 의식을 자극할 요소가 될 것이다.


Q. 이제 서비스 이관 100일, 가정의 달 황금연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준비한 이벤트는 없나?

100일 기념으로 드릴 선물을 준비하고 있으며, 신규 콘텐츠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아마 솔로 분들이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기대해달라.



Q. 마지막으로 향후 테라 서비스, 운영에서 사업팀의 목표가 있다면?

유저들이 테라를 사랑해주는 대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차별화된 액션성이 특히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게임의 본질을 헤치지 않으면서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유저들에게 방법을 안내해 주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항상 이 목표에 최선을 다하여 10년, 15년, 20년 후에도 서비스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오랜 시간 흘렀지만, 최신 게임 못지않은 테라의 그래픽! 이것도 장수 비결 중 하나


Q. 게임을 즐기는 유저분들에게도 한마디 해 달라.

변함없이, 그리고 꾸준하게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게임 안에서 더 재미있는 경험을 해 주길 바란다.

이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사나 퍼블리싱 하는 입장에서 항상 노력할 거고, 나아가 유저 한 사람으로서 함께 놀이터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