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22일 양일간 진행된 부산 '오버워치 페스티벌'에서는 초여름의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이 찾아주셨습니다. 첫째 날에는 블리자드의 핵심 개발자이자 '오버워치'의 아버지인 스캇 머서 총괄 디자이너가 행사장을 방문해 유저들을 맞이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인벤에서 준비한 '게릴라 매치 이벤트' 부스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특히, 웹툰 작가 이말년, BJ 빈본, BJ 용봉탕 중 한 명이 행사장에 출몰, 이들과 상대로 하는 게릴라 매치는 많은 관람객의 호응을 일궈내기도 했습니다.

인벤에서는 이틀째인 오늘, 게임 스트리머 침착맨, 레스토랑스의 수장, 웹툰 작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이말년 작가를 만났습니다. 웹툰 작가가 아닌 게임 스트리머로서의 이말년 작가가 생각하는 '오버워치'는 어떤 게임일까요. 한번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웹툰 작가, 레스토랑스의 수장(?), 그리고… 게임 스트리머 침착맨, 이말년




Q. 이번 페스티벌 이전에 '오버워치'를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주력 캐릭터는 뭐였나요?

CBT를 했었습니다. 한 12시간 정도 했을까요?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오버워치'가 워낙 캐릭터가 다양한 만큼, 딱히 주력으로 정했던 캐릭터는 없었습니다. 이것저것 다 즐겨보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었던 듯싶어요. 그나마 많이 했었던 건 솔져:76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이 캐릭터가 입문용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해보니까 이것도 어렵던데요?


Q. 그러고 보니 어제도 솔져:76을 했는데 고배를 마셨죠. 작가님은 게임 스트리머로도 유명한데요. '오버워치'는 어떤 느낌인가요?

팀 기반 게임이라지만 일단 FPS잖아요? 제가 제일 못하는 장르라 접근하기가 유독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재미없던 건 아니었습니다. '오버워치'는 캐릭터가 전부 다 개성이 넘치는 만큼, 이것저것 다 해보고는 싶은데 장르적으로는 안 맞는 게임이었습니다.



Q. FPS 게임은 해본 적이 없었나요?

예전에 친구들을 따라서 '서든어택'이나 조금 한 정도였습니다. 장르적으로 그리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서요. '카운터 스트라이크'도 해본 적이 없으니 말 다 한 거죠.


Q. 그렇다면 다른 FPS 게임과 차별화된 '오버워치'의 특징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팀 기반 플레이 성향이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캐릭터도 다양하고 독특한 만큼, 캐릭터를 각각 고를 때마다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서 마치 다른 게임을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AOS와 FPS를 섞은 게임이랄까요? FPS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런데도 어려우면서도 재밌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캐릭터가 개성적인 부분이 좋았다고 했는데요. 트레이서의 경우, 빠르게 움직이면서 적을 뒤에서 기습하면서 교란하는 모습이나 정크랫이 거점의 사각에서 포를 날리는 다양한 플레이 방식이 좋았습니다.


Q. 어떤 점에서 FPS 게임을, '오버워치'를 어렵다고 느꼈나요?

아무래도 요즘 즐기고 있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같은 AOS 게임은 직관적입니다. 시점이 쿼터뷰다 보니까 위에서 보는 만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초보자라도 바로 알 수 있는데, '오버워치'는 1인칭 시점에다가 맵도 안 나오잖아요? 그렇다 보니 초보자는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황을 모르겠더라고요. 저도 처음에 즐길 때 몇 시 방향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표시는 되는데 찾을 수가 없어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FPS 게임도 크게 다르진 않은 거 같아요.

그리고 '오버워치'의 경우 킬데스로는 우리 팀이 이기고 있는 건지, 지고 있는 건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 보니 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킬데스로만 정해진 게 아니다 보니 좀 더 전략적인 플레이 요소가 녹아들어 있다는 거로도 받아들일 수는 있는 거 같습니다.

▲ 사실 이때만 해도 좀 잘할 줄 알았습니다


Q. 그럼 라이트 유저 입장에서 볼 때, 어떤 부분을 개선했으면 하나요?

맵이 없던 부분이 초반에 벽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만큼, M키를 눌러서 전투 중간에 맵을 볼 수 있게 한다든가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나중에는 안 보겠지만, 저의 경우 처음에 길을 몰라서 역주행을 한다든가 막다른 길에 갇히던가 했었거든요.


Q. 솔져:76을 주로 한다고 했는데, 그 외에 마음에 든 캐릭터가 있다면?

솔져:76 말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라면… 맥크리? 게임 플레이할 때도 골목 같은 데서 1대1로 맞닥뜨렸을 때 엄청 강하더라고요. 뭐랄까, 거점을 지키는 수문장의 느낌도 나는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슷하게 강한 캐릭터로는 리퍼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맥크리가 콘셉트라던가 황야의 무법자로 한 번에 연사를 하는 부분이 끌렸습니다.



Q. 이미 블리자드의 '하스스톤'과 '히어로즈'를 즐기고 계신데요. '오버워치'가 출시되면 즐기실 건가요?

만약 게임을 산다면 주력은 아니지만 간간이 즐길 것 같아요. 아까 말했다시피 전 FPS 게임보다는 주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턴 제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최근에는 '히어로즈'를 주로 하고 있지만 '하스스톤'의 확장팩이 나온 만큼, 다시 복귀할 생각입니다. 그때가 되면 '히어로즈'와 함께 '오버워치'도 간간이 즐기겠죠.


Q. 이러다가 본업인 웹툰이 소홀해지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까지 하네요. 이말년 서유기도 용두사미가 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던데요.

사실 시작부터 용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조만간 마무리를 짓고 후속작은 짧은 휴식 기간을 가진 다음에 준비하려고 합니다.

▲ 애초에… 용도 아니었다고


Q. 스트리머 입장에서 볼 때 블리자드 게임들은 어떻던가요?

아무래도 캐쥬얼한 플레이 방식이 큰 특징인 거 같습니다. '히어로즈'도 AOS 장르에서는 상당히 캐쥬얼하잖아요? '하스스톤' 역시 마찬가지고요. 이런 캐쥬얼한 플레이 방식이 웹툰 작가이면서도 게임 스트리밍을 하는 제 입장에서는 딱 맞았습니다.


Q. 그럼 방송 좀 많이 해주세요! 비정기적이라서 만나 뵙기 참 힘듭니다.

저도 본업이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 스트리머가 주가 될 순 없어서 그러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또 외주도 하다 보면 언제 방송을 할 지는 저도 모릅니다. 방송하기 직전에도 오늘은 쉬고 마감을 할까 하면서 고민하거든요. 앞으로도 그렇게 될 거 같습니다. 그래도 이말년 서유기가 완결나면 쉴 때는 그나마 정기적으로 하지 않을까 싶네요.



Q. 이쯤에서 스트리머 침착맨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있는데요. 최근 이슈화된 자극적인 방송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솔직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식상한 대답을 해줄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게임 스트리머 입장에서 볼 때는 욕설이 많은 방송의 경우 본인한테도 안 좋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안 좋습니다. 왜냐하면, 욕설을 편하게 하는 게 그 방송에 대한 기준선을 스트리머 본인이 정하는 거거든요.

'내가 이 정도의 욕은 하니까, 너희도 이 정도까진 해도 돼.'라고 말이죠. 그러면 시청자들도 욕을 막 달곤 해요. 그리고 이미 기준선을 스트리머가 정한 만큼 함부로 블럭하기도 어렵죠. 근데 그렇게 욕에 계속 노출되면 멘탈이 아무리 좋아도 그게 무너지거든요. 그러다 보면 방송이 스트레스가 되고, 방송의 질이 낮아지고 욕은 더 올라오고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죠.

물론, 이런 콘셉트로 진행해도 잘 되는 예는 꽤 있죠. 게임이 아니라고 해도요. 그래도 보통 이런 경우가 오래가진 않는 거 같습니다.


Q. 끝으로, 웹툰 작가가 아닌 게임 스트리머로서 한 마디 부탁합니다.

지금도 '오버워치' 커뮤니티를 보면 제일 큰 화제가 되는 주제가 게임이 망했냐 흥했냐 하는 얘기들입니다.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히어로즈'가 생각 외로 흥행이 부진하다 보니 벌써 걱정이 돼서 지레짐작하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주변의 반응이 아닌 즐기는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인거 같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망겜인 게 아닙니다.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가 제일 중요한 거죠. 그런 만큼,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최근 '히어로즈'가 점점 더 재밌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히어로즈'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 "여러분 레스토랑오버워치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