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극 상성의 두 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3일 서울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선발전 3일차 경기에서 kt 롤스터(이하 kt)와 삼성 갤럭시(이하 삼성)이 만난다. 19:0이라는 전적에서,19승은 kt 롤스터이고 0승은 삼성 갤럭시이다. kt에게 롤드컵을 가기 위한 마지막 승부에서 삼성을 만난 것은 행운이고, 반대로 삼성에게는 비극이다. 하지만 삼성이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팬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삼성은 극상성 구도를 극복할 것인가? 아니면 굴복할 것인가?


■ '큐베' 이성진, '썸데이' 캐리력 막을 수 있을까


'썸데이' 김찬호는 자타공인 최고의 탑 라이너 중 한 명이다. 예전부터 현재까지 엄청난 경기력으로 팀의 승리를 이끈 적이 많다. 가끔 상위권 팀의 탑 라이너를 만나면 라인전부터 힘들게 경기를 이어가며 캐리력을 발휘하지 못한 적도 있지만, 그의 캐리력은 중요한 순간마다 빛을 발했다.

바꿔서 이야기하면, '썸데이'가 탑 라인에서 주도권을 쥐기 시작하면 경기 전체를 접수해버린다. 삼성의 '큐베' 이성진은 그런 '썸데이'에게 호되게 당한 선수 중의 한 명이다. '큐베'는 분명히 뛰어난 탑 라이너지만, 이상하게 '썸데이' 앞에 서면 작아졌다. 플레이오프에서 '썸데이'를 연달아 솔로킬을 내며 극복하는 듯 했으나 한타에서 '썸데이'가 조금 더 앞서는 모습을 보이며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다. 이번 경기에서 삼성에는 '큐베'의 경기력이 승패의 중요한 열쇠다. '썸데이'가 주춤하면 kt의 승률이 확실히 떨어졌다. '큐베'가 '썸데이'의 활약에 제동을 걸 수 있는지에 따라 양 팀의 경기 결과가 바뀔 확률이 높다.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로 '짜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큐베'가 '썸데이' 앞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정글 : 베테랑 정글러 간의 대결


이번 시즌 뛰어난 정글러를 보유한 팀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만큼 정글러는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특히, kt와 삼성에 더욱 그렇다. 바로 '스코어' 고동빈과 '앰비션' 강찬용의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각자 팀에서 가장 경력이 오래된 고참 선수이고, 팀 전략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두 팀 모두 정글러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휘청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힘을 내야 하는 쪽은 '앰비션'이다. 현재 '스코어'는 전문가와 팬들 모두에게 완전무결의 정글러로 평가받는다. 2등의 신, '콩신'의 가호를 벗어나지 못한 것 빼고는 단점을 찾기가 힘들다. 반면에, '앰비션'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정글러이기는 하지만 가끔 치명적인 실수를 보인다. 중요한 순간에 종종 끊기는 장면은 많은 팬의 아쉬움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앰비션'은 유독 '스코어'만 만나면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다. '스코어'의 심리전과 판단력에 무력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하지만 '앰비션'은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경기를 통해서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은 경기력을 선보인 바 있다. 과연 이번 경기를 통해서 '스코어'를 제외하지 않고도 최고의 정글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두 선수의 경쟁 구도가 기대된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이기는 팀은 롤드컵으로 향하게 되고, 지는 팀은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해야만 한다. 사실상 롤드컵을 제외한 시즌의 종착점이 되는 이번 경기에서 양 팀 모두 후회 없는 경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선발전 마지막 경기가 팬들의 오감을 자극하여 여름의 끝을 시원하게 날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 2016 월드 챔피언십 한국대표 선발전 3일차 일정

kt 롤스터 VS 삼성 갤럭시 - 오후 5시
(5판 3선승제)