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팀 내에서 몬스터 헌터의 교주 아닌 교주가 되어 아무리 노래를 부르고 교리를 전파해도 실제 게임 플레이를 해 보질 못하면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 이미 시대는 읽고 듣는 시대에서 벗어나, UCC의 등장으로 인해 눈으로 직접 보고 몸으로 느끼는 세대가 되어 버렸다. 그 결과 몬헌 플레이의 즐거움을 깨닫게 하려면 신도들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하도록 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본 교주는 PSP와 PC를 이용하여 보고 느끼고 반응하도록 하여 몬헌교의 세력을 착실히 늘려 나가고 있다. 한때 인벤팀에 마리오카트의 열풍을 불게 만든 주범인 NDS의 세력은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걷고, 이제 대세는 PSP가 되었다. V모 기자의 몬헌에 필이 꽂힌 PSP의 구입을 시작으로, 공처가(본인은 애처가라고 우기는) ㄷ모 기자까지 목숨을 걸고 안방마님을 설득하여 PSP와 몬헌 패키지의 구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 V모 기자도 질렀다! PSP와 몬헌 패키지 ]



이들뿐만이 아니다. PSP가 없는 관계로 플레이스테이션2로 조금씩 플레이하다가, 잠깐 맛만 보겠다며 일본 서버에서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이하 몬헌 온라인)의 트라이얼 코스(무료로 플레이 가능하지만 헌터 랭크 2까지밖에 즐길 수 없는 맛배기 코스)를 등록한 K모 기자와 H모 기자 역시 마수에 걸렸다.


장비 제작에 필요한 재료 수집의 무한반복이 토할 것 같아서 인간이 할 짓이 못 된다며 그냥 포기한다던 두 사람은, 게임 시작 3일만에 1개월 계정을 끊은것도 모자라서 엑스트라 코스(기본 월 정액제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각종 편의시설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코스)까지 결제하고 키보드가 불편하다며 게임 패드까지 지른 것이 아닌가.



[ 시작은 트라이얼 코스, 정신차리고 보면 이미 결제 완료 ]



생각지도 못한 원군의 출현에 힘입어 일본 서버에서의 쾌적한 3인조 플레이가 시작되었다. 아무리 일본어를 할 줄 안다고 해도, 현지인들과 파티를 맺고 게임을 하는 것과 주위의 친한 동료와 같이 게임을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좋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후자 쪽에 손을 들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 결과 3인조는 퇴근 후 몇 시간 또는 주말이나 휴일에는 만사를 제치고 몬헌 온라인을 달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몬헌의 파티는 최대 4인 파티로 편성되기 때문에 1명을 더 참가시키고 싶은 욕심도 없지 않았지만, 3명만 되도 그게 어디인가. 모든 퀘스트가 파티형 퀘스트이기에 혼자서 한 마리의 대형 몬스터를 사냥하려면 30여분은 기본이고, 재수 없으면 50분의 시간 동안 쓰러뜨리지 못하고 타임오버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상황에 3명이 달려드니 실제 사냥 시간은 3명이라 1/3이 아니라 1/4, 1/5까지 줄어들게 된다.



[ 동료는 많으면 많을수록 사냥이 편해진다 ]



기존의 패키지판을 기준으로 혼자서 몬스터를 상대한다고 가정해 보자. 일단 몬스터와의 1:1 상황이 주가 된다. 그러면 전투 중에 물약 한 번 마실려면 몬스터가 큰 공격을 하고 빈틈을 보일 때 마시거나 다른 맵으로 이동해서 마시고 돌아와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꽃핀다. 몬스터를 두들기다가 칼의 이가 빠지면 숫돌로 갈아야 하는데 이 역시 물약처럼 몬스터 눈치 보면서 해야 한다. 이 모든 골치아픈 상황들은 몬스터와의 1:1로 인해 벌어지니 사냥 내내 정신없고 바쁘기만 하다.


몬스터와 싸우는데 시간 오래 걸리지, 재료는 마음대로 안 나오지 하는 내용은 몬헌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것이지만, 파티 플레이가 된다면 장비품 제작 및 강화를 위한 재료 수집을 위해 몬스터를 사냥하는 과정에서 최고의 압박인 시간 소모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된다.



[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퀘스트 포기 ]



다른 파티원들이 싸워 주기 때문에 전투 중 물약 마시느라 몬스터 눈치 덜 봐도 되고, 심지어 여유 있게 광도 캘 수도 있다. 또한 몬스터의 위치를 잃어버리면 각자 흩어져서 찾으러 다니면 되기 때문에, 몬스터 찾느라 모든 지역을 혼자서 뒤지고 다니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혼자 해도 몬스터 찾는 것은 방어구에 장착된 스킬이나 물약 등의 소모품 또는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찾는 것도 가능하지만, 직접 발로 뛰면서 조사하는 수고가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 낭비가 없어진다는 장점도 있다.


몬스터 사냥시에도 마찬가지이다. 혼자서 몬스터와 전투 중에는 몬스터의 시선은 언제나 나의 캐릭터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 배후를 노리거나 손톱이나 등껍질과 같이 몬스터의 특정한 부위를 파괴하려고 할 때 타겟 잡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파티 플레이가 되면 몬스터가 파티원을 노리는 동안 여유 있게 목표 지점 파괴가 가능해진다.


물론 부위 파괴를 달성하면 그 보상은 나만 먹는 것이 아니라 파티원이 공유하게 되니 몬스터의 타겟이 되는 파티원도 손해보는 일이 아니다. 덤으로 혼자서 사냥하려면 공격하랴 피하랴 정신 없지만, 한 명이 몬스터의 시선을 끌면 나머지 2명이 편하게 공격할 수 있게 되어 실질적으로 화력까지 집중되니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손발이 잘 맞을 경우에 한해서이다. 파티원간에 호흡이 안 맞고 의견소통이 제대로 안 되어서 서로 따로 논다면, 고생은 고생대로 잔뜩 하고 덤으로 퀘스트까지 실패하여 시간만 날리는 경우도 빈번히 벌어진다.



[ 퀘스트를 받는 주무대인 돈도르마 마을 ]



처음 인벤팀 3인조가 모여서 사냥을 떠났을 때는 공격시 아군의 무기에 맞으면 날아가 버린다던가 공격이 취소된다는 법칙을 숙지하지 못해서 몬스터를 옆에 두고 서로 치고받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그렇지만 시스템에 대한 교주의 주입식 교육과 반복적인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는 나름 자신의 위치를 찾아서 칼부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아직도 공격 중에 서로 치고받는 일이 없지는 않다.


방패를 앞에 세우고 가드 찌르기를 하는 사람의 뒤에 칼침을 놓아서 방어 태세를 흐트러뜨리고, 그 와중에 몬스터의 공격까지 받아서 탈진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멀쩡한 사람의 등은 왜 찔러요!" 라던가 "태도로 가로베기 좀 하지 마요! 공격에 휘말려서 못도망가고 밟혔잖아!" 등등 보는 사람은 웃기지만 당사자는 생사가 왔다갔다 하는 지옥도가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 퀘스트를 받는 돈도르마 마을의 주점에서 ]



그 증거로 인벤팀 3인조의 실제 플레이 영상을 과감하게 공개하려고 한다. 몬헌에 숙달이 된 숙련 헌터들의 눈에는 자신의 신입 헌터 시절을 생각하며 즐거운 추억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고, "저런 발컨들!" 하면서 비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액션치들이 모여서 나름 제법 시간을 들여서 손발을 맞춘 결과이며, 앞으로도 어떤 삽질이 펼쳐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인벤팀 몬헌 파티 플레이 영상 보러가기


동영상에서 도전하는 몬스터는 '비룡 리오레이아'로, 비룡의 이름에 맞지 않게 날기보다는 땅에서 뛰어다니는 것을 즐기는 용이다. 과거 패키지의 초기판에서는 중후반부에 도전하게 되는 용이지만 몬헌 온라인에서는 비교적 낮은 헌터 랭크에서부터 도전이 가능하다.


돌진 공격과 독 속성의 썸머솔트 공격, 3연 파이어볼 브레스 등의 강력한 능력으로 인해 패키지판을 경험하지 못하고 멋모르고 도전한 K모 기자와 H모 기자는 모든 공격을 몸과 물약으로 커버하며 화력전을 펼쳤고, 보우건을 들고 나간 본 기자는 멀리서 신도들의 훈련과정을 흐뭇하게 지켜 보곤 한다.



[ 지상의 여왕 비룡 리오레이아 ]



나름 손발을 맞춘 결과 리오레이아의 꼬리를 자르는 데 성공하고 이어서 차례차례 날개의 발톱과 머리의 두터운 가죽을 부수는 것까지 성공한다. 하지만 리오레이아는 쉽게 쓰러지지 않고, 준비해 온 물약도 하나 둘 떨어져만 가는 상황. 보다 못한 교주는 직접 회복탄을 날리고 각종 광역 버프용 아이템을 사용하여 신도들을 구원한다.


그렇게 20여분이 지난 후 체력이 거의 바닥난 리오레이아는 다리를 절며 도망치기 시작하고, 이를 놓칠세라 3인조 헌터들은 리오레이아가 쉬는 둥지로 따라가 마무리 일격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단순히 무기를 이용한 공격으로 쓰러뜨리는 토벌 방식보다는 몬스터를 산 채로 잡는 포획을 하기로 결정한다.



[ 포획당한 몬스터는 이렇게 된다고 한다 ]



일반적으로 단순히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얻을 수 있는 보상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포획을 하는 경우가 많다. 포획이란 몬스터를 사로잡는 것으로, 체력이 일정치 이하로 줄어든 몬스터를 함정 등을 이용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에 마취구슬을 던져서 잠재우는 방식이다. 포획에 성공하면 몬스터를 마을로 묶어 와서 해체를 한다는 설정으로,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토벌과는 달리 더욱 좋은 재료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3명의 캐릭터 중에서 방패와 창을 장비한 K모 기자가 리오레이아의 공격을 방패로 막는 순간, H모 기자는 몬스터의 발 밑에 땅이 꺼지면서 빠지는 구멍 함정을 설치한 후 3인조는 함정 앞에서 리오레이아를 유인한다. 3명이 모여 있는 것을 본 리오레이아는 전속력으로 돌진해 오고, 멋지게 함정에 빠진다. 리오레이아가 함정에 빠진 것을 확인한 후 바로 마취 구슬을 던져서 포획에 성공한다.



[ 퀘스트 시작시에 지급받는 보급품들 ]



이렇게 사냥의 준비를 마친 후 퀘스트를 받고 필드에 입장하게 되면, 그 필드는 파티원만의 공간이 되어 그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몬스터 사냥에 집중하며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재료를 수집하는 작업이 몬헌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각 몬스터에는 약점 속성이나 부위가 따로 정해져 있기에, 어떤 몬스터에는 어떤 무기가 좋다는 정보가 알려지면 너도나도 그 무기나 방어구 제작을 위해서 재료를 드랍하는 몬스터를 사냥하게 된다. 그 결과 A라는 몬스터 사냥에 B라는 무기가 좋은데 B를 제작하기 위해서 C란 재료가 필요하고, C는 D라는 몬스터에게서 드랍되는데 D를 잡으려면 E가 필요하고....가 무한히 꼬리를 물다 보면 되돌아 올 수 없는 헌터의 길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무리 설명을 한다고 해도 몬헌에서의 파티 플레이의 흐름이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헌터로 살아갈 것을 마음먹고, 몬헌의 세계에 뛰어들어 마을 앞마당의 사슴을 잡다가 점점 거대 몬스터에 도전해 나가면서 위에서 나열한 A-B-C-D-E...의 딜레마에 빠진다면 이미 당신은 한 사람의 헌터이다.



[ 리오레이아로부터 얻은 재료로 제작한 리오레이아 방어구 셋트 ]



☞ 특별기획 1부, 괴력의 몬헌, 수렵인생의 기원을 찾아 보러가기

☞ 특별기획 2부, 몬스터헌터, 그들이 열광하는 이유! 보러가기


Inven Fact - 이민규 기자
(fact@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