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4시'는 미국 LA에서 열리는 E3에서 기자들이 직접 느꼈던 현장의 분위기와 느낌을 적어보는 코너입니다. 본 코너는 E3 기간동안 비정기적으로 연재될 예정이며, 기자들의 생각과 함께 현장의 분위기, 후기를 전달해드릴 예정입니다.




XBOX, '확장'의 길을 모색하다



E3가 본격적으로 개최되기 하루 전날인 오늘은 '컨퍼런스'의 날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부터 유비소프트, 소니 등등 많은 게임사가 진행했지만, 아쉽게도 유비소프트는 아시아 미디어 세션이 마련되지 않아 참석이 어려웠죠. 인벤 E3 특별 취재팀은 오늘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의 컨퍼런스를 다녀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XBOX 컨퍼런스는 현지시각 기준, 오전 이른 시간에 진행됐습니다. 사실 택시에서 내릴 때만 해도 이거 너무 일찍 온 거 아닌가? 싶었는데, 나중에는 오히려 적당한 시간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만큼 사람이 많았고, 입장 대기열도 길었어요. 행사 시작 한 시간 반 전인데도 말이죠.

입장을 해보니 웬걸. 이미 좋은 좌석은 가득 차있을 정도였고 미디어들이 자리를 슬금슬금 잡기 시작했어요. 현장 등록한 사람들도 일찍 온 사람들은 이미 들어와있었고...녹색 빛이 감도는 홀 안은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할 만큼 멋있었죠.

Xbox의 수장 필 스펜서.


이윽고 발표가 시작되자, 시작부터 우레와 같은 환호가 펼쳐지더군요. 뭐냐고요?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XBOX ONE S'가 발표됐을 때였죠. 그리고 신형 컨트롤러까지. 이후 게임이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관중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고, 개발자들도 즐겁게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컨퍼런스를 보고 있는데, 옆에 있는 외국인이 자꾸 저한테 말을 걸어서 좀 어설프게 대답을 꾸준히 해주면서 계속 그와 함께 컨퍼런스를 지켜봤죠. 그는 계속 환호하고 즐거워하길래, 타이틀을 잘 아느냐고 물어보니 "다 아는 건 아니지만, 내가 볼 때는 멋진 게임이야. 그러면 충분해."라는 쿨한 답변이 돌아왔어요. 뭔가 가슴이 뻥 뚫리더군요.

클라이맥스는 '기어즈 오브 워4'였던 것 같습니다. 플레이 영상이 말미에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마커스의 모습이 등장했을 때는, 행사장이 최고의 열기를 뿜어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립박수를 치는 관객들이 정말 많았지요. 어느새 저도 사진 찍는 걸 멈추고 신나게 손뼉을 치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가 알찬 정보가 많았느냐고 물어보면 썩 좋은 답변은 나오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타이틀 대부분이 windows 10과 함께 연동되거나 심지어 모바일까지 아우르는 게임들이었죠. '멀티플랫폼'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XBOX' 컨퍼런스였지만 냉정히 말하면 독점작이 별로 없다는 말이죠.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랫폼으로 나온다고 해야 할까요. 독점이 없다는 건, 때로는 메리트가 떨어지는 이유로 작용하기도 하죠.

하지만 현장 분위기만큼은 대단했습니다. 정말 축제라고 할 만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와도 함께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행사장을 나가면서 서로 오늘 발표한 타이틀 중 기대하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뭘 살 거다. 이번에 나오는 VR은 어떻겠냐. 그래요. 다들 게이머였고, 이번 컨퍼런스를 아주 재미있게 지켜봤다는 것이겠죠.





PS4 '독점작의, 독점작에 의한, 독점작을 위한' 컨퍼런스



소니의 컨퍼런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반대인 저녁에 시작됐습니다. 소니 측에서 마련해준 셔틀버스를 타고 도착한 컨퍼런스 현장은 인산인해였는데요. 다른 기자들과 떨어져 혼자 있다는 것과 12일 발생한 올랜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인해 삼엄해진 경비를 보자 저도 모르게 위축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마냥 겁먹을 순 없었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컨퍼런스 행사장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행사장은 거대한 강연장 같은 모습이었는데, 어디에 앉던 중앙의 시선이 집중되도록 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시작된 소니 프레스 컨퍼런스. 이번에 소니는 '콘솔 대전 2라운드'에서도 1위의 자리를 공고히 하려는지, 시작부터 블록버스터급 타이틀을 소개했는데요. 컨퍼런스의 시작을 알린 '갓 오브 워'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전부터 루머로는 등장한다고 했었지만 사실 크게 기대하진 않았었습니다. 유출된 정보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개발 버전이겠지'하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웬걸, 공개된 게임은 꽤나 수준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전 시리즈와는 확실하게 달라진 시스템. 이것에 환호하지 않으면 어디에 환호해야 할까요.



이어지는 게임들 역시 하나같이 남달랐습니다. 무엇보다도 공개된 게임 대부분은 PS4 독점작들! 솔직히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니가 콘솔 왕좌를 공고히 하기 위해 칼을 뽑아 들었구나.' 하고 말이죠. 이정도면 PS4가 없는 유저라도 당장에 구매할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현장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한편, 개인적으로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반가운 소식은 뭐라 해도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깜짝 등장이었습니다. 이전부터 그의 게임을 좋아했고 즐겨왔었는데요. 코나미와의 불화 이후 마음고생이 심했을 그가 당당히 소니 컨퍼런스의 무대에 오른 것을 보자 박수 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말이죠…


숙명의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독점'을 포기하고 '윈도우10'으로의 확장을 택했고, 여전히 소니는 독점 타이틀을 확보하고 타이틀로 승부하는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게이머로서는 소니의 컨퍼런스가 더 만족스러웠겠죠. 애초에 발표된 타이틀의 무게감이 소니쪽이 더 무거웠으니까요.

하지만 현장 분위기만큼은, 둘 다 비슷했습니다. 작년 같았으면 '파이널판타지7'의 리메이크 소식 때문에라도 한 쪽이 압도적이었으니까요. 독점작과 타이틀의 무게감은 분명히 소니가 더 묵직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기어즈 오브 워4'와 '헤일로워즈2', '리코어' 등의 타이틀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팽팽한 접전이었어요.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이런 맛에 게임쇼를 보는 재미가 있는 거겠죠. 앞으로도 더 많은 발표도 있을 거고 추가적인 정보가 공개될 것이고, 현장에서 그걸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게 기자로서 가장 기쁘고 즐거운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희도 기자이기전에 한 명의 '게이머'니까요.

그래서 오늘 발표된 타이틀 중에 무엇이 가장 재미있을 것 같으냐고요? 그거야 당연히 '배틀필드1'이죠. EA PLAY에서 시연해봤는데, 이거 정말 죽이더군요. '어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