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좋아하시는 분. 워크래프트3 카오스 유즈맵 좋아하시는 분. 판타지마스터즈 좋아하시는 분. 이리 오시오. 냉큼 오시오'. 약장수 같은가. 액션, 전략, TCG 세 가지의 장르가 어떤 재미를 주는 지 잘 알고 있는 게이머에게 듀얼게이트가 건네는 속삭임은 그래서 달콤하다. 액션과 전략과 TCG의 재미를 모두 동시에 하나의 게임에서 느낄 수 있다! 얼마나 멋진가!


듀얼게이트가 시작부터 이런 세 요소를 모두 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내 게임계에 많은 영감을 던져 창천, 워로드 등의 온라인 게임을 태동시킨 삼국무쌍이 듀얼게이트의 탄생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국무쌍의 액션과 전략성을 눈여겨 본 펜타비전의 우정수 실장은 부하 NPC 들의 AI 가 조금 더 강화된 어떤 게임을 상상했고 여기에 카드로 소환하자는 의견이 덧붙여졌다. 처음 아이디어가 나오고 1년 8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듀얼게이트는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삼국무쌍과는 전혀 다른 게임이 되어있다. 승리를 결정짓는 룰이 정해지고 TCG가 도입되면서 전략적 요소가 매우 강화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듀얼게이트는 액션, 전략, TCG 의 서로 다른 세 가지 장르를 매우 완성도 있는 수준으로 융합하는 데 성공해냈다. 개성 뚜렷한 캐릭터를 조종하며 스킬 콤보를 작렬하는 액션의 재미도 주고, 승리를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맛도, 그리고 그 전략이 통했을 때의 쾌감도 준다. 카드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패턴의 변화가 일어나고 서로 카드를 교환하면서 덱을 완성해나가는 TCG 의 묘미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아쉬운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세 가지 장르를 하나로 합치면서 생기는 깊이의 부재. 듀얼게이트는 각각의 장르들이 더 깊게 파고들어갈 수 있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제거한 듯 한 느낌을 준다. 서로 다른 장르가 만났을 때 생기는 충돌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아니면 안전한 출발을 위한 절제의 미덕일까. 어쩌면 앞으로 더 큰 재미를 주기 위해 첫 걸음을 작게 내딛은 것일 수도 있겠다.


오픈베타를 앞두고 한참 정신이 없는 절묘한 타이밍에 맞춰 듀얼게이트를 개발한 펜타비전을 찾았다.



[ ▲ 인터뷰는 펜타비전 우정수 실장이 맡아주었다 ]



= 얼마 전 프리오베를 마쳤다. 기간이 짧아서 아쉽다는 반응이 있을 정도로 유저들은 호의적인 평가를 내린 것 같았다. 프리오베에서 중점적으로 테스트한 내용은 어떤 것이었나.

▲ 서버에 대한 내용이 아무래도 가장 크다. 클로즈베타에는 아무래도 인원이 많지 않아 서버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성장모델을 정리한 것이 알맞은 지 살펴보았다. 처음 접하는 분들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튜토리얼의 난이도 등 수정이 가해졌고 초반에 접할 수 있는 카드의 종류를 조금 늘였었다.


= 테스트 과정을 통해 드러난 연령대 층이나 게임시간 등의 수치적은 반응도 있었을 것 같다. 어떤 연령대의 유저들이 얼마나 오래 접속해 플레이 했나.

▲ 피망에서 서비스하는 게임 중 단일플레이 시간이 가장 길었던 게임으로 나타났다. 보통 18세에서 20세 정도의 게이머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게임이 건전하다. 무턱대고 욕을 하거나 하는 일명 '초딩'유저들이 거의 없는 편이다.


= 프리오픈에서도 몇 몇 부분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아마 프리오픈의 결과를 바탕으로 조금 더 수정이 될 것 같다. 클로즈 베타와 비교해 오픈 베타에서는 어떤 부분이 달라지고 추가되나.

▲ 처음부터 모든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유저들이 있었다. 반면 쉽게 적응하는 유저들은 너무 적응을 잘해서 승패의 격차가 커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래서 차근차근 적응할 수 있도록 스킬을 레벨별로 구분했다. 5레벨 정도까지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기본성장과정에 해당된다.





= 마스터라는 메인 캐릭터의 역할이 매우 큰 편이다. 앞으로 마스터가 더 추가되는지, 또 마스터의 스킬이 더 추가되는지 궁금하다.

▲ 봐서 알겠지만 비어있는 스킬 슬롯이 하나 있다. 아무래도 액션성이 있다 보니까 어떤 스킬을 하나 추가하는 것이 전체적인 밸런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추가하려고 한다. 마스터는 총 6개를 계획했는데 조만간 하나 더 추가될 것 같다. 외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지만 동물 형태의 마스터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새로 추가되는 마스터는 조작 난이도 중급 정도가 될 것 같다.


= 마스터 마다 난이도 표시를 한 것도 눈에 띄었다.

▲ 조작이 특별히 어려운 게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총을 사용하는 머스킷이 고급으로 나오는 데, 난이도라는 것은 일단 적응하고 나면 큰 의미가 없다. 그보다는 응용의 난이도랄까. 개발팀에서는 머스킷이 중급정도의 난이도라고 생각하는데 머스킷의 스킬을 응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유저들이 있는 것 같다. 여자 캐릭터라서 별 생각 없이 선택했다가 어렵다는 의견을 주는 유저들이 있어 난이도에 대한 표시를 넣게 되었다.


= 초반에는 레벨업을 할 때마다 새로운 퀘스트 카드를 받을 수 있었는데 어느 정도 레벨이 되자 그 레벨에서는 수행하기 어려운 퀘스트를 받게 되더라.

▲ 듀얼게이트는 PvP에 주안을 두고 제작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코어 유저들만 하게 내버려두기에는 아쉬운 면이 있어서 퀘스트라는 개념이 들어가게 되었다. 일단 우선으로 한 것은 퀘스트를 좀 더 빨리 업데이트 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만들어두는 것이었기 때문에 일단 업데이트가 시작되면 자주 또 많이 될 것이다. 앞으로 차차 업데이트 될 것이다.



[ ▲ 전용준, 김정민 콤비의 광고가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



= 좀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자. 2007년 한국 게임계의 흐름 중 하나는 카오스류 게임의 등장이라고 생각한다. 대칭형 맵에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상대방의 몬스터를 처치하면서 최종적으로 상대방의 건물을 파괴하면 승리하는 룰은 듀얼게이트에도 이어지고 있다. 액션성, TCG 등 색다른 요소가 들어가면서 그런 흐름과 궤를 달리하고 있는데, 어떤 차별점을 염두에 두었나.

▲ 하드코어한 유저들 사이에 카오스, 도타류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해서 직접 플레이해보기도 했다. 유사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카오스는 컨트롤이 안 되거나 한두 번 죽어 짙어진 패색을 극복하기 어렵고 한 판 플레이 하는데 들어가는 시간도 매우 긴 편이다.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액션게임이었고, 여러 장르를 합치면서 액션 부분에서 부족한 유저라도 전략으로 그런 점을 메울 수 있기를 바랬다. 듀얼게이트에서 마스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상황의 같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으며 코앞까지 밀려도 역전을 할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최대 플레이 시간도 30분 이내로, 친구들끼리 한 판 할까하고 음료수 내기를 가볍게 할 수 있는 캐주얼한 면을 추가하려고 했다.


= 컨트롤이 안 되는 유저 중의 한 명으로써 전략에 대해 관심이 많다. 어떤 전략들이 가능한가.

▲ 각 단계별로 키카드를 중심으로 한 전략이 최소 3개 정도씩 있다. 카드의 종류가 레벨이 올라가면서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전략도 점차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카드를 기획할 때 아주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이 카드를 어떤 쓰임새로 사용하면 좋겠다 하는 것을 금방 떠올릴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 유저들이 사용하는 특이한 전략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부하 몬스터를 하나도 소환하지 않고 공격마법만 사용하는 친구들도 있고 액션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마스터를 강화하는 버프류를 애용하기도 한다. 미니덱이라고 값싸고 약한 크리쳐들을 잔뜩 소환하는 전략이나 건물만 소환하는 전략 들을 보고 있다. 승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겠지만 미소녀덱을 만들 수도 있겠다.


= TCG 게임에는 상대방의 덱이나 카드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플레이 패턴도 있다.

▲ 덱이나 카드에 영향을 주는 것도 물론 고려해보았다. 핸드 쪽에 강력한 영향을 주거나 카드를 파괴하거나 모두 섞어버리거나 하는 등 도입할 수 있는 내용이나 아이디어들은 많았다. 그러나 열심히 준비해서 들고 온 전략인데 카드 단계에서부터 쉽게 깨지면 당하는 쪽에서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것 같더라. 현재로는 이미 사용된 카드를 드로우 카드로 되돌리는 언서먼 스펠 정도가 그에 해당하는 내용인데, 카드나 덱에 영향을 주는 것들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





= 맵을 통한 전략의 다양화도 가능할 것 같은데 지금은 일률적인 모습이다. 사냥 NPC 가 있는 맵이라던가 필드에 상점이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맵 자체의 디자인을 통해 전략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 맵은 전부다 일맥상통하고 있다. 메인 경로가 하나 있고 뒤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하나 있는 식이다. 다른 맵들에 대해서는 조금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단 맵이 랜덤이다 보니 맵이 전략을 특정하게 되면 준비한 전략과 맞지 않을 경우의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포커스 자체가 맵에서 다양한 재미를 느끼자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를 어떻게 쓰느냐에 맞춰져있다. 지형은 되도록 결과에 영향을 덜 미쳤으면 한다.


= 이야기를 듣다보니 전체적으로 액션, 전략, TCG 라는 3가지 게임특성이 자제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 모드의 변화나 PvP는 굉장히 신중하게 할 예정이다. 기초자체가 마스터를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이냐 이기 때문에 기본 베이스 외의 변수들은 가능하면 넣지 않으려고 한다. 이 맵에는 이 카드라는 게 생겨버리면 범용카드 위주의 플레이가 될 우려가 있다. 유저가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내는 데 다른 요소들이 영향을 많이 미치지 않는 것을 지향하다보니 그런 부분은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칠 생각이다.


= 소리 없이 강하다랄까. 매칭이 매끄럽게 잘 되는 느낌이다.

▲ 고생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모수가 많으냐 적으냐의 문제인데, 결국 매칭이 빨리 되느냐의 문제이다. 이번에는 모두 새로 시작하는 위치라서 비슷한 레벨 대의 유저가 많아서 잘 된 것 같다.


= 1:1 플레이와 3:3 플레이 중 어느 쪽이 많은가.

▲ 레벨이 올라갈수록 다대다가 많아진다. 3:3으로 가면 조금 더 플레이가 캐주얼해진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하고 싶다는 분들은 3:3으로 많이 한다. 3:3 같은 경우에는 희로애락이 다 있다.





= 매칭 시스템에 대비되는 랭킹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을 것 같다.

▲ 일반적인 랭킹에서는 잘하는 유저들만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 조금 더 캐주얼하게 즐기는 유저들도 랭킹에 들 수 있는 다양한 기준을 생각하고 있다. 이를테면 게임머니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순이라던가, 크리쳐 카드가 가장 많은 순서 등 재미있는 순위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는데 일단 홈페이지를 통해서 기본적인 랭킹은 되도록 빨리 제공할 것이다.


= 리플레이 기능을 제공한다. 리플레이 기능 구현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 그런가?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내부에서 버그를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했는데 필요하다고 하니 담당 개발자가 금방 만들어 냈다. 리플레이가 제공되다보니 전략게임에서 승전을 저장하거나 다른 유저들의 전략을 보고 배우거나 하는 용도로 활용될 것 같다. 자동적으로 최근 게임의 리플레이가 저장되기 때문에 간혹 리플레이 저장을 놓쳤더라도 다시 확인할 수 있으며 게임 내 혹은 게임 외에서 자신의 리플레이를 업로드 하거나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준비 중이다.


= 오픈베타를 통해 어떤 부분들이 더 추가되나. 차기 업데이트 사항을 알려 달라.

▲ 신규 카드가 대량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테스트 중이다. 그 외에 실질적으로 준비는 되어있는데 조금 더 지켜보려고 하는 부분은 길드와 리그 관련 부분이 있다. 그 전에는 PvE 에 해당하는 퀘스트들이 추가된다.





= 펜타비전의 S4리그와 듀얼게이트를 보면 어떤 공통된 분위기가 있다. 게임성이라고 해야 할까. 독특한 면을 살리면서도 캐주얼한데 펜타비전의 게임 개발 방향성이나 철학이 반영된 것인가.

▲ 거창한 철학이라긴 좀 뭐하다.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내부의 허들이 굉장히 강력하다. 내부 허들을 넘지 못하면 대외적으로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 된다. 또 네오위즈의 허들을 2차적으로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어느 정도 자신감 있게 보여줄 수 있는 타이틀이 나오는 것 같다.


= 듀얼게이트를 기대하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 뭐 따로 있겠나.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처음에 어렵다는 분들이 있는데 스타도 배우기 힘든 게임이었다. 어느 게임이든 처음에는 약간의 적응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하루에 3~4시간 씩 50%의 승률만 기록하면 14일 정도에 만렙을 찍을 수 있는 게 듀얼게이트다. 조금만 플레이 해보면 재미있는 게임이다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듀얼게이트는 5월 14일 부터 오픈베타에 돌입한 상태다.


Inven Niimo - 이동원 기자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